엄마,우리한테 자꾸 미안하다고 하지마!

by 문학소녀

"딸, 뭐 해?"

"냥이랑 놀아."

"장서방이랑 애들은?"

"외출해서 아직..

엄마, 오늘 저녁 모임 있다며.."

"이제 끝나고 집 가는 길에

딸 보고 싶어서.."

"어딘데?"

"운동삼아 걸어가고 있어

너네 집 보인다"

"엄마, 차 한잔 할까?"

"너 나올 수 있어?"

"엄마가 딸, 보고 싶다고

는데 당근 나가야지!"


엄마는 원래 조원동 쪽에

안 살고 다른 동네에 사셨다.

내가 아프고 나서 우리 집

근처로 이사 오셨다.

아픈 딸 옆에서 날 간호해 주기

위한 부모님 마음이셨던 것

같다.


그래서 우리 집과 엄마네 집은

걸어서 30분,

차로는 10분 정도 걸린다.


40대의 가장 이쁠 나이에

나는 많이 아팠고

60대의 가장 좋은 나이에

우리 엄만 아픈 딸을 챙기

우리 집에 이틀에 한번 꼴로

와서 청소도 해 주시고

모든 집안 살림을 해 주셨다.

거의 7~8년을 그랬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난 늘 엄마의 시간을

빼앗은 것 같은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그래서 난,, 더 많이 엄마랑 시간을

보내 드리려 노력한다.


이디야 커피셥에 갔는데

저녁 8시인데도 사람들이 많다.


엄마랑 따뜻한 생강차를

시켜놓고 오늘 엄마가 보낸

하루 이야기도 들어 드리고

아버지랑 있었던 일,, 봉순이를

산책시킨 일등..

사소한 이야기까지 공감해 드린다


"엄마, 못 보던 옷이네!"

"딸들이 명절에 용돈 준 걸로 샀지.

이뻐?"

"우리 엄만 뭘 입어도 이뻐

엄말 누가 70대로 봐.

내 눈엔 60대로 보이는구먼.."

"그래. ㅎㅎ

그렇긴 해. 다른 사람들도

엄마 나이로 안 볼 때가 있긴 해"


이쁘단 소리, 어려 보인단 소리

해 드리면 늘 소녀처럼 좋아하시는

우리 엄마다.


3년 전에 파킨슨 질환 진단을

받으신 아버지 걱정이 요새

엄마의 최대 관심사이다.


"아무래도 그 사진 미리 찍어놔야

할 거 같아. 아빠만 찍으라고 하면

네 아빠 슬퍼하실 지도 모르니

이참에 엄마도 미리 이쁘게 찍어

놓고.."


"엄마, 또 그 소리다.

저번에도 그러더니,, 내 핸드폰에

엄마사진도 아빠사진도 많이 있어서

괜찮다니까!"


언젠가부터 부모님과 데이트

하거나 여행 다닐 때

부모님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내 핸드폰에 많이 담아 둔다.


저장된 부모님의 모습을 보면

마음 한편이 뭉클해 지고는

하지만....두 분 모습을 많이

담아 놓고 싶기 때문이다.


"큰 딸이랑은 자주 만나는데

인선이, 인규는 워낙 바쁘니

별로 추억이 없어서 이번

여행이 엄만 너무 기대대"


5월에 부모님 생신 겸해서

가족들 모두 제주도 여행을

미리 예약해 두었다.


아버지께서 자꾸 더 나빠지는

모습에,, 우리 원가족 추억

여행을 엄마 생신에 맞추었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아빠의 부재로

부모님과 동생들과 제대로 된

여행을 다닌 기억이 없는 듯

하다.


내게도 이번 여행은 그래서

더 특별한데.. 엄마도 그러하신

것 같다.



" 딸이 글을 잘 쓰는 건 엄마도

알았는데.. 네가 그림까지 소질이

있는 줄은 몰랐어.

내 딸 너무 멋진 거 아니니?

이 재능을 엄마가 몰라 주어서

미안해

사는 게 바쁘다 보니.."


"엄마, 그래서 그 한으로

내가 요즘 얼마나 행복하다고

그리고 뭐가 미안해

글 잘 쓰는 건 엄마 닮아 그렇고

그림 잘 그리는 건 이모 닮아

그런 건데.. 외갓집 좋은 유전자는

내가 다 닮았네!"


"그래, 그러네!

인선인 공부만 잘했지. 겐 그런

손재주는 없더라"


"엄마, 그러니까

우리한테 자꾸 미안하다고 하지 마"


40대의 딸은 이제 50이 넘었고

60대의 엄마는 이제 70이 넘었고

우리는 이렇게 같이 늙어 간다.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모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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