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철 Oct 17. 2022

시진핑 주석 연설에 깃든 중국의 향후 방향

시진핑 주석은 2022년 10월 16일 제19기 중앙위원회를 대표하여 제20차 중국 공산당 전국 대표 대회에서 보고 형식의 연설을 하였다. 그는 지난 19차에서는 세 시간이 넘게 보고문을 읽었으나 이번에는 두 시간 정도에 그쳤다. 그 후 보도진에 보고문 전문이 배포되었다고 한다. 감사하게도 필자는 최근에 알게 된 한 지인으로부터 이 보고문을 받을 수 있었다.(문단 아래 다운로드할 수 있게 올려놓았다) 이 글은 바로 시진핑 주석의 장문의 보고를 필자 나름대로 추리고 필자가 주목한 부분들에 해설을 덧붙인 것으로 독자 여러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그는 먼저 중국 공산당이 두 개의 백 년 목표 중 샤오캉 사회 건설을 완성했으며 이제부터는 두 번째 백 년 목표인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의 전면 건설이라는 새로운 여정을 시작한다고 선언하였다. 시주석은 먼저 지난 5년간을 요약하고 업적을 열거하였다. 그리고 지난 10년간 가장 중요한 세 가지 사건으로 다음을 지적하였다.  

    첫째, 중국 공산당 설립 100주년  

    둘째,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새로운 시대 진입  

    셋째, 빈곤 퇴치와 전면적인 샤오캉 사회 건설이라는 역사적 과제 완수  

그는 이 10년 동안 중국 공산당은 마르크스-레닌주의와 마오쩌둥 사상, 덩샤오핑 이론, '3개 대표', 그리고 과학적 발전관을 전면적으로 관철했고 이제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철저히 이행하여 전면적인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 건설의 새로운 여정을 추진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시진핑 주석 본인이 ‘신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사상을 창시했다며 당 지도력을 강화해 당 중앙을 확보하고(시진핑 주석이 당을 장악하겠다는 의미) 권위적이고 중앙집권적이며 통일된 지도력(중앙 당이 권력을 확보하여 지방 권력을 통제하겠다는 의미)을 통해 당이 전체 국면을 총괄하고 핵심 지도력을 발휘하도록 하겠다고 천명했다. 만일 우리나라의 어떤 정당 지도자가 권위적이고 중앙집권적이며 통일된 지도력을 발휘하겠다고 하면 어떤 평가를 받을까? 설령 그렇게 행동하더라도 입 밖으로 내지는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시 주석의 이 말은 듣는 사람에 따라서는 무서운 이야기이다. 아무튼 우리 같은 국외자 입장에서 듣기에는 중국을 총괄하고 지도하는 것은 중국 공산당이고 중국 공산당을 지도하는 것은 시진핑 주석이라는 이야기에 다름 아니다. 하지만 중국 공산당 내부에 있는 사람들, 특히 시진핑 그룹의 반대 진영에 속해 있다면 목이 움츠러들지 않을까? ‘중앙집권’이라는 말도 근자에는 그 의미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다른 기회에 소개하도록 하겠다.


그는 또 재미있게도 인민 민주를 전면적으로 발전시키며 법치를 추진하여 사회주의 선진 문화를 발전시켰다고 이야기한다. 이 말은 해설을 좀 필요로 한다. 필자 생각에 ‘인민 민주’라는 말은 아마도 이렇게 나온 것이다.   

    인민이 국가의 주인이다.  

    인민을 대신하여 권력을 행사하는 것이 공산당이다.  

    따라서 공산당이 국가의 주권을 행사한다  

그래서 인민 민주라는 말은 중국 공산당 일당 독재와 내용 상 같은 것이다. 우리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논리지만 필자가 겪은 중국인들의 사고방식에 의하면 하나도 이상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생각이다. 왜냐하면 공산당 자체가 봉건 전제 체제에서 권력자들에 대항하여 인민들을 위하여 투쟁하는 조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산당이 곧 인민의 대변자인 것이다.


그리고 ‘법치’라는 단어의 의미도 우리와는 다르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중국은 ‘법치’ 국가가 아니다. 그래서 항상 법이 먼저냐 당이 먼저냐는 논란이 있어왔다. 여기에 대한 현시점의 답은 “시진핑 주석의 뜻이 어디에 실렸냐에 따라 다르다”이다. 그리고 대체로 ‘법치’는 중앙 정부가 지방 정부를 통제하기 위하여, 그리고 시 주석이 다른 파벌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작용해 왔다. 그래서 표면 논리로서의 ‘법치’는 인민의 권리를 보호하고, 국가 거버넌스의 합리화라는 명분을 가지게 되지만 그 이면은 중앙 정부가 지방 정부를 통제하고 권력 그룹이 경쟁 그룹을   구속하는 명분인 것이다.


홍콩, 마카오 관련해서는 일국양제(一國兩制)를 실천을 추진하고 있고 '홍콩인이 홍콩을 다스린다', '마카오인이 마카오를 다스린다'는 고도의 자치권을 견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한 마디는 수백만 홍콩 사람들의 감정과는 사뭇 다른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지만 현실은 홍콩의 자치는 어디까지나 중국 공산당의 체계에 순응하는 범위 내인 것이다. 그러면서 시 주석은 대만에 대해서는 '대만 독립'을 단호히 반대하고 외부 세력의 간섭을 반대하며 양안 관계의 주도권을 확고히 장악한다고 다시 표명하였다. 해외 언론들이 관심을 가졌던 대만 무력 통일 포기 의사 표명은 전혀 없었다.  


외교에 대해서는 ‘중국 특색 대국 외교’를 본격 추진한다고 했다. 모든 패권주의와 강권정치에 반대이며 일방주의에도 반대한다는 것이다. 일방주의는 다수 국가와 협의하여 국제 이슈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이 홀로 결정을 하는 것을 중국이 지칭할 때 사용한다. 중국은 미중 무역 전쟁 기간 동안 바로 이런 논리로 미국은 일방주의이며 중국은 WTO 등 다국간 협의체를 통한 문제 해결을 주장해 왔다. 그러니까 미국에 대항하여 목소리를 높이겠다는 뜻이다. 이것은 지금까지의 ‘전랑 외교’가 계속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시진핑 주석은 또한 공산당의 부패에 대하여 엄격한 정책을 지속해 왔는데 이를 하나의 업적으로 거론하였다. 이 정책은 소위 ‘4개 전면’ 중의 하나이다. 그리고 끊임없는 노력 끝에 당은 ‘치란과 흥망성쇠의 역사적 주기율에서 벗어난 자기 혁명의 두 번째 답’을 찾아 당이 영원히 변질되지 않도록 보장했다고 성과를 자랑하였다. 이 말은 ‘역사적 주기율’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자기 혁명’이라는 마오쩌둥의 말에서 나온 것이다. 


이 이야기를 조금 풀어서 하자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지난 1월 18일 중공 중앙 기율위원회에서 재차 역사적 주기 법칙을 끄집어낸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역사적 주기 법칙이라는 것은 후에 부총리를 지낸 중국 근대 교육가인 황옌페이(炎培)가 1945년 중국 공산당들이 거주하던 동굴집에서 마오쩌둥 등 지도부에 제기한 질문이다. 황옌페이는 역사는 주기적으로 흥망성쇠를 겪으며 그 과정과 단계가 유사하고 모든 왕조가 이를 벗어나지 못한 점을 지적하면서 이 주기율의 어떻게 벗어날 수 있겠는가라고 문제 제기를 했었다. 이 질문은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공산당 일당 전제 체제의 기본이 되는 이론, 계급투쟁의 역사적 과정 중에서 변증법적 진화가 공산당 혁명 성공 후에는 더 이상 일어나지 않는다는 논리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볼 수도 있는, 듣기에 따라서는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질문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이에 대해 마오쩌둥은  


“우리는 이미 새로운 길을 찾았다. 우리는 주기율을 벗어날 수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민주이다. 인민들이 정부를 감독하게만 한다면 정부는 감히 일을 허투루 할 수 없다. 사람 각자가 자기 할 바를 한다면 국가가 망할 일은 없다.”


라고 답변한 바 있다. 이 말은 결과적으로 공산당 일당 전제를 합리화하는 말이며 지금 중국이 사용하는 ‘인민 민주’라는 오묘한 개념이 성립된 배경이기도 한 것 같다. 다만 인민이 직접 선거를 통해 뽑은 국회의원이 아닌 공산당이 정부를 감독 통제하는 것이 중국 상황이지만 말이다. 하기는 인민을 대표하는 것이 공산당이니까….


아무튼 시진핑 주석은 바로 이 역사 주기율 이슈에서 가져와서  ‘자기 혁명(自我革命)’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부정부패 척결의 당위성을 주장한 바 있다. 시진핑 지도부에서 경제 이념이라고 할 수 있는 ‘공동부유’를 내건 이후 정치 이념이라고 할 수 있는 새로운 키워드를 ‘자기 혁명’으로 제시한 것이다. 이 자기 혁명에 대한 가장 쉬운 해석이 시 주석 그룹이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반대 파벌에 대한 공격의 명분"으로 삼으려 하려는 한다는 것이다. 인민들에게 지탄받지 않는 정부가 되기 위해서는 정부 자신이 자기 혁명을 해야 한다. 그러지 못하는 부패 관료들은 시진핑 지도부가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부패 숙청의 대상이 될 것이다 라는 논리다. 결국 시진핑 주석은 전국 대표들에게 앞으로도 당내 부패 척결은 계속될 것이며 자신의 리더십을 따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필자의 공연한 의심 일지 모르지만 시진핑 주석의 집권 이후 부쩍 ‘인류’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주기가 높아졌다. 예를 들면 이번에도 


“중국식 현대화는 인류의 현대화를 실현하기 위한 새로운 선택을 제공했다. 중국 공산당과 중국 인민은 인류가 직면한 공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 나은 중국의 지혜, 중국의 해결책, 중국의 힘을 제공하고 인류의 평화와 발전 숭고한 사업에 새롭고 더 큰 공헌을 한다.”


라고 말한 것이다. 이 말의 이면에는 중국 공산당이 이제 중국의 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했으니 이제는 인류의 공통 문제를 해결해 주겠다는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닐까? 필자는 중국이 우리 문제를 해결해 주겠다고 하면 감사하지만 거절하고 싶다. 여러분들은 어떠신가?


시 주석이 큰 제목으로 이야기한 두 번째 이슈는  마르크스주의가 중국 공산당의 근본 지도 사상임을 재 천명한 것이다. 마르크스주의의 강조는 상대적으로 사유제를 도입한 ‘삼개 대표’나 상하이 방 그룹의 위축을 의미한다. 그리고는 시 주석은 세 번째 이슈인 ‘사회주의 현대화’로 넘어간다.


두 번째 백 년 목표인 ‘아름다운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은 아마도 다음 수십 년간 중국의 이데올로기를 좌우할 단어이다. 일단 중국에서 말하는 사회주의 현대화는 형식 논리로서는  모든 인민의 공동 번영, 물질문명과 정신문명의 조화,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공생의 현대화, 평화 발전의 길을 걷는 현대화이다. 중국 공산당은 이 목표를 기본적으로 2020년부터 35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를 실현하고, 2015년부터 금세기 중반까지 부강하고 민주 문명이 조화롭고 아름다운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으로 건설하는 두 단계로 나눈다. 그리고 향후 5년은 전면적인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 건설이 시작되는 중요한 시기라고 규정한다. 독자 여러분들은 필자가 줄곧 이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 건설’의 주요 내용이 바로 ‘타이완 통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점을 떠올리시기 바란다. 필자의 의견을 한 귀퉁이에 유념하면서 다음 시진핑 주석의 말을 들어 보시라.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를 전면적으로 건설하는 것은 위대하고 어려운 사업이며 앞날은 밝으나 갈 길이 멉니다. 우리는 위험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기본 사고를 견지하며 위험에 대응하고 비가 내리지 않도록 하고 높은 바람과 빠른 파도, 심지어 거친 풍랑의 큰 시험을 대비해야 합니다. 당의 전면적인 지도력을 강화하며 … 투쟁정신을 견지해야 합니다.  … 인민의 기개와 저력을 강화하고, 악을 믿지 않고, 귀신을 두려워하지 않고, 억압을 두려워하지 않고, 어려움을 이해 및 극복하고, 경제 발전과 국가 안전을 통제하여, 모든 어려움과 도전을 극복하고, 완강한 투쟁으로 새로운 세상을 발전시켜야 합니다.


다음으로 시진핑 주석이 언급한 것은 ‘새로운 발전 패턴’과 ‘고품질 발전’이었다. 고품질 발전은 그간 양적 경제 발전, 주로 GDP 증가를 위해 단순하게 일차원 적인 성장 주도 정책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인식에서 출발한 것이다. 그 방향은 기술 혁신, 창조 경제 등 우리나라가 도모하는 바와 다르지 않다. 바로 이 고품질 발전이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를 전면적으로 건설하는 첫 번째 과제라는 것이다. 그리고 내순환 위주의 쌍순환 경제는 앞으로도 경제 정책의 기본 기조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산업 사슬 공급망의 유연성과 안전 수준을 향상하는 데 중점을 두고 도시 및 농촌 통합 및 지역 조화로운 발전을 촉진하고 경제의 효과적인 품질 향상과 양적 합리적인 성장을 촉진한다. 즉, 공급망 안보와 도농 통합/지역 균형 발전을 통해 ‘공동 부유’적인 경제 성장을 도모하는 것이다. 


이러한 발언 내용은 의심에 가득한 필자의 눈에는 역시 타이완 통일이라는 맥락과 일치한다. 왜냐하면 시진핑 주석은 경제 정책을 이야기할 때도 제조 강국, 품질 강국, 우주 강국, 교통 강국, 네트워크 강국 및 디지털 중국 건설 가속화 등을 이야기하면서도 농업 강국 건설을 가속화하고 전방위적으로 식량 안보를 통합한다고 지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18억 무의 경작지 레드 라인(중국은 식량 안보를 위해 어떤 경우에도 최소 경작 면적을 유지하고 있다)을 확고히 지켜 식량을 확보하여 자기 밥그릇은 자기 손에 단단히 붙잡아야 한다고 말한다. 


시 주석의 보고는 이제 과학, 교육, 그리고 그에 기반한 국가 발전 전략으로 넘어간다.  과학기술이 제1의 생산력, 인재가 제1의 자원, 혁신이 제1의 동력이라는 것이다. 새로운 거국 시스템을 개선하여 국가 전략 과학 기술 역량을 강화하고 국가 혁신 시스템의 전반적인 효율성을 향상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개방 혁신 생태계를 형성한다고 했다. 당연히 핵심 핵심 기술 경쟁에서 승리하고자 하는 것이다. 미국의 기술 제재에 대항하는 체제를 의미할 것이다. 그리고 외부로부터의 기술 확보가 불가능해질수록 기술은 자체 개발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기술 인력의 양성이 무엇보다 중요해질 것이다.


시주석은 또 인민 민주를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노동자 계급이 이끄는 노동자-농민 동맹을 기반으로 한 ‘인민 민주 독재’의 사회주의 국가이며 국가의 모든 권력은 인민에게 속한다고 정의한다. 필자는 앞에서 인민 민주 독재에 대한 필자 나름의 해설을 했다. 그렇게 이해하면 “국가의 모든 권력은 인민에게 속한다”는 말도 사실상 “국가의 모든 권력은 중국 공산당에 속한다”는 뜻이라는 논리적 귀결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시 주석의 다음 말도 이해될 것이다.


인민 민주는 사회주의 민주정치의 본질적 속성이며 가장 진실하며 가장 효과적인 민주주의입니다. … 우리는 인민이 주인이 되는 제도를 확립하여 인민의 질서 있는 정치 참여를 확대하며 인민이 법에 따라 민주적 선거, 민주적 협상, 민주적 정책결정, 민주적 관리, 민주적 감독을 보장하고 인민이 적극성, 주도성, 창조성을 발휘하고 역동적 활약의 발전 및 공고화, 정치 국면의 안정 및 단결을 이루어야 합니다. 


그러니까 인민이 (공산당을 통하여) 주인이 되는 제도, 그리고 인민의 (질서 있는) 정치 참여, (법에 따른) 민주를 하는 것이다. 중국 공산당에게 신뢰를 가진 사람들의 눈에는 이상적인 목표이고 신뢰를 가지지 못한 사람들의 눈에는 왜곡이며 가식으로 보일 수 있다.

보고는 또한 협상 민주주의를 전면적으로 발전시키고 제도적 발전을 촉진하며 중국 공산당이 이끄는 다당 협력 및 정치 협상 시스템을 준수 및 개선하고 정협을 개선한다고 했다. 그러니까 무늬뿐인 다당제를 (중국 공산당)이 이끌어 개선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민주당파 및 무소속과의 통합 및 협력을 강화한다고 한다. 


종교에 대해서는 종교의 중국화 방향을 견지하고 종교가 사회주의 사회에 적응하도록 적극적으로 지도한다고 천명했다. 중국은 형식 논리로는 종교의 자유가 있는데 역시 ‘중국화’와 ‘사회주의’의 범주 안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일곱 번째로 시주석은 전면적인 법치주의를 견지하고 법치 중국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 법치도 중국 특색 사회주의 법치다. 법률도 헌법을 핵심으로 하는 중국 특색 사회주의 법률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이다. 


여덟 번째는 문화다. 문화 역시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문화 발전의 길을 견지한다. 그런데 문화적 자신감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역설적으로 지금의 중국인들은 문화적 자신감이 부족하다는 인식일 수 있다. 그래서 당과 각 민족이 단결하고 분투하는 공동의 사상 기반을 공고히 하고 국가의 문화적 소프트파워와 중화문화의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향상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상과 언론을 강조한다. 당의 이데올로기 업무에 대한 지도력을 확고히 장악하고, 이데올로기 업무에 대한 책임제를 전면적으로 시행하고, 새로운 시대에 진입하는 주류 사상 여론을 공고히 하고, 전체 언론 체계 건설을 강화하고, 좋은 네트워크 생태 형성을 촉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중 스포츠와 경기 스포츠의 전면적인 발전을 촉진하고 스포츠 강국 건설을 가속화한다. 그리고 연전에 시진핑 주석이 언급하여 중화권에서 화제가 되었던 ‘귀여운’이라는 말이 다시 나왔다. 당연한 말이지만 시 주석이 ‘귀여운(또는 사랑스러운, 可爱)’라는 말을 사용한 것은 당연히 중국 공산당 내부의 사상 및 정책 토론을 거쳐서 나온 것으로 생각해야 한다. 시 주석은 중국 문명의 전파력을 높이고 중국 문화의 입장을 고수하며 중국 목소리를 잘 전파하며 신뢰할 수 있고 귀엽고 존경스러운 중국 이미지를 보여주겠다고 전한다.


이제 시 주석의 발언은 민생으로 넘어간다. 아홉 번째인데 민생이 아홉 번째에서야 언급된다는 것이 이후 시주석과 중국 공산당이 어떤 노선을 가고 있는지를 암시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가장 중요한 요지로 그는 바로 공동부유 노선을 밝혔다. 그리고 분배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한다. 


노동에 따른 분배와 다양한 분배 방법의 공존을 견지하고, 더 많은 노동과 더 많은 소득을 견지하고, 근면함을 장려하고, 기회의 공평성을 촉진하고, 저소득자의 소득을 증가시키고, 중간 소득 그룹을 확대하고, 소득 분배 질서를 규범화하고, 부의 축적 메커니즘을 규범화합니다. 


필자는 시주석의 이 발언에서 소득 분배 질서를 규범화하고, 부의 축적 메커니즘을 규범화한다는 말에 주목한다. 규범화라는 말은 질서 정연하게 체계화한다는 말이다.  그러니 부의 축적 메커니즘을 규범화한다는 것은 정상적으로, 사회 질서에 맞게 부를 축적하게 하겠다는 말로, 역으로 사회 질서에 어긋나게 부를 축적하지는 못하게 하겠다는 말로 해석된다. 그렇게 해야 기회의 공평, 그리고 노동자들이 근면하게 일하는 동기가 부여될 것이니 앞의 문장과도 일치한다. 소득 분배 질서를 규범화한다는 말은 얼핏 부자의 재산을 가난한 프롤레타리아에게 빼앗아 주는 공산 혁명을 연상시킨다. 하지만 21세기도 한참 진행되었고 개혁개방을 천명하는 중국 공산당이 마오쩌둥 시절의 공산 혁명을 추진할 리는 없다. 구체적인 정책 수단은 앞으로 나오겠지만 필자의 생각에 이 말은 뒤의 부의 축적 메커니즘을 규범화한다는 것과 연계된다. 부의 축적 메커니즘을 규범화하면 부의 축적 과정과 결과가 측정 가능하고 추적 가능하다는 말이 된다. 그렇게 되면 소득 분배 정책이 어떤 것이 나오든 분배 질서를 규범화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열 번째는  녹색 발전이다. 환경을 보호하며 동시에 녹색 저탄소 산업을 발전시키고 녹색 소비를 제창하며 녹색 저탄소 생산 방식과 생활 측의 형성을 촉진하겠다고 한다. 물론 의심 많은 필자는 이 녹색 정책의 이면에는 에너지 수입, 특히 석유 수입을 줄여야 하는 중국의 전략이 숨어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열한 번째로 국가 안보 시스템과 능력의 현대화를 주창한다. 물리적 안보와 이념의 안보, 구체적으로는 식량 및 에너지 자원 확보와 중요 산업 공급망의 안전 필요성을 주창하였다. 여기에 열두 번째로 건군 100년의 분투 목표 실현과 국방 및 군 현대화를 외쳤다.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를 전면적으로 건설하기 위한 전략적 요구라는 것이다. 의미심장하지 않은가? 그래서 군 체계의 현대화 및 국방 과학을 강조하였다. 그리고 열세 번째로 "일국양제"의 견지와 조국 통일을 강조했다. 대만 통일은 중국의 내정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최대한 성의껏 평화통일에 노력하겠지만 무력 사용은 포기하지 않겠다고 하였다. 홍콩 상황을 본 타이완 사람들이 중국이 이야기하는 일국양제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거의 없으니 이는 타이완을 무력 통일하겠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타이완 통일 목표의 선언은 전쟁을 의미하고 따라서 전 세계 국가들의 주의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그래서인지 시 주석은 중국은 세계 평화와 발전을 촉진하고 인류 운명 공동체 건설을 추진한다는 말을 열네 번째로 한다. 그러면서 모든 형태의 패권주의, 냉전 사고, 내정 간섭, 이중 기준 등을 반대한다. 그러면서 


중국은 영원히 군림하지 않을 것입니다. 영원히 확장하지 않습니다. 


라면서 전쟁은 타이완에서 더 확대되지 않을 것이라고 암시하고 있다. 의도야 틀림없이 세계 다른 나라 특히 미국 등 서방에게 중국의 타이완 무력 공격을 내정으로 보고 간섭하지 말라는 것일 터이다. 그러면서 중국은 글로벌 거버넌스 시스템의 개혁과 건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진정한 다자주의를 견지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중국이 적극적으로 글로벌 거버넌스에 참여하면 위협을 느끼는 국가가 제법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중 하나가 바로 대한민국이 아닐까?


마지막으로 시 주석은 당 이야기로 돌아와 확고부동하고 전면적으로 당을 엄정하게 다스리겠다는 말과 함께 새로운 시대 당 건설을 위한 새롭고 위대한 프로젝트를 심도 있게 추진한다고 전국의 중국 공산당 대표들에게 말하자면 비전을 제시하였다. 국민의 지지를 얻고 장기집권의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항상 당의 고유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깨어있고 단호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근본적 자기 혁명은 부패 문제가 존재하는 한 반부패 투쟁은 멈출 수 없고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시진핑 주석은 단결을 강조하고 당은 인민들의 비판과 감독을 받으며 항상 인민과 호흡하고 운명을 함께 하며 전국 각 민족 인민의 대단결을 지속적으로 공고히 하고 국내외 중국 자녀들의 대단결을 강화하여 중국 꿈을 함께 이루는 강력한 힘을 형성하자고 외친다. 특히 청년이 강하면 나라가 강해진다며 청년들의 청춘이 화려한 꽃을 피울 수 있도록 하자고 한다. 시진핑 주석의 마지막 문장은 다음과 같았다,


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위해 단결하여 분투합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