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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블리쌤 Jun 29. 2024

수업 릴레이 나눔, 뒤늦게 드린 개별 답변

<중등 수업 릴레이 나눔>연수는 시작부터 과정 그리고 연수 후까지 이렇게 릴레이로 배움과 감동이 계속 일어나고 있음에 연일 놀라고 있다. 

연수 전, 참가 예정 쌤들께 사전질문을 받았다가 나의 비전문성을 깨닫고 좌절했었는데...

연수 마친 후 나의 의견이라도 전달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러운 마음에 자신의 소속과 성함을 밝히신 분들께 통합메신저로 개별 답변을 드렸다. 이름을 밝히셨어도 내 의견조차 말씀드리기가 어려운 질문을 하신 분께는 발송하지 못했다.


때늦은 의견이며, 원하는 답변이 아닐 것임에도 대부분의 쌤들께서 오히려 감사의 답장을 보내주셔서 가슴이 따뜻해졌다.

그중 한 분께 드린 의견과 답변...


* 사전질문 : 중고등학교 수업 차이, 고등학교와서 영어수업 적응 못하는 이유, 활동중심수업 발문 방법,  에듀테크 활용 방안, 수업에서 게임적 요소를 활용하는 노하우, 학습지 제작 꿀팁들 등


좀 늦었지만 선생님의 사전 질문에 제 소견 전해드립니다.

교장선생님께서 제게 보내주신 변함없는 신뢰에 개인적으로 너무 감사하고, 교장선생님이 권하셨다고 진짜 오셔서 연수를 들으신 선생님도 리스펙합니다. 그것도 3시간 동안 몰입해 주시고 경청해 주셨던 선생님의 열정에 제가 힐링이 된 것 같아 감사해요.


선생님의 사전질문에 어느 정도 답변을 드린다고 생각하고 연수 내용을 준비하기는 했어요. 저희 학교 졸업생들이 꽤 있을 텐데 적응을 어려워한다니 제 책임도 통감했었구요. 저는 충분히 고등학교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했음에도... 중학생들은 시험공부 외에는 평소 거의 꾸준히 공부하지 않고, 하더라도 자기 수준 이상의 상상독해만 해왔기 때문에 고등학교 수업 자체에 어려움이 있을 거라고 예상합니다. 선생님이 그 갭을 메우신다고 고생이 많으시겠어요ㅠㅠ

개인차이도 크고, 수업진도만으로 모든 학생들의 실력을 다 끌어올릴 수 없어서, 영어멘토링을 시작한 것 같아요. 교사의 좋은 의도만으로 모두가 다 따르는 것도 아니고, 최선을 다한 수업준비에도 모두가 다 반응하는 것은 아니니, 그저 간절함으로 내민 손을 놓치는 않겠다는 마음으로 지금처럼 최선을 다하시면 될 것 같아요. 혹 여유 있으신 대로 그 이상의 공교육의 필요가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작은 규모로 멘토링을 시작해 보시는 것을 고민해 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제 자료는 얼마든 참고하시거나 활용하셔도 좋습니다.


학생들은 교사의 발문에 반응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요. 늘 정답을 확인받는 것에만 겨우 익숙하죠. 그래서 발문은 아이들이 궁금해할 만한 원리 중심의 포인트를 두고 물어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무작정 암기하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이해시킬 것인가 하는 고민이 발문을 작성하는 출발일 것 같아요.

연수 들으셔서 아시겠지만 저의 발문은 수업진행을 위한 아이들의 참여를 자극하는 그 이상은 아니구요... 활동중심 수업은 거의 하지 않아서 실제적인 도움을 못 드릴 것 같아 죄송해요.


세특 때문에 고등학교 있을 때 저는 아이들 “덕밍아웃”발표를 시켰었어요. 자신이 흥미 있어 하는 영어분야의 관심사 등을 준비해서 짧게 발표하는 거죠. 팝송, 게임, 영상 등 흥미를 가질만한 다양한 분야의 발표를 하기는 해서 세특 개별화에 도움이 되었었어요. 아이들도 모두 흥미를 가져주었구요. 물론 희망자 위주로 시키긴 했습니다.

그리고 교과서 해석을 영상으로 찍어 예습을 유도한 후에 조별로 협력학습을 시키거나, 리틀티처라고 해서 저 대신 수업을 시키기도 했구요. 이런 식의 발표는 세특에는 도움이 안 되겠지만 진도를 나가면서 할 수 있는 활동이어서요. 물론 학생 수업 이후 교사의 피드백과 내용정리는 당연하겠구요.


중학교 영어수업방식은 교과서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 전제이기 때문에 최고치로 올려도 고등학교 수준을 커버할 수 없어요. 그래서 활동, 게임 등도 포함시키는 것 같아요. 물론 저는 잔소리와 학습방향과 고등학교 대비 기본 어휘나 문법을 가르치는데 쓰긴 하지만요.

교과서본문은 학생들에게 해석 및 문장성분 분석 등을 시켜요. 대포뽑기 프로그램 같은 걸로 랜덤하게 추첨해서 시키면 애들이 은근 그 긴장감을 좋아해요.

저는 에듀테크를 거의 쓰지 않아요. 멘토링 학습코칭 정도만 활용하고 있구요.

학습지도 거의 만들어 주지 않아요. 자신만의 학습지를 만들라고 주도성을 키워주겠다는 핑계죠.


저희 졸업생들의 은사님이시기도 하니... 아이들 잘 부탁드립니다^^

감동적인 연수 참여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

선생님의 행복교육 응원합니다^^



그런데 답변드린 선생님으로부터 어제 이런 답장이 전달되었다.

모니터 너머로도 진심이 전해지는 다정하고 세심한 메시지에 감동을 받아 한참이나 답장을 작성하다, 일주일간 학급에 중요한 일이 생겨 그만 회신이 늦어졌습니다, 죄송합니다!

활동 수업이 좋은 수업이라는 최근 교육적 분위기에 따라 고등학교 수능 대비 위주의 강의식 독해 수업과 보여주기식이 돼버린 활동 수업 사이에서 마음 한편에 약간의 죄책감과 의구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선생님의 연수 덕분에 저의 역할을 되돌아 보고 균형을 잡아 고민의 간극을 좁혀갈 수 있을 것 같아 정말 진심으로 감사하고 귀한 연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비록 교장선생님이 가라고 해서 가게 되었지만, 원래도 연수 듣는 걸 좋아하는 제게 특별히 추천해 주신 거라 생각하고 즐겁고 기대하는 마음으로 신청했습니다. 혹시나 이 부분이 연수 준비에 부담되셨을까 하여 연수내내 마음에 걸렸답니다. 간만에 많은 생각을 해보는 소중한 연수였고, 두고두고 비빌 언덕이 되어 줄 연수 자료들에 무한히 감사하는 마음뿐입니다.

저희 반 학생이 '청블리'선생님 애칭을 듣자마자 환하게 웃으며 작년 선생님 반이었다고 자랑을 하더라구요. 잘 키워서 보내주신 아이들을 덜컥 맡게 되었는데, 제가 감히 선생님의 수업력과 열정을 따라갈 수 있을지 어깨가 무겁습니다. ^^;

요즘은 work-life balance가 아니라 work-life harmony라고 하더라구요. 선생님의 연수를 들으며 일과 삶이 조화로운 교직 생활이 얼마나 행복하고 보람찬가를 직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어 굉장히 inspiring 하고 motivational 했습니다.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연수에 늦었지만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연수 끝나고 바쁜 일상에서 시간 내서 보내주신 조언과 응원 메세지도 정말정말정말 감사드립니다.

다음 연수에서 또 뵙겠습니다! 6월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마무하시길 바랍니다! ^^~



그래서 이런 내용을 포함해서 답장을 드리니...

너무 감동해서 제 블로그에 인용할 것 같아요. 불편하시면 말려주세요ㅎㅎ



이렇게 재치 있게 답변을 주셨다. 

네, 선생님! 블로그에 인용이라니, 성덕이 된 기분입니다!!! ^^~



강의 한 번에 이렇게 많은 축복을 릴레이로 받아도 되는 건지, 과분한 모든 순간에 그저 감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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