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가 국내에 유입됨에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여러 일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오죽하면 “모이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라는 말의 위력을 실감하고 있을까요.개인적으로는 대구와 연관이 있다 하여 연구소에서 격리되어 강제 휴식을 부여받았으며, 접촉자가 음성으로 판명이 되어서야 의심에서 해방되어 사무실 출근이 가능했었고, 저녁 시간의 즐거움이었던 탁구 체육관은 못 간 지 한 달이 되어 갑니다. 해마다 봄을 앞둔 3월에 예외 없이 몸살을 하는 지라 오해나 오해를 받을까 노심초사 걱정이되기도 했습니다. 평생 마스크 무용론으로 살아왔는데 이제는 잠깐 스쳐 지나가는 인연일지라도 의심스러운 눈초리를 보내기에 승강기에 한 사람만 타고 있어도 마스크를 해야 합니다. 며칠 전 마스크를 잊고 회의에 참석했더니 참석자 7명 중 6명이 마스크를 끼고 있어 굳이 마스크를 하지 않아도 안심이 되는 진 풍경도 경험했습니다.연구소에서는 학회는 기본이고 회식 등의 작은 모임마저 취소, 금지되었으므로 강제로 사무실과 집을 오가는 규칙적인 생활과 주말에는 집콕이라는 답답함에 영화, 드라마 보는 시간만 늘었습니다. 굳이 긍정적인 것을 하나 꼽으라면 1년에 두세 번 모일법했던 4명의 가족 식사가 매일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남극에 있는 과학기지나 아라온호는 고립성과 독립성을 가지고 있어 바이러스에 치명적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남극기지에는 아라온호가 3월에 철수를 하게 되면 10월까지 혹한에 의해 접근 방법이 전혀 없기 때문에 바이러스에 오염이 되게 되면 월동하는 대원들에겐 7개월 동안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없기에 치명적이라는 것입니다.따라서 1년 동안 준비해 온 아라온 연구활동을 중지하기로 한 긴급 결정에 따라 연구원을 파견을 하지 않았고 승무원(선원)들의 휴가 교대를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승무원들은 장시간 가족과 함께 할 수 없다는 짐을 안게 되었고, 연구소는 연구소라는 조직에서 연구활동 포기라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결정인지 알고 있지만 행여나 연구원-아라온-남극기지로 유입될 수 있는 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을 영으로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의 방법을 선택해야 하기에 소중한 것을 버렸습니다.3월 3일, 화물만 적재하고 뉴질랜드 리틀톤항을 출항한 아라온호는 긴 항해 후 3월 13일 오전에 남극 장보고기 기지에 도착하게 됩니다. 도착하게 되면 현장에 또 한 번의 어려운 작업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화물 선 하역 시 아라온호 승무원과 장보고기지 월동대원들의 접촉을 막아 바이러스 전염의 가능성을 줄여야 하는 것입니다.그러네요. 어디 남극뿐 이겠습니까? 모두가 어렵고 힘듭니다. 당장 마스크 구하기부터 여간 힘든 일이 아니고, 생활의 불편함과 답답함도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극복해야 하는 것은 당연히 우리의 몫이라 여겨집니다. 이미 발생한 일에 대하여 누구의 책임인지는 나중에 가려도 되지 않을까요? 지금은 남녀노소, 보수 진보, 종교, 지역을 따져 분열하는 것보다 대승적 차원에서 불편하지만 불평은 잠깐 숨겨두고 서로 배려하며 위기 극복에 힘을 모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불편하지 않고 힘들지 않다면 위기가 아닌 것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