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 NT Live '예르마' '로젠크란츠와 길덴스턴은 죽었다'
국립극장 NT Live '예르마' '로젠크란츠와 길덴스턴은 죽었다'
영상 매체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공연의 기록이 텍스트에 의존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평면 프레임에 갇힌 영상 기록이 극장으로 향하는 길의 온도, 공연자와 관객이 이루는 분위기, 극장의 냄새, 무대 위 빛의 변화, 배우의 밭은 숨소리와, 배우들이 침묵하는 순간 무대에서 들리는 또 다른 목소리를 담아내는 데 충분하지 않다는 인식 때문이다. 그리고 공연예술이 갖는 독보적인 가치인 현장성과 일회성에 대한 오랜 편향성도 한몫을 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공연이 갖는 시공간의 제약을 극복하고, 공연예술의 현장성을 ‘영상’이라는 매체의 힘을 빌려 화면에 담아 연출자가 의도하는 바를 예술적으로 기록?공유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영국의 국립극장이 화제의 연극을 촬영해, 전 세계 공연장과 영화관에서 생중계 혹은 앙코르 상영하는 NT LiveNational Theatre Live가 그 선두에 있다. 국립극장은 2014년 3월 ‘워 호스’를 시작으로 국내 최초로 NT Live를 극장에 도입했다. 총 9편의 작품을 상영하면서 초반의 낯선 분위기와 이물감, 반감을 서서히 걷어냈고, NT Live는 탄탄한 고정 관객층을 형성해나가고 있다.
2018년 국립극장의 NT Live는 해오름극장이 아닌, 달오름극장으로 장소를 옮겨 더 반가운 얼굴로 찾아왔다. 이전 국립극장의 NT Live가 해오름극장의 대형 스크린에 적합한 대중성 높은 대작이었다면, 중극장으로 옮기면서 조금 더 촘촘하고 내밀한 작품을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은 오히려 관객에게는 다양한 선택지가 되어 기쁨을 더할 것 같다.
2018년 3월 상영작은 텍스트로서는 이미 고전이 된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의 ‘예르마’와 톰 스토파드의 ‘로젠크란츠와 길덴스턴은 죽었다’이다. 가능한 한 연극의 결을 다치지 않게 노력하면서도 영상이 가진 장점을 솜씨 좋게 조율한 작품들이다. 운율이 좋은 영국식 발음 사이 배우들의 들숨과 날숨, 그리고 그 사이의 쉼표까지 오롯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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