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함에 새긴 개업 선물
이기는 진실이 되어 드립니다.
Part 1. 명함에 새긴 개업 선물
‘이기는 진실이 되어 드립니다’는 드라마 리멤버의 주인공인 서진우 변호사(배우 유승호)의 명함에 또렷하게 적혀있는 문장이다. 권력과 편견들에 맞서서 당당하게 진실이 무너지지 않고 이길 수 있도록 ‘이기는 진실’을 만들어 보고자 노력하는 주인공의 외침이 녹아있다. 나는 리멤버의 작가 윤현호 작가님으로부터 위 문장을 개업선물로 받았다.
‘나도 정의를 위해, 진실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멋진 변호사가 되자’ 영화와 드라마 속 주인공 변호사와 같이 정의 편에 서서 편견 앞에서 좌절하고 있는 진실을 파헤치는 참 좋은 변호사가 되자는 마음으로 나의 명함에 새겨 넣었다.
Part 2. 좋은 변호사
법정드라마 무법변호사 법률자문을 위해 첫 법정 장면을 촬영하는 날 세트장에 갔을 때의 일이다.
“여기서 이런 식으로 걸아가면서 변론을 하고 다시 재판장님 앞으로 걸어가서 이렇게 제스처를 취하면 어떨까요, 실제 법정에서도 이렇게 하나요?”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배우 이준기(극 중 봉상필 변호사)가 물었다. 훅 들어온 질문에 나는 재빨리 현실 법정을 떠올려 보았다. 변호인석에서 마이크에 대고 말하면 되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어 대답이 망설여졌다. 봉변호사는 경쾌한 발걸음으로 배심원석과 증인석을 오가며 섬세하게 손동작과 대사를 맞추더니 진실에 날개를 달아 주며 변론을 멋지게 살리고 있었다. 그 순간 그냥 마이크에 대고 말하면 되지라고 단순하게 생각했던 스스로가 부끄러워졌다. 온몸으로 뿜어져 나오는 봉변호사의 에너지에서 진정성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일반인들이 상상하는 ‘변호사’의 모습이 바로 드라마 속 변호사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현실 법정은 생각보다 시간에 쫓기는 편이어서 극적으로 변론을 펼치기 어렵다며 자기 합리화를 해보다가도 드라마도 제한된 시간 내 모든 것을 보여주기에 역시 시간에 쫓긴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그동안 서면으로만 변론해 온 것 같다는 자기반성과 성찰의 계기가 되었다.
나는 오늘도 ‘이기는 진실이 되어드립니다’를 마음속으로 되뇌며 참 좋은 변호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서면에 충실하게 담아낸 진실을 법정에서 호소력 있게 펼쳐 보이기 위해 섬세하게 준비하여 법정에 서고 있다. 내 명함에 정성스럽게 담아낸 드라마 속 명대사가 부끄럽지 않게 말이다.
변호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십수 년의 세월을 단단하게 영글었다. 그 사이 나의 명함도 몇 차례 변경되었다. 그리고는 새삼 첫 번째 명함을 꺼내어 본다. “이기는 진실이 되어 드리겠습니다”.
가끔씩 ‘진실로는 이기기 어렵지 않을까요?’라면서 우려 섞인 표정으로 찾아오는 의뢰인들이 있다.
나는 대답한다.
“진실 위에 세운 전략은 흔들릴 수는 있어도 무너지지는 않는다”.
나는 오늘도 진실의 무게를 감당하며 일을 하고 있는 대한민국 변호사다. 사람의 상처를 법으로 다루고, 불리한 현실 앞에서도 길을 찾아야 하는 사람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있는 사실을 전략으로 풀어내는 일이지, 조작하는 일이 아님을 되새긴다.
진실은 지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준비하고 법을 적용하면 이길 수 있는 것이라는 믿음. 그 신념으로 달려왔고, 그래서 승소율만큼은 자랑할 수 있는 탄탄한 경력이 쌓였다.
나는 법을 무기가 아닌 신뢰라는 믿음으로 대하고 싶다. 그 안에서 정직하면서도 날카로운 전략가이고 싶고, 현실적이면서도 존엄을 지키는 조력자이고 싶다.
나는 진실을 무기로 만드는 사람이고자 오늘도 감사하면서 일한다.
“그 진실이, 나와 함께라면 이길 수 있습니다.
이기는 진실이 되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