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미야자키 하야오의 동화마을

콜마르(Colmar)

by Ciel Bleu

콜마르(Colmar)

프랑스의 베니스라 불리는 ‘스트라스부르’에서 차로 1시간 정도 걸리는 곳에 있는 동화 속에서 막 튀어나온 것 같은 알자스의 조그만 도시가 있다. 미야자끼 하야오의 팬이라면 무척 반가울 마을이다. 더구나 그의 만화 영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보았다면 이 사진을 본 순간 반가움에 눈가에 살짝 미소가 스칠지도 모르겠다.


피스터 하우스


만화 주인공 소피가 일하던 모자 가게가 있던 건물 '피스터 하우스(Pfister House)'다.

영국 작가 디아나 웨인 존스(Diana Wynne Jones)의 작품을 2004년 미야자끼 하야오가 만든 만화영화 ‘하울의 움직이는 성(Howl’s moving castle)‘의 배경이 바로 알자스의 조그만 마을 '콜마르‘다.

만화의 한 장면(오른편 건물이 피스터 하우스다)

건물 앞에서 정신없이 사진을 찍어 대는 일본 관광객들이 여럿 보였다.

눈이 마주치자 '하울' 하면서 '피스터 하우스'를 가리킨다. 나도 눈웃음으로 답례하고.

순간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프랑스의 시골 마을이라면 시골 마을인 이 ‘콜마르’를 만화 영화의 배경으로 썼다는 일본 감독의 열정이 부럽다.


이 건물은 1537년에 르네상스 양식으로 지어진 콜마르의 상징처럼 되어 있는 건물이다. 처음 이 건물을 지은 사람은 만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여주인공 소피처럼 실제로 모자가게를 운영했다고 한다.

‘피스터(Pfister)’는 19세기(1841-1892) 이 건물의 건물주 이름이다.


콜마르의 자유의 여신상


콜마르 마을 입구에는 여기서 보리라고는 전혀 예상치 않은 반가운 것이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바로 ‘자유의 여신상’이다.

파리 시내에서도 여기저기(3곳에서나)에서 볼 수 있으니 아마 프랑스인들은 이 여신상을 좋아하나 보다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콜마르와 ‘자유의 여신상’ 사이에는 특별한 사연이 있다.

이 곳은 ‘자유의 여신상’을 만든 조각가 바르톨디(Auguste Bartholdi)의 고향이다.

콜마르에 있는 그의 생가는 바르톨디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을 정도로 바르톨디는 콜마르가 배출한 유명인사였다.

콜마르의 대표적 건물 중 하나인 1609년에 지어진 ‘매종 데 테트(Maison des Têtes)’에는 바르톨디가 1902년 만든 ‘통 만드는 알자스인’ 조각상이 지붕 꼭대기에 장식되어 있다. 106개의 각기 다른 얼굴로 장식된 이 집은 콜마르에서 놓쳐선 안 되는 특색 있는 건물이다.



'메종 데 테트'


알자스의 주도인 '스트라스부르'에는 일(ill) 강이 있다면 ‘콜마르’에는 로슈(Lauch) 강이 흐른다.

아름다운 콜마르를 1시간 정도 순회하는 로슈 강의 보트 투어는 스트라스부르 일강의 보트 투어만큼 인기다.

‘스트라스부르’에 ‘쁘티 프랑스’가 있다면 ‘콜마르’에는 ‘쁘티 베니스(Petite Venise)’가 있다. ‘스트라스부르’ 보다 아기자기한 매력이 있는 ‘쁘티 베니스’다.

수로 곁에 있는 예쁜 카페에서 차 한잔 할 여유가 있다면 금상첨화다.


로슈 강변의 고즈넉한 모습

'콜마르'에 와야 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가 있다.

바로 운터린덴(Unterlinden)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그뤼네발트(Matthias Grünewald:1460-1528)의 ‘이젠하임 제단화’를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운터린덴 박물관은 13세기 도미니크회 여자 수도원이었던 곳을 1835년부터 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이곳에 소장되어 있는 ‘이젠하임 제단화(Isenheim Altarpiece)’는 실제로 꼭 보고 싶었던 작품이다.

뒤러(Albrecht Dürer), 크라나크(Lucas Cranach)와 함께 독일을 대표하는 화가인 그뤼네발트의 작품 중 가장 수작으로 뽑히는 그림이다. 이 그림은 원래 이젠하임 수도원에 있었던 것이기에 이젠하임 제단화로 부른다.

십자가의 예수님의 모습을 당시 유행하던 페스트 환자처럼 그려 페스트로 고통받고 있던 환자들을 위로하며 환자들과 고통을 같이 나누고자 한 작품으로 높이 평가되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모든 예술 작품이 그렇듯 실제로 볼 때의 감상은 사진으로 볼 때와는 많이 다르다. 실제로 작품 속의 예수님을 대하니 그 고통이 고스란히 전해 오는 것 같아 예술의 위대함이란 이런 것인가 생각게 한다.


예수님의 ‘부활(The Resurrection)’을 그린 두 번째 패널의 색감은 눈이 부실 정도로 강렬하여 고통에 시달리던 암흑의 시대와 대조를 이루어 그림을 보는 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그림이란 평이 전혀 무색하지 않았다. 혹자는 이 그림을 보기 위해 콜마르를 방문한다는 이들도 있다. 대단한 작품이다.

운터린덴 박물관의 제단화


'십자가의 예수(Crucifixion)'(좌)와 '부활(The Resurrection)'(우)


동화 같은 이 도시도 역시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크리스마스 마켓이 아름답기로 유명한데 밤늦은 시간 그 많던 사람들은 사라졌지만 밤을 밝히고 있는 크리스마스 장식들은 마치 나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로 만들어 주는 것 같다.

지금도 그날 밤의 ‘콜마르’를 생각하면 마치 동화 속으로 들어가 꿈속을 걸어 다녔던 것 같은 느낌이다. 깨고 싶지 않은 예쁜 추억의 마을 콜마르다.

현실과 꿈의 경계가 어디인지 예쁜 크리스마스 장식 불빛들이 아른거리며 시야를 가린다.

어디선가 소피와 하울이 콜마르의 지붕 위를 날아다니고 있을 것 같은 밤이었다.



깊은 밤의 콜마르 크리스마스 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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