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핑 포인트, 인생뒤집기

by Shin란트로

작은 변화가 만드는 극적인 순간

티핑포인트 제2탄이라고 할 수 있는『티핑 포인트의 설계자들』을 읽었다. 1탄의 내용이 가물가물해서 독서노트를 찾아봤다.

『티핑 포인트』는〈워싱턴포스트〉기자 출신인 말콤 글래드웰이 2000년에 쓴 책이지만, 나는 2020년에 읽었다. 2020년, 팬데믹이 세상을 멈춰 세웠다. 그때까지 나는 경영이나 마케팅 같은 분야에는 관심이 없었다. 내 관심사 밖의 세상을 굳이 들여다볼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세상이 바뀌었다. 아니, 세상이 바뀌는 순간을 목격했다. 그리고 나도 변했다. 내 관심사 밖의 세상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걸려든 책이 말콤 글래드웰의 『티핑 포인트』였다.

티핑포인트(Tipping Point)작은 변화나 아이디어가 쌓여서 그 이전으로 되돌릴 수 없는 큰 변화를 일으키는 전환점, 임계점을 말한다. 독감처럼 번져서 모든 사람에게 유행하는 순간, 그 찰나의 임계점에서 세상은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태어난다.

이 티핑 포인트가 일어나는 사회 현상들을 분석하면서 3가지 원리를 언급한다.


소수가 만드는 거대한 물결

첫 번째가 소수의 법칙(The Law of the Few)이다. 아무리 세상을 뒤흔드는 변화도 특정 소수에서 시작된다. 경제학에 80/20법칙이 있는데, 모든 일의 약 80%는 참여자의 20%가 수행한다는 이론과 같은 맥락이다. 그럼 변화를 만들어내는 소수는 어떤 사람들일까?

사회적 유행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소수의 사람들을 3가지 유형으로 구분하여 설명하는 부분이 흥미로웠다.

커넥터(Connector)는 마치 별자리를 잇는 선처럼 사람과 사람을 연결한다. 우리와 세계를 연결시키는 사람들, 우리를 사교모임에 소개하는 사람들, 다양한 세계와 문화, 공동체에 속해 있으면서 사람들을 한데 모으는 효과를 일으키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약한 유대(weak tie)'라고 부르는 우호적이지만 가벼운 사회적 관계를 통달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모든 사람을 흥미롭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상대에게 열중하고, 또 그 상대도 알지 못하는 면들을 발견해 낸다. 새로운 정보나 아이디어를 구할 때 이 '약한 유대'가 강한 유대관계보다 더 힘을 발휘한다. 내가 속속들이 알지 못하는 그들은 나와 다른 세계에 있기 때문에, 내가 모르는 무언가를 알 가능성이 훨씬 많다. 친밀하지 않기에 오히려 더 강력한, 내가 모르는 세계로 통하는 다리. 그것이 바로 커넥터의 힘이었다.

1775년 미국의 독립전쟁 당시 영국군의 공격 소식을 알렸던 두 명의 메신저, 폴 리비어와 윌리엄 도스를 비교 해 보면, 입소문 유행은 폴 리비어 같은 커넥터의 작품이다.


메이븐(maven)은 다르다. 그들은 세상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수집하고,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정보 전문가들이다. 제품 리뷰에 진심이고, 마켓의 세일 가격의 진위를 확인하는 진실의 수호자다. 데이터뱅크처럼 정보를 제공하며, 도움을 주고 싶어 하는 순수한 이타심을 가졌다.


세일즈맨(Salesmen)메이븐에게서 메시지를 제공받아서, 메시지를 퍼트리는 전달자다. 커넥터가 사회적 접착제 역할을 한다면, 세일즈맨은 우리가 들은 것을 확신하지 못할 때 우리를 설득하는 기술을 가진 사람들이다. 그들은 에너지와 열정이 넘친다. 매력적인 화술과 호감 있는 표정으로 정보나 메시지에 생명을 불어넣고 우리를 설득한다. 그들에게는 거부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 상호 동조성이라는 인간의 본능을 자극해, 우리의 행동과 감정까지 전염시킨다.


기억에 새겨지는 메시지

고착성 요소(The Stickiness Factor)를 읽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한 귀로 들어와 다른 귀로 흘러나가는 메시지는 죽은 메시지다. 어떤 메시지가 대유행하려면 사람들의 기억에 남아야 한다. <세서미 스트리트>와 <블루스 클루스>는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방송하는데, 아이들은 예측할 수 있는 부분에서 확신과 자아존중감을 느끼게 된다. 또 이야기를 따라 자신이 직접 풀어가면서 능동적으로 참여하면서 고착화된다. 광고계에서는 광고가 기억되려면 최소 6번은 노출되어야 한다고 한다.

또한 메시지가 기억되려면 현실적이고, 개인적이며, 즉각 행동할 수 있는 메시지여야 한다. 예일대 4학년에게 파상풍 주사를 맞도록 소책자를 나눠줬다. 파상풍의 위험을 아무리 심도 있게 묘사해도, 지도와 접종 시간표를 포함한 내용이 더 많은 사람을 움직였다.


환경이 사람을 바꾼다

상황의 힘(The Power of Context)을 읽으며 가슴이 철렁했다. 1990년대 뉴욕 지하철의 기적은 거창한 정책이 아니라 낙서 지우기와 무임승차 단속에서 시작됐다. '깨진 유리창 이론'이 증명하듯, 범죄를 불러오는 환경이 사람의 행동을 결정했다.

1970년대 스탠퍼드 대학의 모의 감옥 실험에서도 죄수와 간수라는 환경이 그 사람들의 폭력적 행동과 감정을 유발했다. 프린스턴의 선한 사마리아인 실험 또한 마찬가지 결과였다. 평소 자신의 신념이나 생각보다 "늦었다"는 현실적인 상황이 인정 많던 사람을 고통에 무관심한 사람으로 행동하게 했다. 우리는 성격이 아니라 상황에 의해 움직였던 것이다.


그리고 '150의 법칙'도 흥미로웠다. 150이라는 숫자. 마을 종족의 주민 수에서, 군사조직에서, 농촌 공동체에서 반복되는 이 마법의 숫자. 우리 뇌의 신피질이 감당할 수 있는 진정한 사회적 관계의 최대치가 150명이라고 한다. 그 이상으로 커지면 유대감은 희미해지고, 공감 능력은 무뎌진다. 반대로 가족처럼 유대감이 강한 관계에서는 상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만큼 기억의 공유가 두드러진다. 이렇게 친밀성과 신뢰가 쌓인 관계 속에서 우리는 가장 효율적으로 반응하고, 에너지의 최대치를 끌어낼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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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er's Note: Read&Do

나만의 티핑포인트를 향하여


나는 전형적인 메이븐이다. 관심 있는 분야를 깊이 파고드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넓게 보다는 깊이 있게 공부하는 게 더 재미있다. 지식을 쌓고, 정보를 정리하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 한다.

하지만 메이븐 혼자서 티핑포인트를 만들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무리 좋은 정보를 가지고 있어도, 그것을 세상에 전달할 커넥터가 필요하고, 사람들을 설득할 세일즈맨이 필요하다.

내가 직접 커넥터나 세일즈맨이 되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할까? 어쩌면 평생을 쏟아부어도 그들처럼 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성향이란 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으니까.

그렇다면 전략을 바꿔야 한다. 내가 커넥터가 되는 대신, 커넥터에게 '커넥트'되면 되는 것이다. 그동안 나를 옭아맸던 건 '약한 유대'에 대한 막연한 부담감이었다. 깊지 않은 관계는 가벼워 보이고, 때로는 이기적으로 느껴졌다. 하지만 나 같은 메이븐에게 '약한 유대'는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다리라는 걸 이제 깨달았다.

커넥터들은 아마 이런 고민조차 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에게는 사람을 만나는 것 자체가 즐거움이고, 자연스러운 일이니까. 세일즈맨 역시 설득에 대한 죄책감 같은 건 느끼지 않을 것이다. 그게 바로 그들의 열정이니까.


그리고 상황의 힘 법칙은 내게 가장 실질적인 도구가 될 것 같다. 해야 하는데 자꾸만 미루게 되는 일들, 시작하기 두려운 프로젝트들. 이제부터 내 의지에 의지하지 않겠다! 대신 시스템 속에 나를 가둬버리겠다!!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겠다!!!

뉴욕 지하철의 낙서를 지운 것처럼, 내 주변의 '깨진 유리창'을 하나씩 고치고, 나를 변화시킬 환경을 설계하면 된다.

메이븐으로서의 깊이를 유지하면서, 커넥터와 연결되고, 상황의 힘으로 나를 둘러싼다. 이것이 나만의 티핑포인트 전략이다. 거창한 변화는 아닐지라도, 작은 연결 하나, 작은 시스템 하나가 쌓여 어느 순간 임계점에 도달할 날을 기대한다. 나의 티핑 포인트를 기다리며, 오늘부터 한 걸음씩 나아가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