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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프롷 Jan 14. 2018

알아야 재밌다

다키스트 아워

안국동에 있는 시사실. 오후 3시에 시작인데, 도로가 주차장입니다. 중간에 내려서 지하철을 타고, 헐레벌떡 뛰었지만 결국 초반 30분을 날렸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대문짝만하게 자막이 뜨더만요. Gary Oldman. 


'응?? 게리올드만이 나왔어?'


'덩케르크 작전과 연관된 내용이다' 정도만 알고 갔거든요. 훌륭합니다. 특수분장도, 연기도. 일주일 뒤 영화를 다시 봤는데, 알고 보는데도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러니까 골든글로브에서 상을 받은 거겠죠.

1940년 5월, 덩케르크 작전이 어떻게 시작됐는지를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전쟁을 다루지만, 전쟁 영화라기 보다는 정치 영화에 가깝고요. 전쟁을 결정하는 사람들, 특히 윈스턴 처칠이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를 찬찬히 따라가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풉니다.


영국은 우리와 법체계도 다르고, 정치체계도 달라요. 의원내각제를 하는 나라 중에서도 웨스트민스터 제도의 대표주자라(캐나다, 인도 등) 의석 배치가 낯설게 여겨질 겁니다. 2차대전과 관련된 상식, 영국의 정치제도, 윈스턴 처칠에 대한 이해도가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호오가 분명히 갈릴테고요. 아는만큼 재미있습니다.

고증도, 미장센도 여러모로 공들여 잘 만든 영화라는 게 느껴집니다. 이야기의 기승전결이 명확해서 쫄깃쫄깃한 영화를 기대하시면 좀 그렇고요. 윈스턴 처칠 한 사람에 집중하는 영화니까, 그양반에 대해 한 번쯤 훑어보고 가시는 게 영화를 즐기시는데 도움이 되겠네요. 특히, 유명한 처칠의 연설문을 들여다 봤다면 묘한 전율을 느끼실 수도 있어요. 물론 남의 나라 뽕영화라 여기실 수도 있겠으나.

워킹타이틀과 완다픽쳐스가 제작했고요, 우리나라는 UPI가 배급했습니다. 이 영화를 보시고 크리스토퍼 놀란의 덩케르크(2017), 톰 후퍼 감독의 킹스스피치(2010)을 보시면 그 시기 영국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를 하시는데 도움이 될 거예요. 둘 중 하나만 골라야 한다면? 당연히 덩케르크.


p.s. 알아야 재밌어요. 난 말했어요 분명히.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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