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글로 만들어진 것들

인연

by citevoix



2년 전쯤이었을까. 사무실 옥상정원에서 따스한 봄바람을 만끽하고 있을 때 휴대폰 진동이 울렸다.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혹시 코난님 맞으실까요?"


"네?! 네...맞는데요?"


"아! 반갑습니다. 저는 데이트립 대표 Y입니다. 얼마 전, 문자로 먼저 인사드렸는데 잠시 통화 가능하실까요?"


며칠 전, 나의 sns의 사진과 글을 보고 콘텐츠 큐레이터로 섭외하고 싶은데 관련하여 얘기를 나누고 싶다는 연락이 왔었다. 그때만 하더라도 나는 '굳이 나를 왜...?'라는 생각과 지금 하고 있는 일도 바빴기에 다른 곳에 신경을 쓸 여유조차 없는 상황이라 거절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나는 호기심과 복잡한 생각들로 가득한 infj형 사람이기에 '얘기라도 한 번 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연락처를 남겼었고, 그렇게 까맣게 잊고 있던 찰나에 연락이 왔던 것이다.


요약하자면 이랬다. 데이트립은 사람들이 매일 세계를 탐험하여 영감을 주기 위해 신뢰할 수 없는 리뷰가 난무하는 세상에서 현지 큐레이터를 영입하여 신뢰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건축가, 여행작가, 사진작가 등 현지 전문가들이 엄선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디스커버리 플랫폼이었다. 그런데, 나는 건축가도 여행작가, 사진작가도 아니었다. 굳이 끼워 맞추자면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 건축계열을 전공해 관련 직종에 재직 중인 사람이 일과 취미에 대해 글과 사진을 남기는 그런 사람이었고, sns에 올려 추억팔이하는 다른 특별한 차이 없는 사람이다.


대표님은 나의 이야기를 듣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연락드린 겁니다. 코난님이 단순 취미와 기록을 위한 콘텐츠들이 저희가 가고자 하는 콘텐츠 방향이고 무엇보다 데이트립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희와 함께 해 주셨으면 해서 연락드렸습니다."


"아 그런가요...? 전혀 생각지도 못했는데 좋게 봐주셨다니 감사합니다. 하하..."


"직접 만나 뵙고 말씀드려야 하는데 팬데믹으로 인해 유선으로 연락드리게 되어 죄송합니다. 다음에 상황이 나아지면 직접 만나 식사하면서 더 많은 얘기 나누면 좋겠습니다."


"네 꼭 그렇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2년이 지난 지금, 나는 여전히 데이트립 큐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그 사이의 시간 동안 적지 않은 일들이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회사를 두 번이나 이직을 하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있고 대학원까지 진학하며

정신없는 나 날을 보내고 있다. 팬데믹 상황이 어느 정도 끝나면서 실제로 데이트립 관계자들 그리고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콘텐츠 큐레이터들과 만남을 가져 식사와 함께 다양한 이야기들을 나누기도 했다.


사실, 그 이후의 이야기들이 정말 많다. 그 사이에 새로운 인연들도 만나고 새로운 경험과 기회들도 있었다. 기회가 된다면 이 이야기들도 앞으로 써보려고 한다. 오늘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우리 모두는 각자 자기만의

콘텐츠를 매일매일 생성하고 있다. 나처럼 사진과 글이 될 수도 있고, 아니면 그림과 음악이 될 수 도 있다.

표현하는 방식은 다를 수 있지만 그 본질은 크게 다르지 않다.


내가 지금 느끼는 기분을 기억하고 남들과 공감하기 위해, 새로운 영감을 얻기 위해 그리고 어쩌면 새로운

인연이 될지도 모르는 날들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글 | citevoi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