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오에서 결혼한 사람 이야기 #4
첫 번째 남자 : 에너지 공기업 다니는 냥군
두 번째 만남.
냥군은 매너까지 완벽했다. 내가 괜찮다고 생각했던 식당 목록을 보내주니, 그중에서 제일 비싼 곳을 예약했다. 그것도 코스로!
'냥군... 후훗, 나의 매력에 빠져버렸군!'
잘생기고 매너 좋은 냥군과의 식사가 끝나고, 카페로 걸어가는 길이었다.
자연스럽게 냥군에게 팔짱을 꼈다. 보통 이렇게 팔짱 끼면 다들 좋아하던데?
냥군이 나한테 빠졌다고 생각하며 안심한 탓일까. 아니면 내가 너무 앞서간 걸까.
하이톤의 냥군은 키야앙 거렸다
"지금 뭐 하시는 거예여!@#$%!#%$"
그의 앙칼진 외침은 마치 홍대클럽에서 부비부비하는 남자한테 질색하며 외치는 여자의 그것과 비슷했다.
하지만 이곳은 홍대 클럽이 아닌, 유적지가 많은 한적한 공원에서 카페로 가는 길목인걸? 분위기와는 완전히 어긋난 그 반응에 나는 너무 당황스러웠다.
"앗.. 죄송해요"
당연히 그다음 대사는 "아 장난이에요~"일 줄 알았는데...
예상과는 다르게
냥군은 그대로 자기 팔을 감싸 셀프 팔짱을 끼더니(마치 내가 다시 팔짱 못 끼게 방어하는 듯한 모양새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쭉 카페까지 대화를 이어갔다.
와, 이게 뭔 상황이지?
내가 싫은 거면 어색해 지기라도 하던가, 아니면 장난이라고 말하던가.
냥군, 정말 종잡을 수 없는 캐릭터다.
(제 남편은 냥군일까요? 궁금하시면 계속 읽어 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