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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인사이트트 Oct 24. 2024

듀오에서 결혼한 사람 이야기 #1

27살 그녀는 왜 결혼정보회사에 가입했을까?

서울에 있는 대학교를 나왔다. 대학생 때 너무 놀아서 취업은 못했고, 공무원이 되었다. 대한민국에서 이뤄야 할게 세 가지라 하던데 학교, 직장, 그리고 결혼.


'현모양처가 꿈이었는데 이런 나의 꿈을 실현시켜 줄 남자 어디 없을까?'


20대 중반에서 후반으로 넘어가던 설 연휴, 자취방에서 혼자 맥주를 마시며 유튜브를 보고 있었다. 그때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진동소리)


'결혼해 듀오'


평소 같았으면 그냥 끊었는데 그날은 유독 외롭고 쓸쓸해서 상담사 언니랑 수다를 맘껏 떨었다.


상담사 언니가 조건이 너무 좋다며, 금방 좋은 남자 만나게 해 준다고 자연스럽게 꼬시더라


아 역시 술이 웬수다.


다음 날, 눈앞에 보이는 330만원 6개월 할부 영수증.


"그래, 곧 상여금 받으니까 괜찮아"



듀오에 가입하면 프로필 작성을 해야 한다.


상담사 언니랑 매칭 매니저는 역할이 다른데, 뭐 이 글 읽는 독자들은 그런 거 보다 내 썰이 궁금하겠지? 관련 정보를 얻고 싶으면 알아서 검색하길 바란다!


카톡으로 매니저 언니에게 프로필에 적었으면 하는 내용을 전달했다

1. 운동을 좋아하는 점

    남자한테 어필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2. 요리를 잘하는 점

    남자한테 어필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3. 아이를 많이 낳고 싶은 점

    남자한테 어필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이 카톡 메세지를 적으면서 보는 사람도 없는데 혼자 수치스러워 죽는 줄 알았다. 저 셋 다 내 모습이 맞긴 하지만, 어딘가 팔려가고 싶어서 안달 난 정육점 고기처럼 느껴져서 현자타임이 세게 왔다.

하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이왕 큰돈 냈으니 관심 많이 받아서 좋은 남편 만나는 거야!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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