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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5. 칭찬이 오히려 불편한 이유

by Opellie
『작품 속 인물 및 사건에 대한 안내』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장소, 단체, 사건은 작가의 상상력에 기반한 허구입니다. 현실 속의 실제 인물이나 사건과 유사하더라도 이는 순전히 우연의 일치이며, 어떠한 의도나 사실과의 연관도 없음을 밝힙니다.


에피소드 개요

“좋았어요.” “역시 잘하시네요.”
이 말들이 왜 어색하고, 때때로 부담스럽게 느껴질까?
이번 화는 칭찬이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상대와의 거리, 언어의 형식, 맥락 없는 인식 구조에서 불편이 생긴다는 걸 보여주고, 칭찬은 줄 수 있는 말이 아니라, 건네는 방법과 시점까지 고민해야 하는 구조의 언어라는 걸 이야기한다.


SCENE 1 - 발표 직후 회의실 / 수요일 오후 2시

(프레젠테이션이 마무리된다. 박수 몇 번, 이어지는 짧은 코멘트들.)
(팀장은 다정하게 말을 건넨다.)


팀장

나윤 님, 발표 좋았어요. 역시 깔끔하고 신뢰가 갑니다. 감사합니다.

(백나윤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표정은 어딘가 조심스럽다.
회의실을 나오며 혼잣말을 한다.)


백나윤(속으로)

“좋았어요”…
그 말이 고마운데도, 왜 그다음 말이 궁금해질까.
뭐가 좋았는지, 어디를 신뢰한 건지—
그게 없으니까, 그냥 칭찬받았다는 느낌만 남고
내 일에 대한 피드백은 없는 기분이다.

(카메라는 백나윤이 회의실 복도를 걸어가는 모습을 담는다.
손엔 발표 자료가 들려 있지만,
그 자료 안 어떤 부분이 사람들에게 의미 있었는지는 아직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다.)


SCENE 2 - 인사팀 회의실 / 목요일 오전 11시

*(화이트보드 상단엔 이렇게 적혀 있다.)

“칭찬은 표현이 아니라, 맥락을 담는 구조다.”

(책상 위엔 최근 펄스 서베이 결과 요약본, 칭찬 피드백 맥락 분석 시트가 놓여 있다.
정지우가 발표를 시작한다.)*


정지우

이번 설문에서 “칭찬을 받을 때 마음이 편했는가” 항목에

‘그렇다’는 응답은 47.8%,
‘어색하거나 이유를 모르겠다’는 응답은 41.2%였습니다.

자유 응답 중 가장 자주 등장한 표현은

# “뭐가 좋았는지 모르겠는데 그냥 수고했다는 말 같았다.”
# “칭찬이 나를 위로한 건지, 그냥 회의 마무리 말인지 헷갈렸다.”
# “‘잘했어요’보다 ‘어디가 좋았는지’가 더 듣고 싶었다.”

입니다.


이윤호

칭찬이라는 말이 전달되었지만, 그 사람의 ‘일’이나 ‘맥락’이 아니라
관계 상의 분위기만 강조되는 말이 되어버렸다는 뜻이네요.


정지우

맞아요.
그래서 칭찬이 고마움보다는
“해당 순간을 빨리 지나가고 싶은 감정”을 남기는 경우가 많았고요.
칭찬이 연결을 만드는 게 아니라, 어색함을 만드는 구조처럼 인식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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