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중에 후배와의 번개로 기분 좋아져 쓴 메모가 술이 깨고 다시 읽어보니 뒤죽박죽이라 수정함.
사람은 일생을 살다가 죽으면 한줌의 흙으로 돌아간다
그럼 우리는 왜 사는 것일까 저절로 그런 의문을 가지며 보낸 날이었다
우면산의 나무처럼,
길가의 풀처럼,
창 밖에 지저귀는 새처럼
그냥 살아가는 거라고 얘기하지만
우리는 7만 년 전 인지혁명의 덕분에
허구를 믿는 전두엽과 신뇌를 가지는 축복을 받았지
자유, 평화, 사랑, 헌신, 봉사, 우정, 추억, ...
무수히 많은 추상을 믿으며 살고 있다
좋아하는 사람들을 그리워하고
가끔 오늘처럼 번개로 만나 정을 나누고
의미 없이 주고받는 대화
보드카 일곱 잔
맥주 네 잔
볼에 지방이식을 하고
본인의 변신에 만족스러운 듯
가끔씩 우리 자리로 와 친밀감을 보이는 주인님
작은 바에는 빌리 조엘의 피아노맨이 흐른다
Well, we’re all in the mood for a melody
이 시간 우리의 시간은 우리 삶에 작은 허구의 의미 하나를 얹는다
우리를 지탱하는 힘
고단한 하루 끝에 백수선배를 찾아 고맙다.
사는 게 고단하다는 후배의 지친 표정에 마음이 서늘하다.
고단한 삶도 괜찮다. 돌아보면 우린 늘 쉽지 않았어.
놀아봐. 피곤하게 일하는 사람들이 엄청 부러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