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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rlie Choi Jul 08. 2019

29살 대학생의 마지막 대외활동

with LG글로벌챌린저 25기

4차산업혁명 청년체험단 그 후...

4차산업혁명 청년체험단 활동이 공식적으로 2019년 2월 22일에 끝이 났다.


기술과 테크 기반 스타트업 그리고 관련 제품들에 관심을 많이 가지기 시작했던 2015년을 시작으로 2019년 약 4년이라는 시간을 스타트업이라는 생태계를 지켜보는 사람으로서 <대구광역시 4차산업혁명 청년체험단>은 나에게 정말 엄청난 경험을 선물로 준 계기였다.


각 분야에 사람들과 열정적으로 자신의 삶을 만들어가는 멋진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 이 부분이 나에게 인생의 가장 큰 생일선물과 같았다.

2019년 2월 이후 나에게는 학교를 졸업을 해야 한다는 중대한 mission이 있었다. 스타트업에 근무를 하면서 받은 학사경고 2회 그만큼 어마어마하게 많은 'F'학점. 그걸 메우는데 최대 2년이라는 시간을 써야 한다는 것에 굉장히 부담감을 느꼈다.


"이제 학교 졸업에만 신경을 쓰자"라고 하며 경북대학교의 학생으로 돌아왔다.

'공부도 때가 있다'라는 말을 오래전부터 생각해왔기 때문일까. 학기를 시작하고 나의 눈에는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무엇인가'를 본능적으로 그리고 굉장히 자연스럽게 찾기 시작했다.


우연의 일치일까 3월 초 내 모교에 '글로벌 챌린저'라는 대학생으로 할 수 있는 대외활동이 눈에 들어왔다.

고민을 굉장히 많이 했다. "그냥 빨리 학교 졸업을 하는 것이 좋지 않으냐?",  "왜 계속 딴 곳에 눈을 돌리느냐?"

그런데 시간을 계산해본다면 대학생 대외활동은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 그런 과제가 아니었다.


그래서 주변 지인들에게 모교 '글로벌 챌린저' 관련해서 물어보던 도중, 함께 청년체험단을 다녀온 동생이 연락이 왔다.

형 LG글로벌챌린저라고 아세요? 같이 하시죠!!!


LG글로벌챌린저? 

사실 처음 들어봤다. 대략적인 설명을 해주던 동생의 말이 기억이 난다. 팀의 주제에 관련해서 탐방 지역과 관련 기관을 직접 컨택하고 주제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는 프로젝트다. LG에서 전액 지원을 하는 대학생으로 할 수 있는 최고의 대외활동이라고 이야기했다. 정말 대수롭지 않게 "그래?! 같이 하자!"라고 했다. 바로 며칠 뒤 주말 함께 할 팀원들을 만났다. 컴퓨터학부 2명, 경제통상학부 1명 그리고 건축공학과 1명 이렇게 모였다. 아직 주제도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팀의 팀장을 맡은 팀장님은 'UD'라는 키워드에 꽂혀있었다.


UD는 'universal Design' 보편적인 디자인이라는 뜻이다. 지체부자유의 사람들, 남녀노소 모두가 보편적으로 평등하게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이라고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대중교통에 설치된 높낮이가 다른 손잡이, 계단과 함께 비탈길을 만들어 휠체어도 이용할 수 있는 계단 등이 예로 사용된다. 결론적으로 팀장의 고집을 사실상 듣기를 정말 잘했다. 어떻게 지금 우리의 주제가 선택을 했는지 명확하지는 않지만, 현재 국내의 '코딩교육' 열풍을 'UD'와 엮을 방법을 찾다. 현재의 'AI'와 'UD'를 엮어 버렸다.


정말 신의 한 수라고 해야 할까?

항상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때 사회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사회적 이슈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AI에 관련된 이슈를 찾다가 우연히 '인공지능 스피커'가 사투리를 알아듣지 못한다는 신기한 문제점을 찾았다.

이 문제는 모두가 평등하게 편견 없이라는 'UD'의 개념에 적용시킬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대박이었다.

그렇게 LG글로벌챌린저 합격을 하기 위한 고생길이 만들어졌고, 'UDAI : 유니버설 디자인(UD)을 적용하여 편견 없는 인공지능(AI)을 만들다.'라는 주제를 선정하게 되었다. 거의 매일 동생들과 내 작업실에 모여서 밤샘 토론과 PPT 작성에 매진을 하였다.


그렇게 약 3개월의 준비기간을 거치고 서류 제출하기 전 5일 정도를 남겨둔 날

나는 이 친구들이 'LG글로벌챌린저'에 이렇게 목숨을 걸듯이 열심히 하는 모습에 이해를 하지 못했다.

아니 내가 너무 무지했다는 뜻이 더 정확할 것 같다.


그래서 물었다.

너희들 왜 이렇게 열심히 하는 거야?
잉? 형!! 이거 입상을 하면 4학년은 LG에 바로 취업이고 3학년은 LG 인턴 기회가 주어져요... 모르셨어요?


전혀 몰랐다. 내가 정말 무지했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대답이었다. 내가 준비하는 프로젝트에 혜택이 그냥 해외 경험을 시켜주는 것이라고만 생각을 했다. 바로 눈이 뒤집혔다.


학점이 4.3 만점에 2.27이라는 저조한 성적을 가지고 있는 나는 내 인생에 대기업은 지금 가질 수 없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내가 스타트업에 있으면서 회사를 매각 혹은 IPO 시켜 능력을 인정받아 대기업에 스카우트되어 가는 방법 말고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대기업에 입사하는 것보다 회사를 성장, 매각, IPO가 사실 더~~ 어렵다)


내 머릿속의 뉴런들이 엄청난 속도와 에너지를 뿜으며 나에게 전달을 했다.

"야 니 인생에 대기업을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목숨을 걸어!"

그 이후로 미친 듯이 집중을 했다. 밤샘까지는 아니더라도 거의 매일 모여서 준비를 했고, 서류를 제출했다.


결과는

합. 격.

사실 개인적으로 우리의 주제가 굉장히 참신하고 사회에 꼭 필요한 문제 중에 하나라고 생각했다.

MS와 카카오가 AI 개발에 필요한 윤리헌장을 발표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관련한 사회적 문제가 한국에도 분명히 나타날 것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제 남은 것은 최종면접.

올해 초 미국을 다녀오고 난 후 학교 중퇴를 고민하면서 취업 면접을 굉장히 많이 보았다.

그래서 그런지 어떠한 질문이 들어올지에 대한 준비를 마음속으로 해왔다. 그리고 동생들과 예상 질문지 100가지를 만들었고, 면접 준비를 했다.


최종 면접일이 가까워졌을 때 팀의 유일한 홍일점인 동생을 통해서 같은 학교에서 서류를 통과한 팀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우선 먼저 우리에게 연락을 준 팀은 '시리얼'이라는 팀이었다.

같이 면접 준비해요!

우리 팀장이 처음에는 꺼려했다. 무엇인가 우리의 강점을 빼앗길 수 있다는 걱정 때문에... 그래서 나는 절대 걱정하지 말고 서로 보지 못했던 시야를 공유하고 준비를 하자고 하며 설득했다.


스타트업에 있으면서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아이디어가 굉장히 특별해서 공개하면 빼앗길 것을 걱정하는 첫 사업을 시작하는 CEO분들의 모습을 우리 팀장한테서 보았다.

절대로 좋은 아이디어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우리는 그것을 세상에 알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피드백을 받아야 하는 것이 스스로에게 좋은 인사이트를 주는 기회라는 것을 설명했다.


그렇게 만난 '시리얼'팀 함께 면접 준비를 하면서 서로의 좋았던 점과 고쳤으면 좋을 것 같은 정보들을 공유했다. 그 시간 동안만큼은 굉장히 행복했다.

내 눈에는 마치 우리의 모습이 '스타트업'의 조직, '구글'의 조직원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정말 보수적이던 우리 팀장의 모습도 굉장히 달라졌다. "우리가 보지 못했던 점을 공유해서 더 탄탄하게 준비가 되었어요!"라며, 지금 시대에 사람 사이의 정보와 지식 공유는 스스로를 성장시키는 좋은 자극제라는 것을 다시 한번 스스로 정립했던 시간이었다.


덕분에 학교 축제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악마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잘 준비할 수 있었다.

당연히 준비하느라 나는 축제 장소에 발도 대지 않았다. 이것이 우리가 합격한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

"다른 친구들이 즐기는 동안 우리는 우리 스스로에게 기회를 만들어 주었고, 커리어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 노력했다." 이 것만으로 나는 우리 팀이 더욱 LG글로벌챌린저에 합격을 해야 한다는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면접 준비

그렇게 떨리는 가슴을 품으며 면접장을 가는 날.

너무 긴장한 탓일까? 잠도 2시간밖에 취하지 못했다. 직장을 다니면서 100명 이상의 대형 PT도 해보고 초, 중, 고, 대학생들 대상으로 강의도 했던 나로서 정말 웃긴 날이었다. 그렇게 긴장이라곤 하지 않던 내가 면접 1시간 전까지 너무 많이 떨었다는 것이다.

면접 당일

다행히 면접을 1시간을 앞두고 면접장에서 대기를 했다. 나를 제외한 많은 친구들이 나처럼 긴장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동질감을 느껴서 일까? 갑작스레 긴장이 '탁' 풀렸다. 입이 터지기 시작했고 'TMI'인 나로 돌아왔다.


면접장을 들어가기 전에 안내를 해주던 LG글로벌챌린저 24기 선배인 미모의 여성분이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서 말을 걸어주었는데, 나를 제외한 우리 팀원들이 듣는 둥 마는 둥 하며 긴장을 한 모습을 보고 웃기도 했다.


긴장이 잘 풀려서 일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해보라는 질문에 준비했던 내 말을 충분히 전달할 수 있었다. 굉장히 감성적인 멘트를 던졌다. 다행히 면접을 보시던 분들 중 부장님으로 보이시는 분과 가장 많은 질문을 하시던 2분이 고개를 크게 끄덕여 주시며 공감을 하셨던 것 같다. 그 덕에 내 머릿속에는 "합격이다."라는 확신을 했다.


그렇게 2주 뒤 또다시 보게 된 두 글자.

합. 격.


합격 소식에 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등에 오래간만에 좋은 소식을 지인들에게 알렸고, 내 PR을 하는 기회를 가졌다. 학교 <산학협력단> 팀장님에게 부탁해서 학교 홍보팀에 '기사'를 낼 수 있게 부탁을 하였고, 덕분에 학교 메인 홈페이지에 내 얼굴이 올라가는 영광을 가지게 되었고, 뉴스 기사도 정말 많이 올라갔다.


합격 발표가 있던 당일, 가장 먼저 축하를 해준 사랑하는 나의 어머니 그리고 4차산업혁명 청년체험단 2기 단원 사람들 그들 덕분에 내가 지금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너무너무 감사하다.

다 같이 작은 담소를 나누고,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으며 정말 행복했다.

그렇게 2019년 7월 1일 <LG글로벌챌린저> 발대식으로 시간은 흘렀다. 처음으로 밟아보던 <LG 사이언스파크> 건물, 그리고 인화원에서의 1박 2일 교육, 대기업 LG에 입사할 수 있다는 아주 작은 가능성.


나에게 2019년 상반기는 정말 행복한 시간이 될 것 같다.

2019년 2월~3월에는 정말 힘들었지만, 그 덕에 대단한 사람들을 만나고 과분한 기회를 받았고 다시 한번 미국이라는 나라를 가게 되었다.


내 인생에서 3번째 가게 되는 '샌프란시스코', 2번째 가게 되는 '실리콘밸리'와 천사의 도시 'LA' 그리고 난생처음으로 가게 되는 '뉴욕'까지.

아마 이번 LG글로벌챌린저를 마지막으로 나의 대학생 인생이 마무리되지 않을까 싶다.


정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내 20대의 마지막. 29살 대학생으로 마지막으로 하는 활동으로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하는 추억과 사람들을 남겨올 수 있어서 지금 이 시간이 너무너무 감사하다.


이번에도 미국이라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나라에 엄청난 기업들과 엄청난 사람들을 만날 예정이다. 스탠포드 대학교, 캘리포니아 주립 대학교, 컬럼비아 대학교, Intel, MS, HP, Chartmetric 등 방문을 하게 된다. 아직 컨택을 해야 하는 곳을 찾고 있어 머리가 아프지만 그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그들의 이야기를 가지고 돌아와 지금처럼 브런치에 글을 쓰며 'Startup Evangelist(스타트업 에반젤리스트)'로서의 역할을 꾸준히 할 수 있게 되어, LG글로벌챌린저에 감사하고 노력해준 우리 팀 동생들에게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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