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놓고 등원하는 날은 언제 올까.
요즘 매일 아이와 함께 하루를 꽉 채워 보내고 있다. 또다시 지역 내 감염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 등원을 시키는 게 걱정스러워 선택한 가정보육인데 앞으로 2주간 어린이집, 유치원 휴원이 오늘 예고되었다.(잠깐 눈물 좀 닦을게요…)
적성검사로 육아 능력치를 알 수 있다면 아마 적성 및 능력이 1도 안 나올 게 분명한 나는 아이와 하루 종일 붙어 지내는 일이 힘들다고 말하기도 입 아프지만, 아이 돌 전을 생각하면 그냥 입 꾹 다물고 참고 있을 수 있을 정도가 됐다.
뭐 그건 그렇다 치고, 지지고 볶고 붙어 있으면 버럭 화가 솟구쳐 얼른 유치원 가거라, 그런 마음이 생기다가도 아이 하는 행동이 너무 귀여워서 웃음이 나와 발바닥에 양 볼에 마구마구 뽀뽀를 퍼붓게 된다. (이쁨과 힘듦은 늘 별개의 문제)
이 작은 꼬마가 엄마 내가 노래 틀어줄게, 그러면서 CD 서랍을 열어 엄마 취향을 간파하고 셀렉하는데 그 뒷말이 너무나 달콤하다.
엄마 내가 김동률 노래 틀어주니까 행복해?
엄마 우리 쇼팽 들을까?
어? 비티에스 형아들 CD 없네? 내가 커서 사줄게 엄마
커피 한 잔을 내려 마시려고 해도 엄마 내가 해줄게 하며 달려오고 내가 커피 한잔을 더 마시려고 하면 엄마, 아까도 커피 마셨잖아 하며 잔소리도 한다.
정말 이 작은 꼬맹이랑 매일매일 헤어졌다 다시 만났다 하는 아주 롤러코스터 같은 열정적인 데이트를 하는 기분인데 나도 내가 이럴 줄 전혀 몰랐다. 어쩌면 이렇게 살뜰한지 간식을 챙겨주면 제 입으로 들어가기 전에 꼭 내게 건네주며 엄마도 먹어봐, 그런다.
아이의 반짝반짝한 말들을 잊지 않고 다 담아두고 싶은데 뒤돌아서면 깜빡깜빡하는 엄마라 아쉽다. (사실 아이와 함께 보내는 일상은 정신이 없어서 그걸 다 기록하고 남겨둘 여유도 없다.)
가정보육도 휴원도 이젠 괜찮은데 (정말...? 아니...^^^^^^)
하루에 딱 3시간만 내 시간이 있으면 좋겠다. 아이 잠든 후 시간은 왜 이렇게 빨리 흘러가는 건지 읽고 싶은 책도 쓰고 싶은 글도 너무나 많은데 그걸 다 못하고 있으니 마음만 바쁘다.
우리 아이들은 언제쯤 마스크를 벗고 사회생활을 할 수 있을까.
우리 엄마들은 언제쯤 오늘은 보내도 괜찮을까, 마음 졸이지 않으면서 아이를 세상으로 내보낼 수 있을까.
아이랑 내일 또 신나게 놀려면 이제 자야겠다. 내일은 또 뭘 할까. 또 뭘 해서 먹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