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청년 청춘 징집 모병 진급누락 강군육성 스마트군대 폐쇄적 보수적
어제 나온 군 관련 언론 보도이다.
"국방부가 이른바 '자동 진급제'를 폐지하고 현역병의 진급 심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우려가 커지자 보류하기로 방침을 바꿨습니다."
(MBC 뉴스)
도대체 누가 '자동 진급제'를 폐지하는 정책을 기안했는지 근거와 원인, 실행 시 기대하는 효과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 아니 그전에 국방의 의무로 자기 의사와는 큰 관련이 없이 군에 입대한 청년들의 생각은 물어봤는지 궁금하다. 이 청년들과 시간을 가장 많이 보내는 부사관의 의견은 청취했는지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소위 있는 집 자식들은 어떻게 해서든 군대를 가지 않으려고 하고 있고, 소위 떵떵거릴 만큼 돈이 많거나 권력자 자신들과 자식들은 듣지도 보지도 못한 병명으로 징집을 면제받곤 했는데, 무슨 염치로 군대에 간 청년들을 또 차별 대우한다는 말인가?
장교나 부사관처럼 자발적으로 입대한 젊은이가 아니다. 장교나 부사관처럼 직업적 목적으로 입대하지 않은 이들을 일반 기업에서 하는 업적 고과, 역량 고과 같이 강제 배분하여 등급을 매기겠다는 게 제정신에 나올 수 있는 기획안인지 의구심이 들 뿐이다.
50만 장병 중에 징집으로 입대한 젊은이들을 붙잡고 물어봐라. 군대가 좋아서 자발적으로 간 청년이 있는지... 지금까지 수천 명의 대학생, 졸업생을 대상으로 강의하면서 거의 빠지지 않고 물어보는 질문이, 자발적으로 군대에 간 사람이 있나요, 였다. 미안한 얘기이지만 손을 든 친구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책상에 앉아서 엑셀로 입력값을 바꿔가며 탁상공론만 하는 실무자들과, 이들이 올리는 기안을 제대로 검토하지도 않고 결재하는 의사 결정권자들이 바뀌지 않는 한, '군대'는 이러한 딜레마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생각한다.
요즘 젊은이들은 군대에 가라고 해서 억지로 왔는데 체력이 약하다고, 사격을 못 한다고 진급에서 그리고 월급에서 왜 차별 대우를 받아야 하는가, 라고 합리적으로 생각한다는 걸 좀 알았으면 한다.
어쩌다가 모임에서 군대가 주제로 떠오르면 대부분 20, 30, 40여 년 전의 자기의 경험을 기반으로 얘기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미 많은 것들이 바뀌었는데 내용을 업데이트하지 않은 상태에서 경험과 의견을 쏟아낸다. 젊은 사람이 들으면 터무니없는 잡설 수준이다. 사실을 알아보려는 최소한의 노력도 하지 않고, 자기의 생각에 꿰어 맞추려고만 한다.
30년 전 군대 생활을 정책 기안이나 판단의 기준으로 삼지 말고, 요즘 19살, 스무 살짜리 청년의 생각으로 살펴라. 젊은이들이 볼 때 지지받지도 못할 말도 안 되는 정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