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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Sep 13. 2022

지구온난화는 인간이 일으킨 것이다

기후지식쌓기

지난 글에는 지구온난화가 현재 발생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두가지 그래프를 살펴보았습니다. 하나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증가되고 있음을 밝힌 '킬링곡선(Keeling Curve)', 다른 하나는 전 지구 평균 기온이 상승하고 있음을 밝힌 '하키스틱 커브(Hockey stick curve)’입니다.


지구온난화 : 자연발생적 vs 인간에 기인

그런데 지구온난화가 현재 발생하고 있음을 밝힌 것과 별개로 지구온난화에 대해서는 다른 논쟁이 있습니다. 바로 지구온난화가 자연발생적인 현상인가? 아니면 인류가 일으킨 문제인가 라는 논쟁입니다. 


남극의 빙하의 두께는 1.6km 정도로 매우 두껍습니다. 이 빙하는 과거부터 한해한해 쌓여 지금과 같은 두께를 만들었습니다. 이 빙하를 조사하기 위해 둥그렇게 길게 구멍을 뚫어 길고 긴 원통 모양의 빙하 얼음을 캐냅니다. 이 빙하 얼음을 빙하 코어(core)라고 합니다. 지금까지 인류가 캐낸 가장 긴 빙하코어를 통해 과거 74만년 전까지의 과거를 추적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추정한 과거의 기후를 고기후(古氣候, paleoclimate)라고 합니다.


과학자들이 과거의 평균기온을 추정한 결과 과거 80만년간 전 지구 평균기온은 간빙기, 빙하기, 간빙기라는 싸이클(아래 검은색 그래프)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최근 12만년(아래 붉은색 그래프)을 좀 확대해서 살펴볼 경우에는 12만년 전부터 전지구 평균기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다가 2만년에는 산업혁명 이전 시기의 평균기온으로 복귀하였습니다. 이러한 간빙기, 빙하기, 간빙기의 자연발생적인 전지구 평균기온의 변화와 현재까지 일어나고 있는 평균기온 상승을 보고 누군가는 지구온난화는 '과거에도 발생했던 자연발생적인 현상'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12만년간 온도변화 (자료 : 김만백, 2021; 미해양대기청)


지구온난화가 인간활동에 기인할 가능성 90~99%

마이클 만의 하키스틱 커브가 공개된 이후 과학계에서는 이산화탄소와 지구온난화, 인위적 배출한 온실가스와 지구온난화의 관계를 분석한 연구가 진행되었습니다. 그러다 2007년 IPCC의 제4차보고서가 공개되면이 이 논란에 종지부를 찍습니다. 바로 '지구온난화가 인간활동에 기인할 가능성이 90~99%로 지구온난화는 인간이 일으킨 것'이라고 선언한 것입니다. 이 증거 그래프는 IPCC 2차 보고서부터 계속 업데이트 되면서 현재까지 IPCC 보고서에 수록되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의 IPCC 평가보고서인 제6차보고서(2021)의 그림을 보고 이 결론을 살펴보겠습니다.


아래 그림에서 검은색 선(observed)은 1850년부터 관측된 전 지구 평균기온 편차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래의 녹색선(simulated natural only: solar & volcanic)은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주는 자연적 요소인 화산 및 태양의 활동만을 포함한 후 기후모델을 통해 예측한 기온 편차를 나타냅니다. 관측된 전 지구 평균기온(검은색 선)과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반면 갈색선(simulated human & natural)을 살펴보겠습니다. 이 그래프는 자연적 요소인 화산 및 태양의 활동 뿐 아니라, 인간의 활동을 기후모델에 포함하여 분석한 결과입니다. 관측된 전 지구 평균기온(검은색 선)과 비교해 보면 두 그래프가 같은 패턴을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바로 이 그래프를 통해 지구온난화는 사실이며, 그 원인은 인간 활동으로 인해 발생한다고 IPCC가 결론적 증거로 제시한 그래프입니다.


과거 170년 동안 전지구 지표면 온도의 변화 추이 (자료 : IPCC AR6, 2021)


다만, 관측자료에서 전 지구 평균온도가 급격히 하락한 때도 존재합니다.

이는 대규모 화산활동에 의한 결과입니다. 그렇다면 화산활동과 지구 평균기온과는 무슨 상관일까요? 대규모의 화산이 폭발하면, 화산으로 인해 생성된 화산재는 대기권에서 성층권까지 높이 올라가 주변으로 서서히 퍼지게 됩니다. 이렇게 대기중에 퍼진 화산구름은 지구로 유입되는 태양에너지를 바로 반사시킵니다. 태양복사에너지는 지구로 유입될 경우 대기와 지표면에 의해 30% 정도 반사되어 바로 우주로 나갑니다. 대규모 화산이 발생할 경우 대기 중의 구름이 일시적으로 증가한 형태로 대기에서 우주로 바로 반사되는 태양복사에너지가 과거보다 늘어나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우주에서 지구로 들어오는 태양복사에너지 보다 지구에서 반사, 방출되는 에너지가 더 많아져서 복사평형(radiative equilibrium)이 잠시나마 깨지게 됩니다. 


결국 태양에너지 흡수량 감소에 따라 일시적으로 지구 평균기온이 낮아지게 됩니다. 1902년 과테말라 산타마리아 산(Santa Maria), 1963년 인도네이사 아궁(Agung) 산, 1982년 멕시코 엘치촌 산(El Chichón), 1991년 필리핀 피나투보 산(Mount Pinatubo)이 20세기에 폭발한 대표적인 대규모 화산입니다. 연구에 따라 조금은 다르지만 파나투보 화산은 전 지구 평균기온을 0.5도 정도 낮춘 것으로 기록되었습니다. 특히나 1883년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Krakatau) 화산은 전 지구 평균기온을 1.5도 정도 낮추었으며, 이는 유럽에서의 전례없는 강추위와 기근을 일으켜 유럽과 아시아에서만 약 200만~600만 명이 사망했다고 합니다. 최근들어서는 남태평양의 섬나라 통가에서도 대규모 화산이 발생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지구온난화는 인간으로 기인했다는 것은 명백함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구온난화는 우리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다만 화산 등으로 인한 일시적인 전지구 평균기온 상승도 발생하기도 하나 지구온난화가 발생하고 있다라는 과학적 결론을 흔들지는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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