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고 싶은 대로 마음껏 쓰는 것은 쉽습니다. 어려운 것은 독자 입장이 되어 불필요한 부분을 빼는 것입니다. 간결하지 못하고 군더더기가 많은 글을 쓰는 것이 제 특기입니다.
간결하게 글 쓰는 능력은 삶을 얼마나 간결하게 유지하느냐와도 관련이 있어 보입니다. 요즘 가장 큰 고민 가운데 하나는 어떻게 하면 to do list의 항목 가운데 불필요한 것을 최대한 빼느냐입니다.
에센셜리즘을 쓴 그렉 맥커운은 한 가지 팁을 제시합니다. 100점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 90점 미만인 것은 삶에서 지우라는 것입니다.[^1] 70점 이상도 아니고 90점 이상은 되어야 유지한다는 철학은 명쾌하면서도 군더더기 많은 삶을 사는 제게는 꽤 어려운 미션으로 느껴집니다.
그런데 이 비슷한 얘기를 Four Thousand Weeks를 쓴 올리버 버크만도 합니다. 시간은 한정적이고 1순위 이외의 목표는 다 지우라는 것이죠. 손실은 불가피하고 2순위, 3순위를 비롯한 모든 걸 다 하려는 것은 언젠가 죽는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사는 것처럼 커다란 착각이라고 봅니다.('망상'이 정확한 워딩인 것 같은데 확실하진 않습니다.)[^2]
삶에서 군더더기를 최대한 지울 수만 있다면 그 효과는 기대 이상일 수도 있습니다. 자기계발 분야의 네임드인 브라이언 트레이시는 Get Smart라는 책에서 아래와 같이 말합니다.[^3]
What’s more, you’ll become more flexible. You’ll find yourself in a better position, ready to drop the things that slow you down and grasp the new opportunities that come up.
파파고 번역
게다가, 당신은 더 유연해질 것입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을 느리게 하는 것들을 버리고 다가오는 새로운 기회들을 잡을 준비가 된 더 나은 위치에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입니다.
군더더기를 제거하는 것은 마치 더 높은 조망에서 현 상황을 바라보는 것과도 비슷할 수 있습니다. 시야가 트이고 새로운 가능성과 기회를 포착하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정리의 힘을 쓴 곤도 마리에도 정리를 함으로써 자신의 가치나 현재 중요한 관심사가 분명해지고 "자신이 진심으로 설레는 사명을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4] 여러 사람이 같은 얘기를 하고 있다면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빼지 못하는 저는 최근에 루틴 하나를 더했습니다. 하루에 한 가지씩 뭐라도 버리는 루틴입니다. 핸드폰의 사진과 PC의 download 폴더를 중점적 타깃으로 삼아서 매일 실천 중입니다. 특히 download 폴더는 파일 로딩에 시간이 걸릴 정도로 쓸데 없는 파일들을 쌓아 놓는 버릇이 있었는데, 매일 지우니 비교적 늘 깨끗한 상태를 유지 중입니다. 생각보다 더 만족스럽고. 앞으로 더 열심히 버려야겠단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