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마케팅 Day1
필자가 마케팅을 시작하면서 처음 기획을 했던 대형 행사가 있었다. 당시 기준으로 초대비용만 천만원이 넘었으니 큰 행사였다. 지금은 두 가수 중에 한 명이 송사에 휘말리면서 더블 캐스팅을 하는 행사나 TV 프로그램을보기 쉽지 않았지만 3년 전에는 두 가수가 같이 나오면 흥행은 따 논 당상이었던 때가 있었다. 최근에 송사가 마무리 되면서 오늘 아침 한 마당에 같이 나오는 두 사람을 보았다. 송대관 태진아 커플(?)이 나오는 행사였다. 백화점 마케팅팀에서 문화 마케팅(당시엔 문화마케팅이란 이름도 낯설었다)으로 진행한 콘서트였는데 이미 15년이 넘은 얘기지만 그 때도 이 두 사람이 서는 무대는 항상 만원이었다. 두 사람이 초대된 행사를 기획하고 실행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두 사람의 브로맨스는 아주머니들의 환호성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이처럼 백화점이 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바탕으로 유통을 하는 업태임에도 불구하고 가수를 불러서 고객을 유인하는 것은 이미 오래 전부터 이뤄진 마케팅 기법 중에 하나이다.
조선시대 지방의 장터는 기본인 상품거래 기능 외에 음주, 오락, 공연, 서신교환, 친지대면 등의 기능도 가지고 있었다. 상인들은 손님을 끌기 위해 남사당과 유랑 연예인을 데려와 각종 굿과 놀이 등을 벌였다. 이미 조선 시대에도 문화마케팅이란 것이 존재했던 것이다.
Stern School of Business의 Russell S.Winer 교수는 마케팅은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활동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면 그 옛날 상인들이 부른 남사당패 또한 마케팅 활동 중의 하나였던 것이고 지금도 많은 기업들이 하고 있는 문화마케팅 활동들도 그 회사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위한 여러 가지 활동 중에 하나인 것이다. 이처럼 마케팅이란 것은 사실 꼭 책에서 가르쳐 주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생성된 판매 및 판촉활동 중에 만들어진 것이다. 마케팅 이론이란 결국 시장에서 이뤄진 일을 분석하여 정리한 것 뿐이다.
마케팅은 절대 근사하지 않다.
기업은 상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기 위해서 과학적이고 감성적인 다양한 판촉활동 즉 프로모션을 진행하는데 이것은 꼭 책에서 이런 활동이라고 정의해서 이뤄진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기업을 경영하는데 꼭 경영학을 배워야 할 필요가 없는 것처럼 마케팅 활동을 하는데 꼭 마케팅 원론을 독파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면서도 마케터들이 초기에 겪는 딜레마가 있다. 내가 하는 활동들이 과연 마케팅 활동이냐? 이거 폼도 안 나는데 이거는 그냥 판촉아니야? 이런 마음을 갖게 된다. 뭔가 과학적이고 데이터에 근거한 근사한 마케팅 활동을 기획해야 하는 것이 마케팅이 아님을 아는 데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마케팅 활동은 절대 근사하지 않기 때문이다. 마케터들은 소위 말하는 뒤치다꺼리 하는 사람들이다. 훌륭한 문화행사 하나 마련해서 VIP 고객들 초대해 봐야 VIP 고객들 먹거리, 동선, 피드백을 하루 종일 신경 써야하고 윗사람들이 리소스 대비 효용이 있는 마케팅 활동이냐 감시하는 것에 안도할 만한 피드백을 줘야 하는 사람들일 뿐이다.
마케터들은 회사에 들어가면 처음에 이런 고민을 할 것이다. 우리 회사에서 4P를 어떻게 설정하지? 마케팅 4P는 Product, Place, Promotion, Price다 여기에 People이니 Package등의 여러가지 P를 더해서 8P니 10P니 한다. 물론 4P 정확하게 정의 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당신이 들어간 시점이라면 이미 다 정해져 있다. 굳이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면 마케터들은 무엇을 하는냐? 이미 연간 플랜이 짜여진 계획대로 실행하고 리소스를 점검하고 프로모션 운영을 할 뿐이다. 이러다 보니 마케터 들은 자괴감이 든다. 내가 여기서 뭐하나..
물론 그렇게 실행하다 보면 틈새시장을 노리거나 새로운 상품이 개발되거나 새로운 채널이 생기거나 등등 다양한 마케팅 기본 업무들이 마케터들의 신선한 뇌를 거쳐 프로모션이 기획되고 고객들과 만나게 된다. 결국 마케팅은 배워서 되는게 아니다. 몸이 채득하는 것이다. 그리고 책에서 배운 세분화니 USP(unique Selling Point)등도 이미 상품기획 단계에서 이뤄지는 것이니 실제로 마케팅의 업무 범위는 상상보다 넓다.
마케팅 이론은 책이 아니라 시장에 있다.
유통채널에서 가장 중요한 매체 중에 하나는 전단이다. 물론 요즘은 기술의 발달과 효용에 대한 희구심으로 많이 사라졌지만 그리고 전단이 하는 역할을 인터넷이 하고 앱이 하고 있지만 여전히 아나로그식 전단을 찾는 인구는 많다. 이런 전단을 만드는 일은 참 고달픈 일인데 전단을 아직도 유지하는 유통 채널들의 일중에 중요한 일중 하나는 전단제작과 검수다. 제작은 그렇다 치고 검수를 제대로 못하면 사고 발생율이 높아지고 사고가 발생하면 그 뒷수습이 쉽지 않다. 과거 백화점 전단의 여러 사고 중에 하나는 모피코트에 “0”이 하나 사라지는 사건이었다. 이런 일이 발생하면 어떻게 알았는지 블랙 컨슈머들이 등장하고 업체는 뭔가를 주고 사건을 마무리 해야만 했다. 그래도 요즘은 정정 안내를 하면 그 가격대로 안 팔아도 된다. 아마 판례도 있을 것이다. 그 만큼 이런 일이 많았다는 것이다.
요즘은 유통업체들이 많이 하지 않는 프로모션인데 최근에 몇군데서 부활하기도 했다. 구매사은품이다. 구매금액대별로 사음품을 증정했는데 요즘은 대체로 상품권으로 대체한다. 실물 사은품이 있는 시대엔 전쟁이 따로 없었다. 부피도 크고 상품을 증정하는 기준을 제대로 따지기 위한 업무가 만만치 않았다. 요즘은 컴텨가 다 하는 일이지만 과거에는 마케터들은 소비자들과 영수증과 도장을 들고 하루종일 전투를 치루기도 했다. 또한 어떤 사은품이 고객들에게 먹힐지 시장조사하고 새로운사은품 개발을 위해 박람회나 해외를 가는 것도 자주 있는 일이었다. 이런 시장에서 일어나는 마케팅을 책이 가르쳐 줄 수 있을까? 교수님들이 전단 검수하는 법이나 사은품 고르는 법이나 블랙컨슈머 다르는 법을 가르쳐줄 수 있겠는가?
마케터가 배우는 마케팅 이론은 학교에서 배우는 게 전부다. 그리고 그 많은 내용 중에 실무에서 사용하는 것은 극히 소수이거나 아마도 최소한 내가 한 상품을 전담하는 매니저가 되거나 새로운상품을 기획하는 단계가 아니라면 대부분 회사에서는 새로 개발된 상품을 위해 시도하는 다양한 프로모션의 내용을 채우고 그 내용이 그대로 진행되는지 체크하고 피드백이 어떻게 나왔는지 그리고 그 프로모션이 판매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분석하는 일이 마케터의 일일 것이다. 그러면서도 내가 배운 마케팅 이론은 다 현업에 적용되고 있구나를 깨닫는 다면 당신은 마케터로서 자질이 있다고 생각해도 좋겠다.마케팅 일을 하면서도 내가 하는 게 뭐지 라고 되묻는 사람이라면 마케터의 자질이 적으니 다른 업무를 알아봐도 좋을 것이다. 마케팅은 학교에서 배우는 게 아니고 길에서 매장에서 사람에게서 배우는 것이다. 이론을 배워봐야 이론은 이론일 뿐, 마케팅은 결국 시장에서 배워야 한다는 말과 동일하다. 물론 이론없는 실무는 위험하다. 똥볼차는 소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케팅은 정답이 없다. 항상 때와 장소에 따라 대상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물론 리소스가 가장 중요하기도 하다. 마케팅 원론은 한번만 읽어보면 족하다. 그리고 나서 나머지 이론은 시장에서 배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