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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명광 Dec 12. 2023

힙한 브랜드를 만드는 공간 브랜딩의 모든 것

잘 팔리는 팝업스토어의 19가지 법칙

교보문고에 실린 인터뷰 내용입니다.


인터뷰
"힙한 브랜드를 만드는 공간 브랜딩의 모든 것"―『잘 팔리는 팝업스토어의 19가지 법칙』 조명광 저
2023.12.06

Q1. 대표님 안녕하세요! 국내 최초로 팝업스토어를 분석한 책 <잘 팔리는 팝업스토어의 19가지 법칙>을 쓰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우선 팝업스토어가 자주 열리는 것을 보고 쓰게 되었습니다. 제가  2019년부터 성수에 사무실이 있었는데 처음에는 가끔 열리는 팝업스토어가 하나둘씩 소문도 나고 흥행하는 모습이 보였죠. 역설적이게도 코로나가 팝업스토어를 흥행하게 한 요인 중 하나입니다. 온라인에만 갇혀있기 너무 힘든 소비자들이 팝업은 잠깐 시간 내서 오감의 경험을 할 수 있으니까요.

저는 성수에서 열리는 팝업은 거의 다 가봤습니다. 사진을 찍고 인스타에 올리면서 성수 특파원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과정을 혼자 담고 있기에는 마케터의 재질 상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단기간에 스쳐 지나가는 팝업들을 살펴보고 정리도 해두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팝업스토어에 대한 글을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Q2. 대기업은 물론 음식, 의류, 굿즈 등 다양한 분야의 신생 브랜드도 팝업스토어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팝업스토어가 이렇게 흥행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팝업스토어는 매우 오래된 형태의 마케팅 또는 세일즈 Tool 중 하나입니다. 백화점이나 마트에 가면 팝업을 열어 신규 브랜드나 일부 브랜드의 홍보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유통업체에 들어가 있는 브랜드가 아니면 이런 일은 쉽지 않지요. 장소나 비용, 기획 및 운영 등 팝업을 운영하는 것은 새로운 스토어를 오픈하는 정도의 에너지와 자원이 필요합니다. 기존 기업들은 주로 오프라인 체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혹은 유통업체의 생태계에 들어가 있거나요. 하지만 온라인이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면서 이런 체계가 허물어지거나 온오프라인이 서로 힘을 겨루는 시기가 온 거죠. 그러면서 자체적인 고객 경험을 제공하거나 고객 커뮤니티를 만들려는 시도들이 팝업스토어 형태로 발현된 것입니다. 온라인에서는 오감의 경험을 제공할 수 없으니 오프라인에서 짧게, 다양한 긍정적 경험을 제공하면서 성공한 브랜드들이 생긴 거죠. 시몬스 스토어나 디올 성수, 피치스도원 등에서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한 SKT, 코카콜라 등등 이런 흥행을 보고 작은 기업이나 브랜드도 고객과 직접 만나는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성수지역만 하더라도 지금은 하루에 20여 개 이상의 팝업이 운영되고 있을 정도입니다. 기존 채널에서 주지 못하는 경험을 팝업스토어에서 전달하는 것이 소비자에게도 높은 만족도를 주기 때문에 이에 질세라 많은 기업과 브랜드가 팝업스토어를 열고 있는 것입니다.

 

Q3. 온라인이 시장의 절반을 채우는 세상이지만 여전히 실제 공간의 역할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팝업스토어 운영이 브랜드 마케팅에 줄 수 있는 효과들은 어떤 게 있나요?

 

 온라인의 반대말은 무엇일까요? 오프라인이라고 하실 수 있는데 지금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구분하는 것이 의미가 없습니다. 이미 디지털 세상이고요. 온라인에서는 시각적 청각적 경험을 전달해 주긴 하지만 사람은 몸 전체가 감각기관이고 이를 온전히 체험할 수 있고 거기서 재미있고 즐거운 기억을 갖는다면 정보를 습득하고 보관하는 힘이 온라인에서보다 우월할 수밖에 없습니다. 인류는 공간 안에서 역사를 만들어 왔습니다. 삶과 공간을 뗄 수가 없지요. 디지털로 오프라인과 같은 세상을 눈과 귀로 보여줄 수는 있어도 아직은 손과 코, 입으로 얻는 정보를 제공하지는 못합니다. 실제 공간은 이런 오감과 함께 전체적 기운까지 얻고 가는 것이지요.

팝업스토어는 새로운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각인시키는 활동을 할 수도 있고, 기존 브랜드가 새로운 경험을 전달하면서 리브랜딩 정도의 이미지 변신도 할 수 있고, 온라인에서 소비자를 만나는 한계를 오프라인으로 극복하거나 상쇄할 수도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 소비자들은 단순하게 필요의 해결을 위해 상품을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욕구와 인정을 같이 소비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한 번 잘 만든 팝업스토어가 TOM(최초상기도)에 영향을 주기도 하고 구매 욕구를 자극하기도 하고 취향을 저격하기도 합니다.

 

Q4. <잘 팔리는 팝업스토어의 19가지 법칙> 에는 성공한 여러 기업의 사례들이 담겨 있는데요, 매출이 잘 나오는 팝업스토어가 되려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잘 팔린다는 의미가 꼭 매출로 이어진다는 뜻은 아닙니다. 어떤 팝업스토어는 브랜드 경험을 넓히기 위해서 팝업을 열고, 신규 브랜드는 고객을 만나기 위해서 열고, 기존 브랜드에서는 경험도 넓히고 상품도 팔기도 합니다. 매출이 잘 나오는 것은 동시일 수도 있고 팝업스토어의 경험 이후일 수도 있을 텐데요. 결국 관심과 구매 의사의 정도를 높여야 매출로 연결될 수 있는데, 팝업스토어 동선과 경험을 통해 브랜드에 대한 관심과 기존 고객은 더 구매할 수 있는 충성도를 높여 신규고객이 유입되게 하면 자연스럽게 매출이 올라가게 됩니다.

따라서 팝업스토어의 목적에 맞게 컨셉을 잘 잡는 것이 제일 중요한 요소입니다. 컨셉에 따라 잘 만들고 운영을 해야 소비자의 기억 속에 남고 다음도 있기 때문입니다.

 

Q5. 잘 되는 브랜드의 팝업스토어 운영 전략을 무작정 따라 한다고 모든 브랜드가 성공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해주실 조언이 있을까요?

 

 잘 되는 브랜드를 따라 해야 할 것은 정해져 있습니다. 팝업 제작과 운영에서 얼마나 디테일하게 정리하고 자기의 이야기를 전달할 것이냐의 문제입니다. 그리고 나머지는 사실 모두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제품, 역사, 철학, 메시지가 다 다른데 잘 된 브랜드의 팝업스토어를 따라 하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팝업스토어를 성공시키려면 이 책에 있는 모든 법칙을 잘 따라야 합니다. 다만 자기 회사나 브랜드만의 다름이 있어야 합니다. 다름이 있으면 이후 팝업스토어 운영에 필요한 모든 것이 달라집니다. 다름이 없으면 소비자는 관심을 갖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 회사나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이야기하고 싶은 것들을 먼저 찾아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Q6. ‘공간에도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셨는데요, 자신의 브랜드의 이미지, 이야기를 설계하는 게 어려우신 분들을 위해 대표님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이야기를 영어로 하면 story 또는 narrative라고 합니다. 내러티브 자본이라는 말도 있듯이 스토리는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만들어진다는 말은 결국 구성한다는 것인데, 역사가 있는 브랜드나 서사를 처음부터 잘 만들어온 브랜드는 할 이야기가 많습니다. 이야기가 많은 곳은 자연스럽게 공간을 채울 거리가 많아집니다.

그러면 처음 발을 내딛는 브랜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왜 처음 발을 내딛게 되었는지 어떤 방법으로 우리는 그것을 시작했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공간에 들어섰을 때 재밌는 이야기가 많아지려면 설계하는 사람들이 이야기꾼이 되어야 합니다. 이야기꾼들의 공통점은 듣는 사람들이 궁금해할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찾는 것입니다. ‘내 이야기를 들려주겠어!’ 보다는 ‘우리 이야기가 궁금하세요?’로 시작할 수 있는 자세로 소비자에게 접근해야 합니다. 당연히 쉬운 일이 아니지요. 내가 잘할 수 있다면 내가 하면 되고 그렇지 않으면 잘하는 분을 섭외하면 됩니다. 세상은 혼자 살 수 없습니다. 제품에도 차별화가 꼭 필요하듯이 이야기도 재미가 있으려면 재미의 요소를 잘 만들어야 합니다.

 

Q7.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을 독자님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앞으로도 많은 팝업스토어가 나타났다 사라질 것은 자명합니다. 어떤 팝업스토어는 시간이 지나면 아무 기억이 남지 않기도 하지만 어떤 곳은 시간이 지나고 지나도 기억이 나기도 합니다. 그 차이는 긍정적 경험과 차별화된 이야기를 얼마나 잘 설계하고 운영하는가입니다.

법칙은 최소한의 룰입니다. 법칙대로 한다고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법칙은 기본이고 그 이상을 찾아내는 것이 독자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야기를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 이 책을 본다면 내가 경험한 것들의 이면을 생각해 볼 수 있고 이야기꾼들의 노력을 한 번이라도 더 눈여겨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더 긍정적 경험을 쌓으실 수 있고 좋은 기억으로 저장될 수 있습니다. 잘 주면 잘 돌려주는 것이 이 세상의 이치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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