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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로토 Jun 13. 2024

온라인에서 오프라인까지

하늘의 달과 별은

소리내어 노래하지 않는다

들판에 시새워 피는 꽃들은

말을 가지고 말하지 않는다

서로 사랑한다고는


하지만 우리는 듣는다

달과 별의 아름다운 노래를

꽃들의 숨가쁜 속삭임을

귀보다 더 높은 것을 가지고

귀보다 더 깊은 것을 가지고


네 가슴에 이는 뽀얀

안개를 본다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 소리를 듣는다

눈보다 더 밝은 것을 가지고

가슴보다 더 큰 아픔을 가지고


신경림의 시 < 봄의 노래 > 전문






비슷한 취미를 가진 사람들과의 공동체 모임은 어느 누가 강조하여 말하지 않아도 편안함을 준다. 소리 내어 이야기하지 않아도, 말을 가지고 말하지 않아도 서로가 아는 부분이 있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나누면 함께 모인 사람들도 같은 경험치를 이야기한다. 고충을 이야기해도 누구 하나 이상하다 하지 않고 공감대가 형성되어 서로가 외롭지 않다. 다른 곳에서는 귀 기울여주지 않는 이야기를 충분히 말하고 나면 마음이 후련해진다.


온라인 세상에 처음 발을 들인 것은 책을 통해 블로그를 개설하고 도서리뷰를 하면서였다. 본격적인 시작은 멘토 꿈유님을 만나게 되면서였다. 온라인으로 빡센블로그를 공부한 인연으로 오프라인 북토크도 참여하여 온라인 세상에서 오프라인 세상으로의 확장을 경험하게 되었다.


어제는 꿈유님이 이끄는 글쓰기 모임 졸꾸머끄 온라인 미팅에 참여했다. 10여 명의 블로거들이 모였다. 도서 인플루언서, 낭독 전문가, 전업주부, 푸드인플루언서를 꿈꾸는 사람, 독서가 취미인 사람, 자신의 기록을 남기고 싶은 사람 등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다. 모두들 자기소개를 통해 전하는 몇 마디의 이야기 속에 자신들만의 삶의 일부가 보였다.


관심 공동체의 사람들은 처음 보는 얼굴이지만 익히 아는 닉네임만으로도 반가운 마음이 앞선다. 예전부터 알고 지낸 사람처럼 동질감을 느낀다. 이제 얼굴을 트고 이야기를 나누었으니 언젠가 또 직접 만나는 날이 있을 것이다. 꿈유부족 모임처럼. 스불축 모임처럼. 부단히런 모임처럼.


스불축 모임은 책 쓰기 모임이다. 제주도부터 서울까지 다들 사는 곳이 달라 온라인으로만 보다가 오프라인 번개 미팅을 결성하였다. 이미 언제 만나더라도 별로 어색하지 않은 사이가 되어있었다. 제주도에서의 멋진 만남은 주목적보다도 더 낭만적이었다. 떡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부단히런 달리기 모임도 제주도에서 가졌다. 다들 달리고 걷고 인증한 세월이 있으니 얼굴을 직접 봐도 전혀 낯설지 않았다.


지금 온라인 모임 중에 독서모임이 있다. 경제공부하는 독서실행 모임, 고전문학을 읽는 고전모임. 이 모임들도 현재는 온라인에서만 모임을 갖고 있지만 자주 보는 얼굴들은 익숙하고 친근하다. 또 서로의 마음속 속삭임이 함께 인다면 번개처럼 오프라인에서 만나자고 할 것이다.


내가 주로 관심을 가지고 만남을 있어가는 사람들이 누구인가 생각해 본다. 블로거, 독서하는 사람, 글 쓰는 사람, 책 쓰는 사람들이다. 자주 만나는 친구들을 보면 자신을 알 수 있다. 블로그를 통해 내 주변이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확인한다. 주변의 친구들을 돌아보니 나의 정체성이 보인다.


나는 작가들의 북토크에 참여하기를 즐겨하는 사람,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 책 읽기를 좋아하는 사람, 글쓰기를 하는 사람, 책 쓰기를 소망하는 사람, 운동하고 달리기를 꾸준히 하는 사람이 되어 있다. 15년 동안 수련을 함께 한 요가공동체가 앞바퀴라면 책과의 동침으로 시작된 꿈유부족 공동체가 뒷바퀴가 되어 삶을 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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