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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loudie Jul 14. 2019

당신이 죽는 꿈을 꿨다.


당신이 죽는 꿈을 꿨다. 다음날 출근을 해보니 나만 빼고 모두가 그 사실을 알고 있었고 다만 사인을 알지 못했다. 그냥 죽었다는 소식 하나만 내게 전해졌다. 왜 죽었는지 미치도록 궁금했다. 그때 누군가 나에게 어떤 기사를 보여줬다. 간밤에 누군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내용의 기사. 이게 당신의 얘기가 아니냐며 꿈속 지인은 나에게 물어왔다. 꿈속에서 나는 그것이 당신의 이야기임을 확신했다.  그 절망적인 사건을 나는 사람들에게 내색하지 못했다. 그렇게 괴로워하던 중 다행히 잠에서 깼다.


꿈에서 깨자마자 나는 당신에게 전화를 걸었다. 간밤에 당신이 무사한지 확인하기 위해서. 당신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안도가 몰려왔다. 만 꿈의 내용 당신에게 말하지는 않았다.


오전 내내 왜인지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렇게 무작정 집 밖으로 나갔다. 카페를 들어가 책을 읽다 보니 처음에는 한 테이블 밖에 없던 카페에 점차 손님이 늘더니 시장통처럼 시끌시끌해져 버려 바로 건너편에 있는 도서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조용한 공간에서 가지고 간 책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읽다 보니 뜻밖에도 간밤에 꿨던 꿈과 매우 비슷한 줄거리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주인공은 전날까지도 함께 시간을 보냈던 절친한 친구가 스스로 죽음을 선택했다는 소식을 들어야 했다.

<노르웨이 숲> 중에서


꿈의 영향인지 주인공의 마음이 구절구절 와 닿았다. 한편으로는 '이걸 읽게 될 운명(?)이어서 그런 거였나'라며 조금은 거북했던 꿈 정당화시켜보기도 하였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동네 뒤편 인공으로 만들어 놓은 개울가에서 하얗고 큰 새를 마주했다. 새 종은 모르지만 아주 오래전부터 년에 한 번씩은 마주치던 새였다. 꼭 새까만 밤에 꼭 혼자서만 고고하게 서있어 나는 그 새가 항상 신기하고 신비했다. 그 새를 오늘 처음으로 벌건 대 낮에 아주 자세히 볼 수 있었다. 그동안 내가 잘못 본 게 아니었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그 새와 눈을 마주치는 것이 두려워 멀찍이서 바라봤다.  


문득 그 새를 정면으로 마주하지 못했던 두려움 비슷한 이 감정이 오늘 꾸었던 꿈에 대한 감정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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