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loud Windwalker 이한결 Jan 03. 2017

대한민국 대탈출 까미노 데 산티아고.

chapter 2-1. 조용한 순례지, 프랑스 "슈망 생작"

day 22.

La Spezia -> Marseille -> Le Puy en Velay

"라스페치아"에서 기차를 타고 "마르세유"환승, 1박을 하고 "르쀠"에 도착했다. 


숙소-Auberge de Jeunesse, 9 Rue Jules Vallès, 43000 Le Puy-en-Velay, 15유로, 훌륭한 시설과 대형 주방이 있다. 


언제부터 이곳이 프랑스 순례길의 상징이 되었는지 알 수 없다. 다만 프랑스 인들은 성모 발현지에 대한 애정이 남달라서 그런가 이 길 중간중간 성모에 관련된 이야기가 많다. 사람들은 사는 곳의 풍경과 닮아간다. 이탈리아 사람들과 확연히 다른 기질이다. 참 조용하고 진지하다. 


올드타운 중앙의 성당.


프랑스 순례자 숙소를 "Gi-te"라고 한다. 한국말로 "지-트" 정도이다. 가격은 보통 잠만 자면 15~20유로,  대부분 주방을 사용할 수 없다. 디너 아침 포함해서 20~30유로 정도이며 간혹 40유로 이상을 하는 곳도 있다. 첫날 운이 좋아서 저렴한 숙소를 잡았다. 앞으로 이런 기회는 별로 없다는 걸 모르고 나는 프랑스 길은 이탈리아보다 저렴할 거란 헛된 희망에 부풀었다. 


역시 이곳도 잔인하게 아름답다.


중부 프랑스는 소고기와 와인이 유명하다는 "보르도"와 "툴루즈"가 있으니 꼭 특상품을 챙겨 먹으라는 지인의 추천이 있었다. 한두 번은 나를 위해 호사를 누려볼까 하는 망상 중 너무나 눈부신 이곳의 석양 속에 참 이럴 수 있는 기회가 나에게 있다는 거에 고맙고 또 고맙다.


이곳의 석양과 일출은 너무나 아름답다.


*잊지 말고 "Miam Miam Dodo"라는 "GR65"길에 대한 정보가 있는 가이드북을 구입하자, 숙소와 워터 포인트, 분기점, 정보가 상세히 정리되어있다. 다음 마을 숙소를 꼭 예약하자 프랑스 길은 거의 모든 숙소가 예약으로 운영된다.  


좋은 주방 덕분에 간만의 포식이다.




day 23.

Le Puy en Velay -> Saint Privat d'Allier

전체 23.5km. 최고 높이 1206m. 난이도 중.


숙소-Gîte de Rochegude, Rochegude, 43580 Saint-Privat-d'Allier, tel. 04 71 02 78 79, 마을에서 4km 정도 떨어진 가족이 운영하는 숙소이다. 


동화에 나올듯한 조그만 마을이다. 초입에 있는 나이 지긋한 부인이 운영하는 숙소에서 묵고 싶었으나 역시 컴플릿, 그래서 부인이 추천한 산 정상에 위치한 산장 같은 숙소를 예약, 너무 멀어서 어쩌나 했더니 다행히 픽업 차량으로 이동했다. 이 숙소는 농장을 같이 운영하는 정말 목가의 끝을 보여주는 곳이다. 덕분에 같이 묵계된 순례자들과 양에게 먹이도 주고 양치기 개와 놀고 한 40년은 된듯한 낡은 트랙터를 함께 타고 사선(?)을 넘고, 이탈리아 길 에서의 고행을 보상이라도 받는 거 아닌가 하는 즐거움이 있었다. 


같이 놀아준 숙소 사장의 막둥이.


알량한 지난 여행의 지식으로 난 프랑스 음식을 좀 우습게 알았다. 그러나 이곳에서 프랑스 가정식이 무엇인지 내 혀와 위장으로 철저하게 깨달았다. 그 맛과 깊이, 정성, 그리고 엄청난 양!


발효 치즈들.


프랑스 가정식의 백미는 후식으로 나오는 치즈다. 특유의 맛이 너무 강해서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힘들어한다. 그래도 꼭 경험하자, 맛과 향은 언제나 깊은 기억으로 남는 법이다.


자세히 보면 미생물이 보인다는 치즈.


밤 11시에 마무리된 디너, 이들은 하루에 있었던 모든 일들을 식사를 하면서 전부 이야기한다. 조용하게 끝없이, 힘들게 침대로 돌아왔으나 그대로 잠들기엔 이곳 밤하늘의 별무리는 강력한 유혹이다. 그러나 안타깝게 별 사진이 하나도 없다. 핑계라면 그저 렌즈의 한계랄까.




day 24.

Saint Privat d'Allier -> Saugues

전체 19km. 최고 높이 1103m. 난이도 상.


숙소-La Margeride, Centre d'hébergement et d'activités, 8 Rue des Tours Neuves, 43170 Saugues, tel. 04 71 77 60 97, 15유로, 대형 주방과 뒤뜰 각종 운동장이 있는 초대형 숙소이다. 


의외로 큰 마을의 규모에 약간 놀라고 너무나 비싼 맥주값에 더더욱 놀라고 거의 호텔급의 숙소에 진심 놀랐다. 

그리고 이번 순례길 두 번째 이상한 순례자 노령의 87세 독일인 군터를 만났다. 언제 죽어도 이상할 게 없는 나이 었지만 특유의 미소와 처연한 눈빛으로 천천히 걷는 그가 "시작은 있으나 끝은 언제일지 모른다"라고 말한다. *그의 순례자 여권은 스탬 프로 가득한 두꺼운 책 수준이었다.


어디쯤인지 기억은 안 나지만 보통의 "GR65" 길의 모습이다.


난 간혹 예약을 미리 안 하는 이상한 고집이 있다. 덕분에 가는 곳마다 숙소 찾아 개고생이다. 그래서 얻는 재미난 경험들이 많지만 이 길을 도전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겐 비추다. 꼭 미리 예약을 하도록 하자.   


아침 일찍 출발하면 보게 되는 풍경.




day 25.

Saugues -> Sauvage

전체 19.5km. 최고 높이 1292m. 난이도 중.


숙소-Gîte Antre nous, 19 Rue de la Comète, 48120 Saint-Alban-sur-Limagnole, tel-06 38 02 38 33, 침대 15~20유로, 디너 10유로, 아침 5유로. 골목길에 위치하고 낮에 스탭이 없으니 그냥 들어가서 사인보드에 예약된 나의 이름을 확인하자.


지대가 높은 지역이라 한낮에도 기온이 20도 미만이고 여름에도 밤에는 겨울 같이 춥다. 프랑스 들어와 놀라곤 하는 게 이곳에 사람이 살기는 할까 싶을 정도로 너무나 깔끔하게 정돈된 마을들의 모습과 조용함이다.  


아이들의 동키에 태우고 순례하는 프랑스 가족.


*만약 숙소를 예약하지 못하고 스탭이 없는 숙소를 간다면 벽에 있는 예약표를 확인하자, 보통 1~2명 정도는 빈자리가 있으니 주변 사람들에게 부탁해서 전화로 예약을 부탁하자, 또 다른 방법으론 중간 규모의 마을이라면 중앙 투어리스트 사무실에 가서 숙소를 잡아 달라고 부탁하면 친절하게 알아보고 예약해준다.


"슈망 생작"의 싸인.



  


day 26.

Sauvage -> Aumont Aubrac

전체 28.5km. 최고 높이 1322m. 난이도 중.

숙소-Gîte Aubrac Hôtel, 2 Place du Foirail, 48130 Aumont-Aubrac, tel-04 66 42 99 00, 12유로, 역시 프랑스답게 시설이 청결하며 호텔, 레스토랑, 바도 같이 운영하는 숙소이다. 작지만 주방도 있으니 식비를 줄일 수 있다.


지대가 높은 마을이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람과 관광객도 보인다. 이유는 모르지만 기념품 가게가 많다.  


간혹 보이는 숙소 광고.


*프랑스 길의 숙소 정보를 전부 올리기가 힘들다. 종류도 많고 가격도 다양하다. 그래서 난 이곳에서 내가 묵었던 곳이나 가장 저렴한 숙소 위주로 정리하여 올린다.

 

to be continued.


매거진의 이전글 대한민국 대탈출 까미노 데 산티아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