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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람 Nov 06. 2024

번아웃을 마주하는 자세에 대하여

그럴 때 있으시지요? 내가 현재 마이너스 상태라고 느껴질 때요. 무기력하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도 않고 내가 쓸모없는 사람인 것 처럼 느껴질 때요. 남들은 잘만 사는 것 같은데 나만 왜 이렇게 뒤쳐지고 있는 것만 같은지, 한숨만 푹푹 나올 때요. 그럴 때가 있어요. 저도 그런 감정들이 자연이 순환하듯이 찾아오고는 하는데요. 머리로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잘 알겠는데 그게 마음처럼 몸이 움직여지지 않을 때, 아니 때로는 마음도 삐뚤어져버려서 그런게 다 무슨 소용이야! 라고 외치게 될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번아웃 신드롬'이라는 표현이 있을 만큼 많은 분들이 이런 상태를 경험하고 계심이 느껴집니다.


번아웃. Burn out : 에너지를 소진하다.


잠깐 질문 하나를 드려볼까해요.


우리가 매일 잊지 않고 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요?



전국민 대다수가 하고 있는 일인데요. 바로 핸드폰을 충전하는 일입니다. 핸드폰이 꺼지면 우리는 불안해집니다. 그래서 꺼지지 않도록 틈틈히 충전을 하고 때로는 보조 배터리를 챙겨 들고 다니면서 충전을 하고는 합니다. 한겨울에 자주 사용하지 않는 자가용을 소유하고 있는 분들은 배터리가 방전되지 않도록 가끔 시동을 걸어주는 일도 해야 합니다. 아니면 아예 시동이 걸리지 않아 출동요원을 불러야 하는 상황이 되기도 하니까요. (민망하게도 제 사례입니다 하하�)

본인이 현재 심각한 마이너스 상태라고 느낄 때는 자신을 재촉하지 말고 충분히 기다려주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곰이 동굴에서 겨울잠을 자듯이 동굴 속에서 충분히 쉴 수 있는 시간을 스스로에게 허락해주면요, 시간이 흘러 봄이 오듯이 자연스레 동굴 밖으로 나올 수 있는 상태가 될 거예요. 이 때의 문제는 나를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는 것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 다음 단계로 마이너스에서 0이 되는 방법은 바로 충전을 하는 것입니다. 너무나도 당연하게 들리시지요. 그런데 너무 당연해서일까요. 많은 분들이 이 당연한 것을 놓치게 되더라고요. 나라는 사람이 생명을 이어가기 위해 1차적으로 하루 세끼를 챙겨먹듯이, 나를 충전시키기 위한 행동을 해주어야 하는데요. 포인트한번에 왕창이 아니라 틈틈히 해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엄청나게 괜찮아지지 않아도 좋으니 아침, 점심, 저녁을 챙겨먹듯이 시간이 날 때마다 '이것을 하면 내가 회복이 된다'고 여겨지는 일을 하는거예요.

여기에서 주의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충전하는 행동이 아니라 소진하는 행동이라는 것인데요. 제가 입사 후 한달이나 괴로워하고 무기력해졌던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어떤 행동을 하고 났을 때 나의 상태가 여전히 피곤하고 기력이 없다고 하면 소진이 된 것이고, 피곤하고 기력이 없는 상태(정신적으로든, 육체적으로든)가 회복이 되었다면 제대로 충전이 된 것입니다. 예를 들어 푹 자고 났을 때 하루를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는 것과 같아요.

저의 경우를 예로 들어볼게요. 저는 샤워를 하고 나면 어느정도 충전이 되는 편이지만 유난히 고단한 날에는 반신욕을 한답니다. 좋아하는 초와 음악, 따뜻한 차 혹은 와인과 함께요. 회사에서라면 아주 잠깐이라도 할 수 있는 일들을 해요. 음악을 듣거나 좋아하는 차를 마시기도 하고요. 호흡에만 집중하는 명상을 하기도 하고요, 아주 잠깐이지만 하늘을 보고 자연을 둘러보기도 해요. 딱 5분에서 10분정도라도 있는 곳 주변을 걸어보기도 합니다.

위는 저의 사례일 뿐 각자가 가지고 있는 나만의 충전방법을 많이 찾아 보세요. 되도록이면 많이 많이요! 어디서든 할 수 있는 것, 1분이면 되는 것, 아주 간단한 것일 수록 더 좋아요. 매일 핸드폰 충전을 하듯이, 끼니를 챙겨먹듯이 해보세요.

마이너스 상태일 때는 그 어떤 말을 듣고 행동을 해도 잘 되지 않는 것이 당연하답니다. 그러니 이미 마이너스 상태라면 충전하는 행동을 해도 원하는 만큼 충전이 되지 않을 거예요. 1% 남은 배터리를 1분 충전하면 금방 방전되는 것처럼요. 우리의 삶이라는 것이 잠깐 어떤 행동 하나를 한다고 해서 해결이 될 만큼 가벼운 것이 아니기 때문이예요. 이럴 때일 수록 '그런거 해서 뭘해' 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일부러라도 더 자주 나를 충전시키는 행동을 하는 것이 좋답니다.

마이너스 상태가 아닐지라도 나의 상태가 방전되지 않도록 틈틈히 충전을 하는 행동을 해주는 것을 시도해보시면 과도한 업무량, 혹은 인간관계, 개인만의 어떤 이슈가 생겼을 때 번아웃 되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헤쳐나갈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요.

우리 번아웃 되지 않도록, 매일 조금씩 충전해주어요.
워라밸이 별건가요. 일상에서 0이 되는 것이 바로 그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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