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앤코(롱블랙) 대표 임미진 인터뷰
탁월함을 인정받은 사람들은 무엇이 다를까요? 오랜 고민과 관찰 끝에 ‘감각’이라는 답을 내리고, 탁월함에 이르는 여정을 펼쳐내는 분들이 있어요. 콘텐츠 구독 서비스 롱블랙은 날마다 밀도 높은 글을 발행하고, “24시간 동안만 읽을 수 있다”라는 반짝이는 전략으로 독자가 찾아오게 만들죠. 롱블랙을 만드는 사람들은 어떤 생각으로 어떻게 일하는지, 호기심을 안고 타임앤코 대표 임미진 님을 찾았습니다. 대화를 나누는 내내 따스한 눈빛과 상대를 높이는 말씨가 인상적이었어요. 주변 상황과 함께하는 이들을 향한 “감동 받았다”, “감사하다”라는 표현이 자연스러웠고, 때로는 눈가가 촉촉해지셨죠. 조직을 이끄는 책임자로서 “탁월한 결과에는 그만큼의 노력이 따른다”는 단호함도 느껴졌고요. 우리 모두가 각자의 고유한 감각을 구현해내길 바라며 임미진 님의 이야기를 나눕니다.
롱블랙 서비스를 통해 매일 한 편의 이야기를 전하고 계시죠. 스스로 ‘이야기 중독자’라 표현할 만큼 이야기를 좋아하신다고요.
어릴 때 책을 정말 좋아했어요. 친구 집에 놀러 가면 책장에서 안 읽은 책을 골라서 책을 읽고 있었어요. 학교 쉬는 시간에 책을 읽으면, 옆에서 친구들이 불러도 못 들을 때도 많았어요. 한 번 이야기가 시작되면 어떻게 끝나는지 봐야 직성이 풀렸죠.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 중에는 내향적인 친구들이 많았는데, 저는 그렇진 않았어요. 사람을 만나고 일을 주도하는 걸 좋아했죠.
이야기에 금세 빠져들고,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는 아이가 커서 기자가 됐어요. 17년 동안이나 기자로 일하신 걸 보면 그만큼 잘 맞았던 거겠죠?
기자라는 직업을 정말 사랑했어요. ‘이렇게 좋은 직업이 있다니!’라고 생각할 정도로 잘 맞았어요. 기자가 아니라면 만날 수 없을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에게 어떤 질문이든 할 수 있다는 게 좋았어요. 예전에 누가 “당장 10억이 생긴다면 무슨 일을 할 것 같냐?”고 물어본 적이 있어요. “리서치 어시스턴트를 두 명 두고, 기자 일을 하고 싶다"라고 말했죠. 기자의 모든 일이 좋았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와 닿는 인터뷰를 하게 되면 더 좋았어요.
열렬한 마음으로 일하셨겠어요. ‘특히 와닿는 인터뷰’는 무엇이었는지 궁금해요.
인터뷰이의 마음 깊은 곳까지 들여다본 것 같은 인터뷰요. 기자라면 누구나 특히 관심을 가지는 주제, 화두 같은 것이 있는 것 같아요. 제게는 그게 ‘일’이었어요. ‘사람은 왜 일해야 하고, 어떤 일을 해야 하지?’ 라는 질문을 늘 가지고 있었어요. 가끔 그런 질문에 응답하는 인터뷰를 할 기회가 오면, 잊혀지지가 않더라고요. 예를 들면 2009년에 한 택시 기사님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있었어요. 일본에서 친절 운영으로 유명한 MK택시에 연수를 다녀온 분이셨죠. 그 분은 가장 친절한 택시 기사가 되고 싶어서 자비로 연수를 다녀오셨다는데, 그 이야기를 듣다가 눈물이 났어요. 신문 앞면에 배치되지 않은 기사였는데, 정말 많은 연락을 받았어요. 그때 알았어요. 전하는 사람에게 울림 있는 이야기라면 사회도 공명한다는 걸요.
전하는 사람에게 울림 있는 이야기라면
사회도 공명한다는 걸 알았어요.
진심이 담기면 어떻게든 다 알게 되죠. ‘사람은 왜 일을 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어떤 답을 내리셨나요?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의 쓸모를 발견하기 위해 일한다고 생각해요. 누가 알아주든 알아주지 않든 ‘나는 이런 쓸모가 있다’는 생각이 삶을 허무하지 않게 만들어요. 내가 이 일을 하고 싶은 이유를 계속 파고 들어가면 진짜 이유가 보여요.
자신의 쓸모를 발견하기 위해, 존재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거창한 말 같지만, 일에 열심인 사람들을 깊숙이 들여다보면 공통적 욕구라고 느껴져요. ‘어떤 일을 해야 할까’라는 질문이 중앙일보의 신사업 폴인으로 이끈 걸까요?
콘텐츠 아젠다를 던지는 게 제 본능인 것 같아요. 지금 이 사회에 필요한 이야기가 무엇인지, 사람들이 어디에서 갈증을 느끼는지에 레이더가 작동해요. 폴인을 시작한 당시 ‘미래의 일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에 관한 이야기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2017년에 ‘4차 산업혁명 시대, 일의 미래’라는 주제로 대형 기획을 할 기회가 있었는데, 10개월 정도 장기 취재를 하면서 알았어요. ‘일에서 불안한 마음을 느끼는 게 나뿐만이 아니구나. 지금 한국의 직장인들은 일의 미래를 다 불안해하는구나’ 산업과 기술은 빠르게 변하고, 모두가 5년, 10년 뒤 내 직업의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우니까요. 회사에 제안했어요. 일의 미래를 고민하는 콘텐츠를 모아 서비스화하자고요. 저널리즘적으로도 의미 있고, 비즈니스도 될 것 같다고 했죠.
기존에 없던 해결책을 주체적으로 제시했네요. 시작점이 흥미로워요. 기자에서 신사업 팀장으로 역할을 확장한 경험이 지금 롱블랙을 만들어나가는 데에 큰 보탬이 되겠어요.
2018년에 팀장이 된 후로 시행착오가 정말 많았어요. 평생 기사만 써 온 사람이니 서비스를 어떻게 만드는지는 모르잖아요. 정말 많이 헤매면서, 팀원들과 고생하며 폴인을 키웠어요. 폴인을 생각할 때 뿌듯한 점은, ‘산업과 기술의 트렌드를 이끄는 기업과 사람들이 더 조명되어야 한다’라는 방향성이 들어맞았다는 거예요. 이후 스타트업과 관련한 이야기가 미디어 전반에 확산했죠.
롱블랙은 기술과 지식을 넘어 감각을 주목하죠.
네. 콘텐츠 서비스는 뚜렷한 콘텐츠적 미션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서비스만의 시대 인식이 있어야 하죠. 롱블랙은 지금을 ‘감각의 시대'로 정의해요. 점점 혁신을 주도하는 건 기술이 아닌 감각이 될 거라고 보고있어요. 전 사회학을 전공했는데, 2011년 산업부 기자로 일할 때 감각자본이라는 주제로 석사 과정을 밟을까 고민했었어요. 그때부터 탁월함의 요체에 감각이 있다고 생각했었죠. 그때부터 품어온 가설이 갈수록 시대의 흐름에 맞는다는 걸 느꼈고, 롱블랙을 통해 감각이라는 키워드를 파고들어가 보기로 했죠. 감각은 경험으로만 쌓을 수 있거든요. 롱블랙은 콘텐츠를 통한 간접 경험으로 감각을 쌓을 수 있게 도와주려는 거예요. 앞선 감각으로 시장을 개척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해주는 거죠.
자기만의 시대 인식을 바탕에 둬야 한다는 말씀이 흥미롭네요.
롱블랙을 시작할 당시 콘텐츠 서비스 시장 상황은 대부분 기술 교육 초점이었어요. 엑셀이나 보고서 쓰는 법, 퍼포먼스 마케팅 방법처럼요. 그런데 일하는 방법을 배우는 건 3년에서 5년 정도면 끝나야 해요. 그 다음 탁월함을 결정짓는 건 감각이라고 생각했죠. 아직까지 아무도 하지 않는 이유는 아무나 못 만드는 콘텐츠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어요.
감각을 정의하는 것만도 어려운데 감각을 길러주는 콘텐츠, 서비스로 실현하기까지 쉽지 않았겠어요.
감각을 쌓는 과정은 정해진 답이 없으니까 ‘이 사람은 이런 경험을 통해 이런 사람이 되었어'라는 흐름을 반복적으로 보여주죠. 감각은 이런 식으로밖에 설명할 수 없어요. 이런 이야기가 사람들을 사로잡는다고 생각하고요.
롱블랙 인터뷰를 매일 챙겨 읽다 보니 생애사를 다루는 이야기 구조가 익숙해진다고 느끼기도 했거든요. 말씀을 들어보니 의도적인 설정이고, 꼭 지켜야 할 강점이군요.
롱블랙의 시그니처 인터뷰라면 이런 방식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다른 인터뷰는 이렇게까지 긴 시점의 서사를 담아내지 않기 때문에 차별성도 있고요. 무엇보다 이런 방식으로 조명할 필요성을 느껴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새로운 것이 탄생하면 표면적인 특성에만 집중하거든요. 당시 시장 상황이 어땠고, 기술적으로 어떻게 했는지요. 얼마 전 청소년들을 위해 도서관 혁신 사업을 하는 분이, 롱블랙이 청소년들에게도 도움된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뿌듯했어요. 지금 청소년들이 롤모델로 삼을 만한 사람들이 한정적인데 롱블랙은 다양한 사람들을 다루고, 어떻게 살아왔는지부터 조명하기 때문에 청소년들 입장에서는 ‘뭔가를 이룬 사람도 지금 나와 비슷한 시기에는 방황했구나’하고 배울 수 있다고요.
결과 이전에 과정이 있고, 사람이 있죠. 롱블랙이 조명하는 ‘앞선 감각으로 시장을 개척하는 사람들’에게는 어떤 공통점이 있나요?
다른 사람들이 좋다고 하는 길이나 성공이 보장된 길을 가지 않아요. 자신이 가는 방향에 확신이 있고, 그 일을 하는 자기만의 답을 가지고 있죠. 시장을 이끌거나 흔드는 등 어떤 형태든 객관적 성취를 보이고요. 그 어떤 것보다도 자신을 믿고, 자신의 선택에 집중할 수 있는 사람만 탁월함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 어떤 것보다도 자신을 믿고,
자신의 선택에 집중할 수 있는 사람만
탁월함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해요.
롱블랙은 인터뷰뿐만 아니라 케이스 스터디나 도서 요약도 다루고 있는데요. 긴 분량을 몰입감 있게 다루려면 쓰는 사람 입장에서 고민이 많겠어요.
초반에는 디렉팅 하기가 정말 어려웠어요. 글쓰기는 기술이 아닌 감각의 영역이니까요. 그런데 지금은 콘텐츠팀이 '롱블랙의 글쓰기'를 체화했어요. 어떻게 매일같이 콘텐츠를 발행할 수 있는지 질문을 자주 받는데, 이런 팀이 갖춰졌기 때문이에요. 어떤 미디어에서도 이 정도 역량의 에디터들을 찾기는 어려워요. 제 자랑 중 하나예요. 일을 시작한 지 6개월밖에 되지 않은,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한 에디터들이 롱블랙의 글쓰기를 몸으로 익혔다는 것.
말 그대로 감각으로 익힌 거네요. 일하는 법 자체를 익히기에도 바쁠 시기에 이 정도 퀄리티의 글을 쓰신다니 놀라워요. 이 정도로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인재를 어떻게 알아보셨는지 궁금한데요.
좋은 사람을 알아보는 게 팀의 핵심 역량이죠. 중요한 건 성장하고 싶어 한다는 거였어요. 무조건 일을 대하는 자세가 탁월해야 해요. 일을 진지하게 대하고, 성장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으면 역량은 그 다음이에요. 이런 자세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드물거든요. 태도를 이길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걸 우리 팀원들을 보면서 확인해요.
무조건 일을 대하는 자세가 탁월해야 해요.
일을 진지하게 대하고,
성장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으면
역량은 그 다음이에요.
좋은 콘텐츠의 기준, 롱블랙의 글쓰기에 기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좋은 콘텐츠는 배움과 감동이 동시에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저희는 비즈니스의 이야기를 전하는 글이니까 배움이 더 중요해요. 하지만 배움이 7을 채우더라도, 재미 또는 감동이 3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전 무엇보다도 ‘좋은 글’의 기준이 필요한 시대라고 생각해요. 제가 생각하는 좋은 글의 기준은 단순해요. 읽을 때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있고, 알맹이가 있는 글. 롱블랙 콘텐츠팀은 글을 쓸 때 아주 기본적인 것들을 잘 지키려고 노력해요. 짧은 문장이나 두괄식 구성 같은 것들이요.
롱블랙의 글은 유익할 뿐만 아니라 마음을 울린다는 점에서 놓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요. 감정을 건드리는 글은 귀하잖아요.
맞아요.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예요. 사람들이 읽기를 좋아하게 만들려면 반드시 글이 매력적이어야 해요. 내용이 유익하면서도 마음을 울리고, 아름답다고 생각해야 하죠. 롱블랙 콘텐츠는 문학과 비즈니스 글쓰기의 중간 지점이라고 생각해요. 에디터들에게 자주 하는 이야기 중 하나는 ‘글을 읽을 때 심상이 떠올랐으면 좋겠다’라는 거예요. 가급적 구체적인 장면이 그려져야 해요. 예를 들어볼까요. “어머니는 다정한 분이셨어요.”라고 하기보다 “엄마는 내가 잠들 때까지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책을 읽어주시곤 했어요.”라고 쓰면 어떤가요. 이런 디테일을 롱블랙 노트에서 살리려고 노력해요.
디테일까지 다루려면 인터뷰가 길어질 수밖에 없겠어요.
보통 다섯 시간 정도 진행해요. 두 세번 나누어 하기도 하고요. 리소스를 압도적으로 쏟아붓죠. 베케 김봉찬 대표님은 여섯 시간을 인터뷰했어요. 디테일을 찾아내기 위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질문하거든요. “할머니 집에 갔을 때"라고 하면, “할머니 집이 어디 있는데요? 산골이에요? 집은 어느 정도 크기인데요?”라고 물어봐야지만 할머니 집에서의 생태를 그려낼 수 있어요.
퀄리티의 기준이 높기 때문에 매번 호평받는 콘텐츠가 나올 수 있는 거겠죠. 뭐든 적당히 하시진 않을 테고요.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매번 저를 감동시켜요. ‘어떻게 이렇게까지 할 수 있지’라고 생각할 만큼 진심을 다해요. 얼마 전에는 원고를 읽다가 펑펑 울었어요. 그 원고를 쓴 에디터가 불과 몇 개월 전과 비교해도 너무 깜짝 놀라게 성장한 거예요. 갓 대학을 졸업한 주니어 에디터인데, 매일 새벽 한두시까지 원고를 붙잡고 씨름해요. 더 좋은 원고를 내고 싶어서 스스로 그렇게 노력하는 거예요. 그 모습이 늘 안타까웠는데, 그렇게 애를 쓰니까 이렇게 빠르게 성장했구나, 하는 마음도 들었죠.
눈가가 촉촉해지셨어요.
원래 잘 울어요.(웃음) 그때 그 원고를 보면서 ‘나도 이렇게는 못 쓰겠다'라고 생각했어요. 손을 하나도 대지 않고 그대로 발행했죠. 이게 롱블랙에서 일하는 베네핏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역량의 에디터가 어떤 미디어에 못 가겠어요. 롱블랙은 성취와 성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팀이에요. 탁월한 결과에는 늘 그만한 노력이 따르죠. 탁월해지고 싶어하는 팀원들이 맘껏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롱블랙이 놀라운 성장을 보이는 비결은 성취와 성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들었기 때문이네요.
네, 팀원들이 정말 몰입해서 일하고 있어요. 저희는 근무 시간이 따로 없어요. 누구나 재택 근무를 할 수 있고, 원하는 시간에 출퇴근할 수 있어요. 일에 대한 평가는 오로지 아웃풋으로만 해요. 자신의 일을 얼마나 퀄리티있게 마무리했는가. 그러다보면 오히려 업무 강도가 강해지는 것 같아요.
일에 대한 평가는
오로지 아웃풋으로만 해요.
얼마나 퀄리티있게 마무리했는가.
요즘은 일과 삶에 경계가 없는 ‘워라블work-life blending’이라는 단어가 등장하잖아요. 전에는 단순히 ‘워커홀릭', ‘일벌레’같은 표현으로 불렸죠. 이제야 일하는 성향 중 하나로 인정받는 게 아닌가 싶어요.
저만 해도 일과 삶을 분리하기가 힘들죠. 쉬는 시간이 거의 없는 건 사실이에요. 대신 방전되지 않게 일하려고 노력해요. 예를 들면 불필요한 감정 소모가 안 생기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팀원들끼리 언제든 서로 도울 준비가 돼 있다는 느낌, 서로 끊임없이 든든한 응원을 주고받는 분위기가 롱블랙 팀에 있어요. 그 덕에 아직은 지치지 않은 것 같아요.
충전을 위한 쉼 이전에 소모되지 않고 일하는 방법을 고민한다. 중요한 포인트네요. 일하면서 소모적이면 아무리 쉰다고 해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겠죠.
저는 올해가 일을 시작한 지 20년째예요. 이 정도로 경험이 쌓이면 메타인지가 되는 것 같아요. 내가 어디 정도로 일할 수 있는지 파악하고 관리할 수 있죠. 보통 번아웃은 자기가 얼마나 일하면 지치는지 몰라서 무작정 달리기 때문에 오는 거거든요. 그런 경험도 여러 번 쌓이면 데이터가 되죠.
번아웃도 데이터를 쌓아가는 과정이라는 말씀이 든든하네요.(웃음) 롱블랙 노트 중에서 사람들이 ‘이것만은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싶은 글이 있을까요?
감자밭 노트요. 감자밭을 만든 이미소, 최동녘 대표 인터뷰를 할 때 감동이 컸어요. 그야말로 ‘이 시대의 탁월함을 보여주는 사람들’이라 생각했죠. ‘탁월함이라는 건 무엇이고,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교과서적 답변이라고 생각해요. 독자분들도 같은 걸 느끼셨는지, 그 노트가 평점에서도 역대 최고점을 기록했어요.
저도 그 노트를 읽고 부모님과 대화를 나눴어요. 대표님이 오랫동안 질문한 ‘이 시대의 탁월함’을 보여주는 교과서적 답변이 나왔으니, 이제는 또 다른 목표를 찾아 나아가시지 않을까 싶은데요.
늘 이야기를 전하고 사람들을 변화시키는 일을 해왔어요. 앞으로도 계속 콘텐츠 사업을 할 것 같아요. 롱블랙을 오픈한 뒤로 6개월 동안 우리 팀이 생각해 온 게 맞았다는 걸 확인했으니, 앞으로는 더 널리 확산하고 싶어요.
사람들을 변화시키는 일에 방점이 찍히네요.
“롱블랙에서 이걸 읽고나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됐다”라고 들을 때 제일 기쁘고 보람있어요. 사람은 어떤 한 문장에 의해서 바뀌어요. 사람마다 와닿는 한 줄이 다르고, 어디서 나올지 모르니까 늘 헤매고 찾는 것 뿐이죠. 지금도 롱블랙이 누군가를 바꾸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게 제가 일하는 이유, 저의 쓸모, 우리 팀의 쓸모, 롱블랙의 쓸모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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