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약한 울부짖음 5부

by 코코조조

깨어나 보니 항상 더럽고 헝클어진 내 깃털이

또래 친구들의 깃털보다 깨끗하고 윤이 났다.

게다가 향긋한 매화꽃 향기까지 났다.

나는 날개를 들어 내 몸 구석구석을 살피며 말했다.

"다행히 의식을 잃은 채 인간에게 죽어서 먹혔나보다.

소원대로 고통없이 가서 다행이야.

그런데 여긴 천국인가? 내 몸이 새것 같잖아?”

“아쉽지만 여긴 천국이 아니란다.

나중에 너의 할머니 참새들이

새들의 천국에 대해 네게 어떤 말을 해줬는지

내게도 들려주렴.

나는 다양한 이야기를 참 좋아하거든”

나는 눈을 꿈벅거리며

방금 어떤 새가 내게 말을 걸었는지 두리번거렸다

살펴보니 나는 아직 그 인간의 집에 있었고

그 인간은 입을 새 부리처럼 오므려 새소리를 냈다.

“충분히 쉬다가 기운을 차리면 날아가렴.

유리창을 부리로 쪼면 언제든지 창을 열어줄게.

네가 원한다면 나랑 지내도 돼. 알았지?”

나는 놀랐다. 어떻게 인간이 새의 언어로

말을 하는 걸까?

“당신 부모님이 새인가요?”

그 여자는 한동안 깔깔 웃은 뒤 대답했다.

”아냐 나는 마녀란다. 제대로 배운 마녀는

병에 걸리지 않아서 수명이 길어.

오래 살면 할 게 없어서 풀잎의 언어도 배우고

바람의 언어도 배우고 새의 언어도 배워.

새의 언어는 작년에 다 배웠는데.

듣기는 쉬운데 새소리를 내는 게 정말 어렵더라고.

그래서 처음에는 말이야 어쩌고저쩌고~~"

마녀의 연설은 10분간 이어졌다.

이렇게 오랫동안 잡설을 듣는 건 난생처음이었다. 나는 눈을 게슴츠레 뜨며 고개를 꾸벅이기 시작했다.

“호호호호.. 미안 미안~ 오랜만에 말상대가 나타나서

나도 모르게 말을 많이 했어~ 안녕 나는 샐리야”

그녀는 자신의 팔을 날개로 변신시키더니

내게 날개 인사를 건넸다.

우리 세대의 인싸 참새들만의 인사법인

서로의 날개를 부딪히는 인사를

그녀가 어떻게 알아냈는지 신기할 따름이었다.

친구가 없는 나는

그 인사법을 처음 샐리와 함께 할 수 있었다.

“와 이거 정말 힙하다 ㅋㅋㅋ

정말 참새가 된 기분인걸?

이거 내가 어떻게 알았는지 알아?

우리 집에 가끔 들리는 하늬바람이 있는데

그 바람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면

그 바람도 내가 궁금한 것들을 알려주거든

그 바람이 알려줬어.

요즘 유행하는 너네들 인사법이라면서?.

사실 이거 말고도

까치, 까마귀, 백로의 인사법도 알아.

까치 인사법은 개구리가 알려줬는데

개구리가 까치한테 쫓기다가 돌 틈에 숨었는데

까치가 부리로 돌 틈을 휘저으며

개구리를 어떻게든 잡아먹으려다가

그 옆에 까치 친구가 지나갔데

그래서 그 까치는 개구리를 잡다 말고

친구 까치에게 다가가 인사를 했다는 거야.

걔네들은 서로 마주 보고

부리로 서로의 깃털을 정리해 준대.

개구리는 그 틈에 도망갈 수 있었다고 하지 머야.

개구리가 내게 까치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을 묻길래

그 개구리에게는 새들이 싫어하는 장소를 알려줬어.

근데 나중에 그 개구리를 만나러 그 장소에 가봤는데.

없어서 뱀한테 그 개구리 어디 갔냐고 물으니까

자기가 어제 잡아먹었다고 하더라고

그리고 까마귀는 말이야…

나는 샐리의 말을 다 들으면

정신이 나가버릴 것 같았다.

마녀의 말 도중에 유리창가로 날라가

부리로 창문을 두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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