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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에 서술된 내용은 생기부 규정 정비의 토대가 된, 생기부 업무 담당자가 본 학교 철학에 반영될 요소들입니다. 다음과 같은 학교 철학에 따라서 이전에 먼저 안내드린 생기부 규정 정비 안건이 도출되었습니다.
다음주 회의 때 먼저 이 내용을 협의한 뒤, 규정 정비 각 안건을 논의하면 될 것 같습니다.
(1) 교원의 책무성 강화와 원칙에 따른 생활기록부 관리 점검
< 학교와 교원의 책무성 강화 >
ㅇ 교원의 평가와 학생부 기록 역량을 높이기 위해 모든 학생의 교과 세부능력특기사항을 기재하도록 하고, 학생부 기재를 위한 표준안 보급을 추진한다.
- 또한, 학생부 허위기재와 기재금지사항 위반 등 비위를 저지른 교원과 해당 학교를 엄정하게 조치한다.
- 학생부종합전형 실태조사의 후속조치로서 기재금지사항을 위반하거나 공통 고교정보(고교 프로파일)에 부적절한 정보를 제공한 학교와 교원에 대해 교육청에 조치를 요청할 계획이다.
ㅇ 앞으로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에서 학생부 기재금지사항에 대한 검증이 이루어지도록 개선하고, 시도교육청의 현장점검과 학생부 신고센터 운영(2020년 3월~) 등으로 교육청 단위의 관리감독도 강화할 계획이다.
교육정책은 생활기록부 기재의 책무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에 비하여 우리 학교는 오타 교정 수준의 점검과 3회 교차점검이 유명무실하게 이루어지는 문제점이 발견되었습니다. 교차점검은 실질적인 생기부 점검의 최종 관문인 만큼, 이 단계에서 실질적인 업무처리와 책무성이 요구됩니다.
(2) 대입전형자료로서 생활기록부의 투명한 업무 처리
생기부는 1~3등급 학생들의 대입에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학교의 핵심 대입전형자료입니다. 전체 자료가 학교 내 보안 절차를 지키는 가운데 투명하게 공정하게 관리되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상시 기록, 상시 점검 체계가 학교에 정착될 필요가 있으며, 기재 내용이 허위가 되지 않도록 하는 수업 재구성과 수행평가 내실화가 필요합니다.
(3) 사람에 대한 신뢰가 아닌 규정과 시스템에 따른 생기부 업무처리
기부 기재 및 관리에 대해서 교사 입장에서 자주 나오는 의견은 “생기부는 교사의 양심과 자존심이니 그것을 믿고 맡겨야 한다.”는 것입니다만, 실제로는 과중한 업무나 학부모 압력, 교사와 학생의 개인적 감정 등 학교 내의 다양한 요인으로 인하여 교사의 양심과 자부심에 따라 기재되지만은 않습니다. 또한 생기부 담당자가 어떤 사람이냐, 개별 교원이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서 학생 개별적인 생기부의 사정이 달라지기도 하고, 1년의 생기부 농사가 크게 달라지기도 하는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업무의 많은 부분에서 교원 개인간의 관계나 연공서열이 영향을 미칩니다. 그러한 인적요소가 반영되어도 무방한 업무 영역이 존재하고, 그런 인적요소가 되도록 배제되어야 마땅한 업무 영역이 존재합니다. 그중에 생기부는 인적요소가 되도록 배제되어야 할 영역이라는 것이 업무담당자의 의견입니다.
(4) 전체 교원의 균등한 생기부 기재 및 점검 역량 강화
지난 9월의 생기부 3차 교차점검에서 교사별로 생기부 검토의 참여율이나 검토 실태가 크게 달랐습니다. 아예 참여하지 않으신 선생님도 계십니다. 학교에 이전에 없던 절차이니 교차점검의 필요성에조차 동의하지 못하실수도, 그리고 점검의 방식에 대하여도 합의가 이루어지지 못하실 수 있습니다. 이는 예상된 지점입니다.
그런 점은 보완하기 위하여 2학기 교차점검 시에는 교차점검 매뉴얼을 만들고, 보다 자세한 교차점검 양식을 배부할 예정입니다. 전체 교사들이 동일한 기준에 따라 생기부 점검을 수행하시고, 그 경험을 내년의 수업설계와 생기부 기재에 환류하시면 되겠습니다.
“꼭 생기부를 그렇게 해야해?”라는 의견이 많으실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그런 의견을 온몸으로 대신 얻어맞고 있는 각 학년부장들의 생기부 관련 각종 민원 스트레스를 감안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은 또한, 우리에겐 그저 무의미한 업무일지 모르겠지만 입시가 걸린 학생과 학부모의 입장에선 절박한 문제일 것입니다.
(5) 다양한 생기부 기재 요령 공유를 통한 업무 경감
교육청에서는 생기부 표준안 보급을 통하여 교사들의 기재 역량을 강화하려 하고 있습니다. 올해 업무 담당자는 생기부 기재 엑셀 양식에 대한 연수를 진행하여, 선생님들의 생기부 업무를 경감시키고자 했습니다. 여러 선생님들의 생기부 기재 요령이 서로 공유되고 그러는 과정에서 기재에 대한 관리도 이루어지는 것이 합리적일 것입니다.
그러나 업무 경감이 복사+붙여넣기의 반복 재반복으로 이루어져서는 안될 것입니다. 생기부 기재 엑셀 양식을 심각하게 악용하는 사례가 이번 점검 중에 발생하였다는 점을 다시 강조드립니다. 엑셀을 활용하여 각 교사별로 기재 표준안이 마련되고, 그 내에서 실질적인 내용으로 개별화가 필요하며, 그 내용을 교과 내, 학년부 내에서 공유하도록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안건지를 쓰는 내내 가슴이 조여오는 것을 느꼈다. 선생님들과의 협의를 만들어나가기 위해서는 많은 벽을 예감해야 한다. 그 중에는, 생기부 점검 기간 동안 쓸데 없는 일로 시비를 붙이는 사람도 있고, 나이가 지긋한, 생기부 업무를 대단히 불성실하게 하는 거북살스러운 사람도 있다. 나는 그들을 포함해 모두를 설득해야 한다. 좋은 방향으로, 더 많은 일을 함께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
생기부 업무를 처음 맡아 8월부터 10월까지 3개월을 알차게 보냈다. 전체 선생님들의 생기부를 교차점검하도록 준비를 하고, 그중에 3학년의 점검내역은 모두 타이핑해 엑셀로 정리했다. 블라인드 처리를 해서 교사들에게 나눠주는데 여섯시간이 걸렸다. 일요일 저녁에 작업을 시작했는데 끝나니 날이 바뀌어 있었다.
그렇게 생기부 업무를 하는 동안 고민이 쌓였다. 학교 철학보다 먼저 생기부 점검과 관리를 위해 대책이 먼저 떠올라, 새벽 1시 넘은 시간에 타이핑을 시작했다.
아래에 서술하는 방안은 생기부 관리 개선을 위해서 심하다 싶은 방식까지 고려해본 것입니다. 진행상황은...학교혁신/진로진학TF에 두 번 정도 이야기를 드린 상태입니다.
이 안들 중에 어떤 것을 채택하고, 어떤 것을 배제하고, 어떤 것을 수정하여 택할지를 전체 선생님들께서 함께 논의를 하시면서 생활기록부 관리에서의 협업체계의 기준선을 잡아가고자 하여, 모든 가능성을 오픈하고 안건을 드립니다.
우리 스스로가 강제력을 어느 선까지 예비하고 자율성을 부여하는지의 문제니까요.
1. 학교 규정에 생활기록부 관련 조항으로 추가가 가능한 내용들
- 이하는 생활기록부를 대입전형 평가지표로서 과세특 내용에 대한 규정을 정비하는 안입니다.
(1) 학년말 마감 뒤 전 교사는 1,2학기 생기부 2개(1개 임장의 경우 1개) 학급 분량을 인쇄하여 교무부에 제출
- 생기부 담당자 1인이 과년도 전체 과세특을 받아서 교사 개별적인 점검을 하는 방법입니다. 강제성이 높습니다. 인쇄본 검토 후 생기부 담당자의 추가 요청이 있을 시, 파일로 제출을 하게 될 수 있습니다.
<안건 삭제> 아래 신설 1번 안건을 통하여 교차검토 체계가 강화되면 위 안건은 불필요할 것 같습니다. 다만 신설 5번 안건을 통하여 필요시 업무협조는 이루어지면 좋을 것 같습니다.
(1) <안건 추가>상, 하반기 자체 교차점검 후 그 내역을 수정 및 소명하고, 작성자 및 점검자 날인된 문서를 생기부 담당자, 교무부장, 교감, 교장 4단 결재하여 보관한다.
- 생기부 3검 교차검토를 생기부 점검 관리의 최종단계로 설정, 그 결과물을 정정대장 수준의 문서로 4단 결재 보관하는 안입니다. 작성자, 점검자, 업무담당자, 교무부장, 교감, 교장까지 관련자 모두의 업무협조에 따라서 생기부 기재 내용이 관리될 수 있으므로, 책임도 모두 나눠지게 되고 사실상 가장 강력한 생기부 관리체계가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2) 학기초 평가계획 제출시에 모든 교과는 과세특 기재 표준안을 함께 제출
- 교육과정-수업-평가 일체화에 근거하여, 정의적영역, 인지적영역, 개별화영역을 어떻게 구성하는지를 학기초에 점검할 수 있는 방안입니다. 전년도 생기부 중에서 기재가 잘 된 항목을 하나만 가져와서 간단히 수정해서 내면 되는 거라서 강제성은 높으나 특별히 어렵진 않습니다.
(3) 생활기록부 표준안을 학기초, 교육과정 선택시 학생들에게 공개
- 그런데 이러면 강제성이나 업무 난이도가 많이 올라가지요. 학생들에겐 해당 생기부가 외부 샘플이 아니라 자기 과목에서의 잘된 생기부임을 알고, 자신의 생기부와 대조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해당 학년도의 생기부는 열람을 할 수 없고, 내용에 대한 정정은 특별한 근거 없이는 이듬해에도 불가능하기 때문에 민원 발생의 소지가 크진 않습니다.
(4) 학기 마감 4주 전까지 생활기록부 기재를 완료하고, 이를 세 차례 교차점검한다. 교차점검의 방법은 내실과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식을 고려하여 매 학기 정한다.
- 올해 9월 초에 시도해본 방법입니다. 12월 말에 다시 1,2학년을 대상으로 시행할 예정입니다.
(5) <안건 추가>생기부 업무 담당자는 학기 중 기재 현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한다. 각 교사는 생기부 업무 담당자의 요청이 있을 시, 자료 제출에 즉각 응한다.
- 생기부 담당이 학급 담임 작성 항목에는 개별 접근할 수 있으나, 과세특에는 개별 접근할 수가 없어서 한 학급 것을 다 뜯어봐야 합니다. 1번 학생 어느 과목...2번 학생 어느 과목...이런 식으로 상당히 번거롭습니다. 이 조항을 추가하여 교사 개별 과세특 기재 현황을 업무 담당자가 요청할 시 출력해서 바로 주시도록 강제할 수 있습니다. 굳이 이 조항을 규정으로 명문화할 필요가 있다고 느낀 것은, 당연하다면 당연한 이 업무협조가 실제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2. 규정 추가가 아니라 자체 협의로 내규를 세울 수 있는 내용들
- 문자 그대로 규정 수준의 강제력이 아니라, 인사위원회나 교사자치회의 내규 수준 조항입니다.
(1) 생활기록부 관리 근태를 학급/교과 담당 업무분장에 반영한다.
- 3학년의 경우 생활기록부 일정이 타이트하기 때문에 1학기 마감으로 점검이 된다고 해도, 실제로 점검사항이 반영되기가 어려운 구조입니다. 한 학기에 바쁘게 쓰지 마시고 1년 동안 여유있게 생기부를 관리 점검하시도록 담임 및 과목 담당을 1,2학년에 배치하는 것이 효과적으로 생각됩니다. 동시에 1,2학년에 해당 선생님들을 배치하면 다음해에 전체 열람이 가능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생기부의 개선점을 찾는 것도 쉽습니다.
(2) 생활기록부 점검 전 오타 및 입력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한글 파일로 추출하여 맞춤법 및 띄어쓰기 검사를 한다.
- 이건 뭐...당연한 건데 안하는듯합니다. 아이들이 정정을 요구하는 건이 많기 때문에, 1,2학년에선 되도록 실시해주시면 좋겠습니다.
(3) 생활기록부 교과 협의체계를 강화하고 3개년의 성장과정을 서술, 각 교과별 특성화시킨 내용을 전체 교사가 공유한다.
- 교사, 교과별 생기부 기재 편차를 줄이는 방안입니다. 7월과 12월의 교차검토는 시간적으로도 제약이 있고, 목적이 전반적인 기재 실태에 대한 점검이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다른 교과, 다른 교사의 생기부에서 시사점을 발견하기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1~2월에 이 내용이 진행되어서 교사들 간에 공유되어 3월을 맞이하면 좋겠습니다.
내용이 더러 과격하고 급진적이다. 홀리듯 안건지를 작성하고 나니 사방은 적막하고 쓸쓸하다. 아내도 이미 잠에 들어있다. 분명히, 입시는 우리 모두의 공동 과제인데 생활기록부 업무는 이리 쓸쓸한 것일까?
정리한 내용을 학교정책TF 인원들 대상으로만 업무 메신저로 보냈다. 모든 안들을 통과시키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결정은 나중이다. 토론이 먼저다. 함께 생기부에 대해 "더 나은 방식"을 고민하고 이야기를 나누는데 있어서는, 이런 과격한 안이라고 할지라도 디딤돌은 될 수 있겠지.
그러나 당연히도 과격한 내용에 선생님들이 가만 있진 않을 것이다. 특히 당연히 생기부 관리에 따라서 학년과 담임 보직을 결정하도록 하는 것은 대단히 불쾌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문제다. 그러나 아이들은 대학 입시를 인생이 걸린 문제로 받아들이는데 고작 불쾌함 수준의 감정으로 이에 맞서는 것은 올바른 것일까. 어찌 되었든 욕을 아마도 먹겠지.
어쨌든 하고 볼 일.
두 편의 안건지를 결국 교사 토론에 부쳤다. 전체 교사들에게 안건을 공람하는 것에도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 안건을 다듬기 위하여 TF 팀에 논의를 요청했으나 대단하지 않은 의견만이 들어왔다. 그리고 교사들의 자발적인 논의로 이루어져야 할 일이기 때문에 교무부장이나 학교 관리자의 도움을 얻는 것은 더더욱 힘이 들었다. 물론 교무부장님은 걱정을 하며 이런 저런 고민을 나누었지만, 그분에게도 넘어설 수 없는 선이 존재한다. 그런 사정으로 토론 일정이 다가오면서 주말 내내 스트레스는 극에 달했다.
그리고 마침내 어제가 토론회 날이었다. 가치 명제로 간주할 수 있는 학교철학 안건지에 대해서는 예상대로 큰 논쟁이 없었다. 실제로 교사들에게 강제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 학교정책, 규정개정에 대해서는 이런저런 논쟁이 있었지만 그 역시 예상대로 대단하지 않았다. 토론을 마치고 한 짐을 벗어던지고, 다음 업무처리를 위해 메모지에 생각을 정리했다.
생기부를 잘 쓰는 학교가 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가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교사들이 공유하는 학교철학이다. 단지 생기부를 열심히 쓰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잘 써야 하고, 더 잘 쓰기 위해 노력을 해야한다.
그러나 그런 노력의 열매로서 교사에게 돌아오는 것이 많지 않다. 교사 노동의 맹점이다. 성과급 얼마로는 보상되지 않는 자기연찬과 추가노동을 사랑하지 않는 몇몇 아이들에게도 같이 투여해야 하는 문제. 학종 넣어보고 떨어지면 그건 저들이 못난 탓이라고 퉁치고 대충 살아도 되는데 말이다.
입시 성적에 민감한 학교와 민감하지 않은 학교에서 발생하는 차이는 보통 이런 것이다. 대부분의 교사에게 교직은 상당한 혼란스러운 노동의 장이다. 스트레스와 업무강도가 주관적인 판단에 따라 널뛰기를 한다. 대부분은 박봉이라고 느낀다. 나 역시 물론 그렇다. 그런 교사노동에 생기부를 위한 자발적 노력은 형성되고 숙성되기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야 할 일이니까. 결과에 대해서,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타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담당자인 나로서는 마음쓰지 않기로 했다. 욕이야 좀 먹겠지만 서도. 굳이 이런 일을 안해도 학교도 선생님들도 먹고 살만 하다지만.
생기부 잘쓰는 학교가 되면, 뭐 누구에게라도 즐겁고 행복할 일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