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머리카락을 잘랐다.

by 브라이트 라이트

머리카락을 잘랐다 허리까지 기르려고 했던 머리카락을 잘랐다.


대부분 ‘여성’이라고 하면 긴 머리카락을 떠올린다.

시설에서는 머리 관리가 쉽지 않아서 커트머리를 많이 했다.

나도 10대까지는 줄곧 커트머리였다.

그래서 성락원 학대사건으로 삭발한 뒤에는 웬만해서 자르지 않으려 했다.


시설에서 커트머리를 유지하다 보니, 나도 그런 모습에 익숙해진 사람 같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자르지 않으려고 했는데, 결국 잘라버렸다.

어릴 때 나는 내가 ‘여성’이라는 게 너무 싫었다.

장애가 외모에 드러나는 편이라 시설에서는 그걸 두고 농담처럼 말하곤 했는데, 그게 늘 신경 쓰였다.


예쁘게 꾸며보고 싶어도 “꼬깔떠네”라는 말이 듣기 싫어서 참았던 것 같다.

지금은 그냥 편한 게 좋다. 스타일도 크게 가리지 않는다.

커트머리 여성을 보면 멋있어 보이고, 예뻐 보인다.


경산에는 집이 없어서 머무는 동안은 늘 얻쳐 지낸다.

지난주 부산에서 경산으로 내려오는데, 머리카락을 치우지 않았다고 전화가 왔다.

그 말을 듣자 ‘아, 잘라버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에 경산과 포항에 자주 오가다 보니까 머리카락을 감고, 관리하는 것이 힘들었다.


그래서 짜증도 났고, 어차피 몇 년 동안은 집 없이 지낼 것 같아서 그냥 잘라버렸다.

머리카락을 자르고 나니 편하기도 하고, 또 조금은 쿨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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