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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피라이터 Apr 01. 2020

작은 카페도 브랜딩이 필요하다

브랜딩은 한 사람의 정체성을 찾는 과정과 비슷하다. 개성이 뚜렷하고 매력적인 사람을 만들듯이 카페를 브랜딩 할 필요가 있다. 브랜딩이 잘 된 카페가 보편적으로 오래 살아남기 때문이다. 브랜딩에 대한 기초 개념, 브랜딩에 필요한 요소 등을 3월 25일 열렸던 아이덴티티 커피랩의 세미나 내용을 바탕으로 소개한다. 


브랜딩하기 전에 알아야 할 것


커피 맛도 좋고 특이한 콘셉트로 꾸민 카페, 공간 자체에 예술 감각이 스며든 카페 등이 많아졌다. 그만큼 소비자들에게 선택지가 많아진 것이다. 그들에게 선택받기 위해서 ‘차별화’는 이제 필수다. ‘어떻게 차별화할 것인가?’, ‘소비자가 왜 내 카페에 와야 하는지 이유를 만들어 주는 과정’, 이것이 바로 브랜딩이다. 


브랜딩을 한다고 해서 당장 수익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수 있다. 하지만 카페를 오픈하고 시간이 오래 흐르면 수익에 끼치는 영향력도 점점 커진다. 마케팅과 브랜딩을 혼동하는 경우가 있다. 마케팅 안에 브랜딩이 속한다. 마케팅이란 소비자에게 제품과 서비스가 전해지는 모든 과정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카페 운영 방식, 시그니처 메뉴 개발 등도 포함된다. 


재즈 뮤지션 출신인 김평래 대표가 만든 카페 '앤트러사이트' (사진 출처 : 앤트러사이트 공식 웹사이트)


첫 번째 인상, 시각의 힘  


브랜딩이 잘 된 브랜드는 그 브랜드가 전달하려는 가치가 소비자가 원하는 가치와 일치한다. 소비자가 브랜드의 가치를 왜곡하지 않고 제대로 흡수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렇다면 가치를 어떤 방식으로 전달해야 할까? 브랜딩은 어떻게 해야 할까? 


눈으로 보이는 것과 마음으로 느껴지는 것으로 나눠서 브랜딩 해보자. 사람을 처음 만났을 때, 겉모습과 행동으로 첫인상이 결정된다. 카페도 마찬가지이다. 인테리어, 전시물, 소품, 식기, 직원 용모와 태도, 말투까지. 소비자가 카페에 들어왔을 때, 시각적이고 직관적으로 접하는 모든 것은 브랜딩의 대상이다. 이런 것들을 통해 카페와 연관 지어서 떠오르는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다. 


이때, 톤앤매너를 중시해서 시각적인 요소를 배치해야 한다. 카페의 어떤 가치를 전할지를 먼저 정한 후에 그와 연관된 색상을 가구와 소품 등에 반영하는 게 좋다. 공식 소셜 미디어에 노출되는 콘텐츠의 디자인 색상에도 반영한다. 예를 들어, 따뜻함이라는 톤앤매너를 정했다면 파스텔 톤으로 통일한다. 단, 너무 다양한 색을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게 해야 적절한 브랜딩의 지름길이다. 

 

회색을 활용해서 브랜딩한 카페 ‘그레이 그리스트밀’ (사진 출처 : 그레이 그리스트밀 공식 인스타그램)


눈으로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니에요 


마음으로 느껴지는 것도 브랜딩할 필요가 있다. 창업 목적과 운영자의 가치관을 명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당장 눈에 보이는 것만 집중하고 이 점을 신경 쓰지 않을 수도 있지만 시각적인 브랜딩보다 더 중요하다. 시간이 오래 걸려도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 이점이 탄탄하게 정리되었다면 시각적인 브랜딩도 더 수월하게 하고, 비로소 전체적인 브랜딩이 완성된다. 시각적인 브랜딩과 마음으로 전하는 브랜딩 두 가지는 서로 연결되어 상호작용한다. 


카페 운영자의 철학과 마음을 카페에 듬뿍 담는다면, 소비자와 신뢰 관계를 돈독하게 쌓을 수 있다. 자신이 만든 카페에 진정성과 차별성이 더해질 뿐 아니라, 중심이 제대로 잡혀있기 때문에 흔들리지 않고 지속해서 운영 가능한 힘을 얻게 된다. 


아이덴티티 커피랩의 인스타그램 갈무리


소비자는 나의 카페에서 

어떤 경험을 하는가 


매장에서 느껴지는 향기와 흘러나오는 음악, 공간의 분위기와 음료 맛, 직원의 인사와 친절한 응대까지 고객이 오감으로 느끼는 경험에 의해 브랜드 이미지가 정의된다. 순간이 모여 경험이 되고, 그 경험이 브랜드에 대한 인식을 좌우한다. 고객과 브랜드가 만나는 접점을 세세하게 짚어보자. 고객이 경험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파악하고 계산해서 카페의 브랜딩을 녹여야 한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카페에 오기 전, 카페를 간접 경험 하는 소셜 미디어 또한 소비자와의 중요한 접점이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미처 하지 못한 말을 온라인 채널로 전한다는 느낌으로 접근해보자. 운영자 자신의 이야기, 카페를 창업한 이유, 카페가 전하고자 하는 가치, 인상적이었거나 감사한 손님에 대한 이야기 등 매장에서 음료를 제공하느라 하지 못하는 이야기보따리를 온라인 채널에 풀어놓는 것이다. 카페 브랜딩에 따라 선정한 색상을 콘텐츠 디자인과 사진에 반영하기를 권한다. 


카페 브랜딩의 시작은 운영자 자신이다. 스스로 질문을 던져보자. ‘나는 어떤 사람인가? 무엇을 추구하는가? 어떤 음악, 어떤 커피, 어떤 색깔을 좋아하는가?’ 끊임없는 질문과 대답을 반복하다 보면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운영자의 취향이 카페 곳곳에 녹아들고 카페와 운영자가 닮게 된다. 그렇게 브랜딩의 힘도 커진다. 운영자 스스로 좋아하는 공간에서 일하면 능률도 오른다. 


세상에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듯이, 그만큼 다양한 카페가 탄생하는 게 아닐까. 오늘도 내일도 운영자와 손님 모두를 위한, 운영자의 독특한 정체성이 담긴 카페가 재정비되고 또 세상에 탄생하기를 기대한다. 


글 : 남은선 기자 eunsun0323@coffeetv.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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