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농사는 못자리가 절반! 볍씨 발아시키기, 볍씨 소독하기
예로부터 벼농사는 못자리가 절반이라 했던가 오늘 5월 1일, 꽃피네올리브의 씨나락 볍씨 담그는 날~ 벼농사의 가장 기본인 못자리 모판 만들기 중에서 씨나락 볍씨 담그기 및 발아기를 이용한 벼 싹틔우기에 대해서 간단히 들여다보기로 하겠다.
종자인 씨나락, 농부가 굶어 죽을지언정 씨로 할 나락은 절대로 먹지 않는다고 했던 소중한 씨나락 40킬로 1포대를 큰 플라스틱 대야에 쏟아부으니 한가득이다.
'우멩멩 오진 거! 올해 농사도 대풍이어라!' 이런 소망을 담아 씨나락 볍씨 투척하시겠다!^^
광주형님과 둘이서 볍씨를 담그는데 이런저런 이야기 오손도손~ 오른쪽 하단 바구니채에 담긴 것은 쭉쟁이나 알이 없는 맹탕 볍씨로 땅에 떨어져도 싹이 트지 않는, 이름하여 벼고자 쭉쟁이 올씨다.^^
쭉쟁이가 벼고자? 말 되넹 말되! ㅋㅋ
우리는 올해 봉황벼라고 하는 '한눈에 반한 쌀'을 심기로 하였는데 이 봉황벼는 원래 일본이 원산지며 현지어로는 히토메보레(히또메보레)라고 한다.
'히토메보레'의 의미가 머냐궁? 꽃피네올리브식 번역으로 치면 '한눈에 뿅~간 쌀'이지 모겠슝? 하하
한눈에반한쌀은 우리가 먹는 자포니카쌀 중 찰지고 맛이 좋기로 유명한데 가히 자포니카의 왕이라 해도 허언이 아닐 것이다.
벼는 찰기가 강한 자포니카와 푸석푸석하면서 향미가 좋은 인디카, 크게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자포니카는 한국, 일본, 중국 동북부 지방에서 주로 생산되며 인디카는 동남아 지역에서 주로 생산된다.
한마디로 갓 도정한 한눈에반한쌀로 밥을 지으면 그야말로 입에 착착 달라붙는데 야채며 식품가게를 하고 계신 목포 형수님의 할머니 고객들은 "반찬 없이도 먹는 쌀 주세요"로 통한댄다. 그 정도로 맛이 좋다는 것이다.
암튼 올해 우리는 30마지기 그러니까 6천평에 이 한눈에반한쌀만을 심을 작정이다.
"꽃피네올리브님 봉황벼, 구니깐 히토메보레~ 한눈에 삐용~ 간 쌀을 왜 다른 사람들은 짓지 않죠?"
"키다리라서 바람이 쎄게 불면 잘 자빠지거들랑"
"그렇다면 왜 꽃피네님네는 한눈에 반한 쌀인 봉황벼만 심눈고죵?"
"고객들이 원하고 이거 먹어보니깐 이제 다른 쌀은 맛이가 없으니끼리~ 무엇보다도 해남은 여름바람이 심하지 않아서 다른 지역에 비해 봉황벼의 적지가 아닌가 생각혀!"
그렇다. 해남의 여름바람은 매우 얌전하다. 키가 커서 다른 지역에서는 잘 짓지 않는 봉황벼 히토메보레가 여기서는 제대로 된 대접을 받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해남옥천농천농협은 맛있는 '한눈에반한쌀'이라는 브랜드를 내놓았는데 머 히토메보레를 그대로 번역해 놓았다고 보면 된다.
물을 부으니 속 빈 강정들이 금세 둥둥 떠 오른다.
노래 한가락 뽑아볼까나~
"여보시오 농부님네 이내 말을 들어보소 어허 농부들 말 들어요~~ 어찌고저찌고 신산이 비춘 곳이라 저 농부들도 상사소리를 메기는D~ 각기 저정거리고 더부렁거리네"
에잉! 춘향전에 나오는 농부가 말고 쫌 재밌는고 한번 뽑아 보시드라고!
둥둥 뜬 쭉쟁이를 보고 머 떠오르는 것이가 없슈?
"떴네 떴어! 그 무엇이 떴는가?"
" 씨엄씨(시어머니) 요강 속에 똥덩어리가 떴네"
아 하하하~ ㅋㅋ
거참 얄궂은 진도아리랑이구만!
그 옛날, 그 모진 시집살이~
고추 달린 아들이 그 무슨 보물단지라고 이녁 자식은 귀하고 남의 딸자식은 꿔다 놓은 보리자루보다 못하게 여겼던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에, 노망난 시엄씨가 똥 싸놓은 요강을 비우고, 엄동설한에 똥빨레, 이불빨레를 해야 했던 그 시절 젊은 새댁들의 서러움이 씨나락 볍씨처럼 둥둥 떠오르는구나~
에고에공 우리 광주형님은 쭉쟁이를 하나라도 더 건져내려고 저 안간힘을 쓰는데 꽃피네올리브는 속으로 '에잉 대충 하시지 그래 봤자 오십보 소백보 아니겠어?' 한다.
그런 점에서 도시에서 오랜 세월을 보낸 형님이 꽃피네올리브보다도 더 농부 같으다.
건져내고 또 건져내고 드댜 씨나락, 볍씨를 망에 담는다. 망은 해남 호남천막사에서 12개에 8400원을 주고 사 왔는데 40킬로 한 가마니의 씨나락을 쭉쟁이를 걸러낸 후, 3자루에 사이좋게 나누어 담았다.
보통 5킬로 남지기에 1마지기(2백평) 벼농사를 할 수 있다. 요즘은 더 적게 씨나락을 하는데 암튼 부족하느니 넉넉함이 더 좋지 않은가
먼저 아래처럼 요렇게 보글보글 공기가 통하도록 깔판을 깔고 그 위에 쭉쟁이를 걸러낸 볍씨 차댕이들을 차곡차곡 쟁인다.
[못자리 모판만들기] 씨나락 볍씨 담그기, 벼싹틔우기 순서
1. 씨나락 볍씨 중 쭉쟁이를 골라낸다
2. 건저 내어 망에 담아 물기를 뺀다
3. 볍씨 발아기를 설치하고 차곡차곡 쌓는다.
4. 물을 붇고 볍씨 소독약을 탄다.
5. 온도를 32도에 맞추고 2-3일간 가온하여 싹을 틔운다. 물이 부족하면 수시로 보충해 준다.
30 마지기용 15자루 차댕이들을 다 쟁이고서 보니! 제법 많다. 물을 넣자~
"우멩 목간통이여 모여? 겁나 크넹!"
절반쯤 물이 차오르자 씨나락, 볍씨에 광주형님과 혜경 사돈이 둘이서 사이좋게 씨나락 볍씨 소독약을 탄다.
사실 올해 씨나락은 사돈 처자(수십 년 전 호칭) 혜경씨가 부랴부랴 가지고 온 것인데, 작년에 추수를 끝낸 우리의 봉황벼들은 전부 방앗간행!
방앗간 쥔장께 "씨나락 몇 가니는 풍로질만 하고 나머지는 다 찧어 주십시오" 했눈뎅! 방앗간 실수로 씨나락까지 홀라당 찧어 버려서 사돈인 혜경씨가 급 공수를 하게 된 것!
아이구야 씨나락은 굶어 죽어도 절대 먹지 않는다던 농부가 봉황벼 씨나락을 찧어버렸다네!
"오메 쪽이가 팔리!" ㅋㅋ
부농원에 가서 피루루룽! 농약구매!
볍씨소독용 살균제~ 30마지기용 40킬로 볍씨 5 가마니에 키맨 8병을 타니깐!
아이 좋아라!
씨나락이 시집가려고 울긋불긋 때때옷을 입었네~ 완전 복숭아네 그려!
이제 씨나락 볍씨발아기를 연결하고 온도를 32도에 맞추고 싹이 트면 벼 못자리 육묘상자에 파종하면 된다.
정확히 언제 건져서 파종하냐궁?
2-3일 후 팍팍 쉰 냄새가 나고 허옅게 먼가 자루에 묻어 있으면 바로 건져내서 물기를 뺀 다음 육묘상자에 파종하면 된다.
씨나락으로 할 볍씨에서 쭉쟁이를 걸러낸 다음, 물을 부은 후 소독약을 탄 다음 거적때기로 덮어주면 끄읏! 참 쉽쥬?
[못자리 모판만들기] 씨나락 볍씨 담그기, 벼싹틔우기, 벼농사는 못자리가 절반!
맞수? 아니 그렇수?
꽃피네올리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