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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그리고 개념 사이

[인지과학연습] 전통 인지과학을 재구성하는 체화된 인지 이론 읽기

by Kay

1. 수업 목표 및 내용 개요


체화된 인지 이론은 단일한 개념이 아니라 약한 형태에서부터 급진적인 입장에 이르기까지 스펙트럼을 형성하고 있으며, 본 강의는 이러한 스펙트럼을 구조적으로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론에 대한 이해는 단순한 정보 습득에 그치지 않고, 각 입장의 핵심 논지를 언어적으로 명확히 표현할 수 있는 수준까지 도달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인지과학 내에서 체화된 인지 이론이 어떤 논의 맥락 속에서 제기되었는지, 그리고 그것이 전통적인 표상주의 및 계산주의 모델과 어떻게 차별화되는지구조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본 강의에서는 체화된 인지 이론을 중심으로 다음과 같은 내용이 구성된다.

체화된 인지 이론의 스펙트럼 전반을 개괄하고, 각 이론이 위치하는 상대적 위치를 구분한다.

이론 간의 차이를 설명하기 위한 개념적 기준과 대표 사례들을 검토한다.

체화 이론의 다양한 버전들이 어떤 철학적, 과학적 맥락에서 등장했는지를 분석한다.

Gallagher의 이론을 중심으로, 이론의 구조적 특징과 논리적 흐름을 비판적으로 점검한다.



2. 체화된 인지 이론의 스펙트럼


체화된 인지 이론은 하나의 단일한 이론이 아니라, 신체의 역할을 어떻게 정의하고 인지 과정에 어떤 방식으로 통합하는가에 따라 서로 다른 강도의 입장들로 구성된다. 본 강의에서는 이론들 간의 상대적 위치와 차이점을 스펙트럼의 형태로 구분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이해하는 데 중점을 둔다.

스펙트럼의 양 끝에는 표상주의를 보완하거나 부분적으로 유지하는 약한 체화 이론과, 신체-환경-행위 간의 유기적 상호작용을 강조하는 강한 체화 이론이 존재하며, 주요 이론들은 그 사이에 분포한다.

각 이론은 신체의 역할에 대해 다음과 같은 수준에서 차이를 보인다.

약한 체화 이론은 신체를 정보 입력의 수단으로 보며, 뇌 내에 형성된 신체 표상(body representation)만을 중심으로 인지를 설명한다.

기능주의적 입장은 인지 기능의 수행 여부를 중심 기준으로 삼으며, 외부 도구나 환경 요소가 동일한 기능을 수행한다면 그것 역시 마음의 일부로 간주한다.

생물학적 체화 이론은 신체의 구체적 생물학적 구조가 인지 수행에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을 강조하며, 대체 가능성보다는 유기적 기반의 중요성을 유지한다.

행화주의적 접근은 인지를 신체, 환경, 행위가 상호적으로 구성하는 과정으로 이해하며, 표상 개념 자체를 배제하거나 최소화한다.

이러한 구분은 단순한 나열이 아니라, 이론들 간에 공유되는 핵심 개념(표상, 기능, 생물성, 상호작용성 등)이 어디에서 강조되고 어디에서 약화되는지를 중심으로 분석되어야 한다. 본 강의에서는 각 이론을 단순히 소개하는 것을 넘어, 이론적 구분의 논리적 기준을 명확히 인식하고, 실제 사례나 반론을 통해 각 이론의 상대적 위치를 설명하는 능력을 함양하는 데 목적이 있다.



3. 행화주의 및 철학적 기반


행화주의(enactivism)는 체화된 인지 이론 가운데에서도 신체, 환경, 인지 주체 간의 상호작용을 근본적인 인지 과정으로 간주하는 강한 입장에 해당한다. 본 강의에서는 행화주의가 어떤 철학적 기원과 이론적 배경을 바탕으로 형성되었는지를 중심으로 논의된다.

행화주의의 이론적 기원은 다음과 같은 철학자들과 사상적 흐름에서 찾을 수 있다.

Husserl은 '나는 할 수 있다(I can)'라는 개념을 통해 지각이 가능성에 근거한 신체적 능동성과 연결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Heidegger는 도구적 실천의 철학을 바탕으로, 인간의 세계 경험이 지식의 반성적 사유 이전에 실천적 사용과 관계 맺음에 기반한다고 설명하였다.

Merleau-Ponty는 지각 과정에서 신체의 운동성과 감각 체계의 역할을 강조하며, 이러한 철학적 논의들을 신경생리학과 연결시키는 작업을 수행하였다.

Varela, Thompson, Rosch는 이러한 현상학적 전통을 바탕으로 오토포이에시스(autopoiesis) 개념과 동적 상호구성(dynamical coupling)이라는 생물학적 개념을 결합시켜 행화주의의 이론적 틀을 구성하였다.

행화주의는 전통적인 인지과학의 표상주의와 계산주의 모델에 대해 다음과 같은 비판적 입장을 취한다.

인지는 뇌의 내부 처리 과정에 국한되지 않으며, 지각과 행위는 신체와 환경의 연속적 상호작용 속에서 형성되는 동적 시스템으로 간주된다.

표상 개념을 중심으로 인지를 설명하는 기존 모델은, 실제 인간의 지각 및 행동 경험을 설명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 지적된다.

인지의 단위(unit of cognition)는 뇌도, 신체도, 환경도 아닌 ‘상황(situation)’이며, 이는 행화주의가 실용주의 철학과도 연결되는 지점이다.

본 강의에서는 행화주의가 단지 체화 이론 중 하나로서가 아니라, 현상학, 생물철학, 실용주의 철학의 교차점에서 등장한 통합적 접근 방식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Gallagher가 이러한 기반 위에서 어떤 논의를 전개하고 있는지를 구조적으로 분석한다.



4. 확장된 마음 이론과 논쟁


확장된 마음 이론(extended mind theory)은 인지의 범위를 뇌 내부에 한정하지 않고, 외부 환경이나 도구와의 상호작용까지 포함하는 관점이다. 이 이론은 전통적인 기능주의의 연장선에 있으면서도, 인지의 물리적 경계를 확장할 수 있다는 급진적인 입장을 포함한다.

본 강의에서는 Clark와 Chalmers(1998)가 제시한 고전적인 사례인 ‘오토의 수첩’을 중심으로 이론의 핵심 구조를 분석한다. 이 사례는 다음과 같은 핵심 주장을 포함한다.

기억이 손상된 인지 주체 오토는 수첩에 정보를 기록하고 이를 통해 외부 정보를 참조함으로써, 자신의 인지 과정을 확장한다.

이때 수첩은 단순한 외부 보조 수단이 아니라, 정보를 저장하고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점에서 뇌의 기능을 수행하는 구조로 간주된다.

확장된 마음 이론의 중심 원칙은 패리티 원칙(parity principle)이다.

외부 대상이 뇌가 수행하는 기능과 동일한 기능(same function)을 수행한다면, 그 대상 역시 마음의 일부로 간주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르면, 특정한 정보처리 기능이 뇌 내부에서든, 종이 수첩에서든, 스마트폰에서든 기능적으로 동일하게 구현되면 인지 과정으로 포함될 수 있다.

이론의 핵심 논쟁 지점은 ‘결합 구성 논쟁(coupling-constitution debate)’이다.

외부 도구가 인지 주체와 밀접하게 결합(coupled)되어 있다는 점은 인정되지만, 그 도구가 실제로 마음의 일부(구성 요소)인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존재한다.

대표적인 반론으로는 ‘안경 비유’가 제시된다. 안경이 시각 능력을 향상시킨다고 해서, 안경을 눈의 일부로 간주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논쟁의 핵심을 보여준다.

이러한 논의는 단순히 외부 장치의 기능적 유사성을 넘어, 인지 주체와 외부 환경 사이의 관계가 어떤 방식으로 형성되고 지속되는가에 따라 마음의 경계를 어디에 설정할 수 있는지를 묻는 이론적 논쟁으로 확장된다.

본 강의에서는 이러한 논의들을 통해 확장된 마음 이론이 제기하는 인지 경계의 유동성, 기능적 구성 요소에 대한 재정의, 그리고 생물학적 체화 이론과의 대비까지 검토하며, 이론 간 상호 비판과 논리 구조를 분석하는 데 중점을 둔다.



5. 마음의 경계 설정에 대한 관점


본 강의에서는 체화된 인지 이론과 확장된 마음 이론을 통해 제기되는 핵심 철학적 질문인 ‘마음의 경계를 어디에 설정할 것인가’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논의가 전개된다. 이 질문은 단순한 이론 간 차이의 문제가 아니라, 인지의 본질과 구성 요소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에 대한 메타 이론적 성찰로 연결된다.

전통적인 인지과학에서는 뇌를 인지의 중심으로 설정하고, 신체나 환경은 인지 과정에 대한 부차적 조건으로 취급하였다. 그러나 체화된 인지 이론과 확장된 마음 이론은 이와 달리, 신체와 환경의 역할이 구성적이며 필수적인 요소일 수 있음을 주장한다.

강의에서는 다음과 같은 다양한 경계 설정 방식이 검토된다.

기능주의적 관점에서는 특정 기능이 수행되는 한, 그 기능의 매개가 뇌 내부든 외부 도구든 관계없이 마음의 일부로 간주할 수 있다.

생물학적 체화 이론에서는 인지가 생물학적 구조에 의존하며, 뇌와 신체는 대체 불가능한 유기적 통합체로 간주된다.

행화주의적 접근에서는 뇌, 신체, 환경 간의 상호작용 자체를 인지로 간주하며, 인지 주체 내부와 외부의 구분이 무의미해지는 방향으로 경계가 해체된다.

이러한 입장 차이는 곧 ‘경계’를 고정된 실체로 볼 것인가, 아니면 동적으로 구성되는 관계적 개념으로 볼 것인가라는 더 근본적인 논점으로 연결된다.

강의에서는 ‘어디까지가 마음인가’라는 질문 자체가, 특정 이론이 전제하는 인지 개념의 구조를 드러내는 분석 도구로 작동하며, 이 질문을 중심으로 체화된 인지 이론 내부의 철학적 함의들을 조망할 수 있도록 구성된다.



6. 실용주의와 Gallagher 해석


본 강의에서는 Gallagher의 이론을 해석하는 핵심 배경으로 미국 실용주의 철학(pragmatism)을 주목하며, 이를 통해 행화주의와 확장된 마음 이론 간의 통합적 관점을 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검토한다. Gallagher는 Dewey, Peirce, Mead 등 실용주의자들의 사유를 기반으로 하여 인지 이론의 새로운 통합 지점을 제안하고 있다.

실용주의는 다음과 같은 측면에서 Gallagher의 행화주의적 관점과 긴밀히 연결된다.

Dewey는 인지의 단위를 생물학적 개체나 환경으로 한정하지 않고, 이 둘이 상호적으로 작동하는 ‘상황(situation)’ 개념을 중심으로 사고하였다. 이는 행화주의가 제안하는 유기적 상호작용 모델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Mead는 지각을 단순한 수동적 반응이 아니라, 조작 가능성에 대한 신체의 준비 상태(readiness to grasp)로 이해하며, 이는 행위 가능성 중심의 지각 이론과 맞닿는다.

Peirce는 사고의 주체가 뇌 내부가 아니라 외부의 기호, 도구, 환경과의 상호작용 속에 위치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확장된 마음 이론과도 연계된다.

Gallagher는 이러한 실용주의적 자원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이론적 기여를 시도한다.

행화주의의 생물학적 기반과 확장된 마음 이론의 기능주의적 기반 사이의 이론적 간극을 Dewey의 ‘상황’ 개념을 통해 연결하고자 한다.

인지를 뇌나 신체, 환경 중 어느 하나에 귀속시키기보다는, 상호조절적 관계와 실천적 맥락 속에서 발생하는 일련의 행위 체계로 본다.

실용주의가 강조하는 도구성(tool use), 경험 기반의 조정성, 환경 내 적응적 행위는 체화 및 확장 이론 모두에 적용될 수 있는 개념 자원으로 기능한다.

따라서 Gallagher의 입장은 단순한 행화주의의 변형이라기보다는, 행화주의와 확장된 마음 이론을 실용주의적 프레임 안에서 재구성하는 통합적 시도로 이해될 수 있다. 강의에서는 이러한 해석을 통해, 체화된 인지 이론 내부의 분절된 입장들 간의 철학적 연속성을 탐색한다.



7. ‘Embodied’ 용어 사용과 번역의 문제


본 강의에서는 체화된 인지 이론의 핵심 용어인 ‘embodied’의 번역과 해석 문제에 대해 비판적으로 점검하며, 이론적 함의를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 용어 사용의 일관성과 철학적 정합성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강의에서는 ‘embodied’라는 용어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다양하게 번역되어 왔다는 점을 지적한다.

초기에는 ‘착근된’이라는 번역어가 사용되었으며, 이는 신체에 기반한 개념이긴 하지만 상호작용성과 상황성보다는 정착이나 내재화된 상태를 강조하는 의미가 강하다.

최근에는 ‘내재된’이라는 표현이 사용되기도 하지만, 이는 인지가 신체에 속하거나 본래적으로 포함되어 있다는 의미로 이해될 가능성이 있어, 체화 이론의 동적 상호작용적 특성을 온전히 포착하지 못할 수 있다.

이러한 번역의 문제는 단순한 언어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이론의 핵심 개념을 어떻게 이해하고 해석할 것인가의 문제와 직결된다.

체화된 인지 이론은 신체가 단지 인지의 배경이 아니라, 인지의 구성적 조건으로 기능하며 환경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작동하는 방식을 설명한다.

따라서 ‘embodied’는 정태적인 상태(state)가 아니라, 행위적 가능성과 상호조정성에 기초한 개념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강의에서는 이러한 맥락에서 ‘embodiment’의 의미를 신체의 존재론적 중요성보다는 인지 과정 내에서의 실천적·상호작용적 조건으로 해석하는 관점이 이론적으로 더 타당하다는 입장을 취하며, 용어의 선택이 이론 해석의 방향을 실질적으로 결정짓는 요소임을 명확히 한다.



8. 전통적 인지과학 모델에 대한 Gallagher의 비판


본 강의에서는 Gallagher가 제시하는 체화된 인지 이론의 관점을 보다 명확히 이해하기 위해, 전통적인 인지과학 모델에 대한 비판적 관점을 먼저 정리한다. Gallagher는 계산주의(computationalism)와 표상주의(representationalism)를 중심으로 한 고전적 인지과학 모델이 인지의 실제 작동 방식에 대해 과도하게 단순화된 전제를 가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전통적인 인지과학 모델에 대한 Gallagher의 비판은 다음과 같은 핵심 내용을 포함한다.

인간의 인지는 외부 세계로부터 입력을 받고, 이를 뇌 내에서 처리하여 출력으로 행동을 산출하는 선형적 처리 모델(linear processing model)에 근거해 설명되어 왔다.

이 모델은 인지를 뇌 속에 있는 추상적 기호 조작 과정으로 환원하며, 신체와 환경의 역할을 정보 제공자나 배경 조건 정도로 간주한다.

Gallagher는 이러한 모델이 실제 인간이 행위하는 방식, 특히 맥락에 따라 조절되고, 실천 속에서 구성되는 인지 과정의 복잡성을 설명하지 못한다고 본다.

이러한 비판을 통해 Gallagher는 다음과 같은 이론적 전환을 제안한다.

인지를 뇌의 내부 처리 과정으로 한정하지 않고, 신체와 환경과의 실시간 상호작용 속에서 구성되는 과정으로 이해해야 한다.

행위 가능성(affordance), 상호조절성, 상황성(situatedness) 등은 이러한 새로운 인지 모델의 핵심 개념으로 제시된다.

표상 자체가 불필요하거나 최소화될 수 있으며, 인지적 경험은 환경에 대한 적절한 반응의 지속적 조정 과정으로 설명될 수 있다.

Gallagher는 이와 같은 전환이 단지 철학적 주장에 머무르지 않고, 신경과학, 심리학, 인지언어학 등과의 연계 속에서 설명될 수 있는 실제 이론적 모델로 확장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본 강의에서는 이러한 Gallagher의 비판을 통해, 체화된 인지 이론이 단순한 이론적 다양성의 하나가 아니라, 인지과학의 기존 전제를 전면적으로 재구성하려는 시도임을 이해하는 데 초점을 둔다.



9. 체화 이론 내부의 스펙트럼 요약정리


본 강의에서는 체화된 인지 이론이 단일한 이론이 아니라, 신체의 인지적 역할을 어떻게 이해하고 설정하느냐에 따라 서로 다른 이론적 입장들이 스펙트럼 형태로 구성된다는 점을 명확히 한다. Gallagher는 이러한 분화를 구조적으로 정리하고 있으며, 강의에서는 그 주요 구분을 다음 네 가지로 요약한다.


1) 약한 체화 이론(Weak Embodiment)
. 인지는 여전히 뇌 중심의 처리 과정으로 간주되며, 체화는 뇌 속에 저장된 신체 표상(body representation)의 활용으로 제한된다.
. B-format과 같은 개념이 사용되며, 실제 신체의 구조나 행동은 인지의 핵심 구성 요소로 간주되지 않는다.


2) 기능주의적 체화(Functionalist Embodiment)
. 인지를 특정 기능의 수행으로 정의하며, 그 기능이 외부 장치나 도구에 의해 동일하게 수행될 수 있다면 그것도 인지의 일부로 간주한다.
. Clark & Chalmers의 패리티 원칙(parity principle)이 핵심이며, 확장된 마음 이론(Extended Mind Theory)이 여기에 해당된다.


3) 생물학적 체화(Biological Embodiment)
. 인지는 단순히 기능의 수행만으로 정의될 수 없으며, 구체적이고 유기적인 신체 구조가 인지 수행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입장이다.
. 생물학적 신체는 기능적으로 대체될 수 없는 요소로 간주되며, 뇌-신체 간의 유기적 통합이 강조된다.


4) 행화주의(Enactivism)
. 인지는 뇌, 신체, 환경 간의 상호작용적 과정으로 구성되며, 표상이나 계산적 처리에 의존하지 않고, 실천적 맥락 속에서 구성된다.
. 오토포이에시스, 상호조절성, 상황성(situatedness) 등의 개념이 핵심을 이루며, 신체는 단순한 매개체가 아니라 인지 그 자체의 조건으로 작동한다.


이러한 구분은 단순한 강도 차이가 아니라, 인지에 대한 전제, 설명 방식, 이론적 목표의 차이를 반영한다. 본 강의에서는 이 네 가지 분류를 통해 체화 이론 내부의 다양성과 논리적 차별성을 파악하고, 각각의 입장이 제시하는 철학적 함의와 이론적 기여를 비교 평가하는 데 중점을 둔다.





매번 그렇지만, 한국어가 이렇게 하나도 이해가 안 되는 경험은 여전히 너무 낯설다. 분명 문장은 한국어인데, 읽으면 읽을수록 문장이 튕겨나가고 개념은 미끄러진다. 이론은 말이 너무 적고, 나는 그 말이 너무 모자라다는 것을 매번 절감한다. 그래도 오늘은 우리들이 딱해 보이셨는지 교수님께서 이 수업에 필요한 학습 전략을 알려주셨다.

1. 이론을 이해했다고 판단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말로 재구성하여 설명할 수 있는가라는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언어적 표현을 통한 설명 가능성은 이론에 대한 진정한 이해를 나타내는 지표로 간주된다.
2. 체화된 인지 이론은 단순 요약이 아니라 개념 간의 차이, 맥락, 철학적 기반까지 통합적으로 이해해야 하는 주제이기 때문에, 이론적 구조와 논리적 연계를 파악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3. 수업 중 다루는 텍스트는 생략적이고 압축적인 서술이 많기 때문에, 읽는 과정에서 ‘정지 버튼’을 눌러가며 이해가 필요한 개념을 반복적으로 점검하는 방식이 유용하다.
4. 학문적 개념은 단순히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학자들이 해당 개념을 형성했던 철학적, 과학적, 학문적 맥락을 상상하고 추론해 보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5. 사례, 반례, 실험 예시 등을 통해 개념을 구체화하고 실제적 맥락에서 이론의 타당성을 검토하는 태도가 필요하며, 이는 비판적 독해의 핵심 전략으로 작용한다.

딱히 이 전략을 안다고 갑자기 지금까지와 다르게 공부하게 될 것 같진 않지만 아무튼 오늘도 미래의 나를 위해 동굴 벽화를 남겨본다. 부디 그때의 나는 이 내용들을 조금 더 이해하고 있길 바라며. 혹은 이 안에서 뭐 하나 작은 힌트라도 발견해 내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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