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ojette Oct 01. 2016

201607-201609 책 로그

나는 확신하지 않고, 확신하지 않는 이유는 이 것입니다. 라는 생각.

어쨌든 새로운 회사에 들어간 직후라, 이제는 놀지도 않으니 책을 역시 많이 안 읽었다. 허허허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작년처럼 4달에 한 번씩 쓸 걸 어쩌다 1-3월에 책을 몰아서 읽어대는 바람에 허허허허. 하지만 어쩌겠는가 올 초에 너무 달려서 올해 읽은 책이 이미 8월에 100권을 넘긴 것을...(생각해보면 그래도 책을 아주 적게 읽은 것은 아니다.)


(늘 그렇듯, 짧은 만화나 잡지, 교과서는 뺐고, 강추인 책은 굵은 글씨)


2016-07

* [수용소 군도]: 부조리함이 가득한, 그 진실성에 더욱 숨막히는, 핏빛 시대의 강렬한 이야기.

* [키노의 여행 18] : 솔직히 그냥 17권에서 끝냈으면 좋았을 뻔 했다. 굳이 18권을 내면서 별 영양가도 없는 이야기가 잔뜩.풍자와 비유가 너무 얇다.보아하니 19권이 작년에 나왔고,어차피 1년에 한 권 겨우 내면서 근근히 유지하는 것 같은데.

* [파인더스 키퍼스]: 후기

* [반쪼가리 자작]: 옛날옛날, 반쪽은 착하고 반쪽은 나쁜 자작이 살았습니다. 나쁜 자작은 너무 무서웠고 착한 쪽은 답답했어요. 하지만 그 반쪽은 사랑에 눈이 멀어 결투를 했고, 두 반쪽이 착한 쪽 우세 하에 조화롭게 합쳐져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틀리지 않는 법]: '불확실한 것에 대해 추론하게끔 해주는 수단, 불확실성을 완전히 길들이지는 못하더라도 어느 정도 다스리게끔 해주는 수단'으로서의 수학의 효용을 역사와 재미난 일화와 현재에 비추어 쉽고 꼼꼼하고 흥미롭게 설명해준다. (더불어 번역도 좋다) 내가 최근 2-3년간 읽은 교양 수학책 중에는 단연 최고.

* [yeah!혼자서 놀기]:  [와카코와 술] 작가의 여러가지로 혼자 놀면서 겪는 애환과 좋은 점 등을 그린 만화책.질척거리지 않으면서도 핵심을 잘 뽑아서 재밌고 귀엽고 즐겁다. 일본의 혼자 노는 인프라(?)가 아주 조금 부럽기도.

* [아일랜드]: 올더스 헉슬리의 유작인 아포칼립스 소설.여기서는 '사라지는' 섬과 그 안에서의 사람들의 생활과 생각을 다루었다.여러 주제를 광범위하게 다룬데다 이런 것들을 보다 형이상학적으로 나타내고 있어서 좀 어려운 면이 있다.하지만 초베스트셀러 전작보다 좀 더 생각의 깊이도 있고 아름다운 면도 있다. 그리고 결국 모두 똑같다.

* [왕과 서커스]: 꽤나 잘 쓴 소설이다. 쉽고,흥미롭고,이국적이며,긴장감과 메시지도 적당하다.다만 미스터리로서는 꽤나 심심한데, 이 책이 미스터리로 알려져서 집어든 나로서는 그게 아쉬울 수밖에 없다.그리고 미스터리가 딱 적절한 양으로 녹아있어서,작가가 의도적으로 미스터리는 이 정도의 허술함;으로 넣은 듯한 느낌마저도 들어서,분명 매우 흡입력있고 재밌고 잘 쓴 소설이지만 내가 다 읽고도 좋아하기에는 조금 불편한 마음도 든다.

[보르헤스의 상상 동물 이야기] : 동서양의 이야기들에 나오는 상상 속 동물들을 보르헤스느님이 특유의 꼼꼼함으로 수집해서 정리한 책.도서관장다운 특유의 정리벽이 빛난다. 다양한 신비로움을 한 자리에서 구경하는 재미는 어찌나 쏠쏠한지.

[꿈꾸는 책들의 도시] : 오래 전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이 책은 분명 내 취향일 것이라고 생각했다.이제야 연이 닿아 읽은 지금,이 책은 무엇을 생각하든 그 이상으로 취향이었고 마음에 들었다. 오래된 서점들이 꽉 차있고 모든 삶이 책과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는 환상적인 도시의 이야기를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읽는 내내 그 이야기와 책에 대한 애정과 그 아우라의 아름다움에 내내 빠져 있었다


2016-08

* [도미노]: 온다 리쿠의, 우연에 의해 많은 일과 사람과 이야기가 엮여서 일이 커지고 커지는 이야기. 제목 그대로 도미노. 신나고 짜임새는 재밌지만 어수선하고 사람들은 평면적이고 과장된 느낌은 좀 어쩔 수 없다. 정말 도미노의 '부품'같은 느낌이랄까.

* [모멸감]: 사회 구조적으로 획일화,서열화가 심해지면서 개인이 타인을 특정 잣대로 멸시하고, 그 반작용으로 자기 비하에 이르는 현상을 쉽고 세세히 설명했다. 작곡 콜라보도 특이했지만 음악은 취향이 아니어서 한 곡밖에 안 들었다(…).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하루키의 수필은 기본적으로 넘나 재밌고, 자신의 글쓰기 철학 같은 것을 설명하는 부분은 애정이 넘쳐나니 더욱 필력이 발휘되는 거시다. 하지만 자신이 평범한 인간이라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

[채링크로스 84번지]:미국의 방송작가인 호갱;;과 영국의 중고서점 직원이 20년간 책 주문을 하고 받으며 교환한 편지 모음. 지적이며 따뜻함이 넘실거려서 읽는 내내 입가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상상하기 어려운 존재에 관한 책]: 아흘로틀이나 예티게 같은 특이하게 생긴,혹은 특이한 속성을 가진 동물들의 신비로움을 살펴보면서 문화나 철학 같은 것도 슬쩍 짚어가는, 매우 재미있고 따뜻한, 흥미로운 동물 도감.

* [소프트 스킬]: 개발자를 위한 자기계발서는 뭐가 다를까…하고 읽어봤다. 어수선하지만 분명 건질 건 있다. 늘 그렇듯이. 하지만 뒷부분의 자기자랑과 [시크릿] 이야기가 나오는 순간 신뢰도가 급하강하는 것이다…아…

*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왜 사람들은 나에게 이런 책을 읽히는가.(…)참 감상적이고,클리셰 만빵에 환상/편견 한 가득에 중이중이한 연애소설. 이거 참 어쩌라고…(그래 나에게이런 로맨스 따위) 역시 동명의 곡에 발끝도 못 쫓아가는 선호도. 하지만, 어둠을 지니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에는 살짝 동감.

* [로알드 달의 위대한 단독 비행]: 로알드 달이라면 전쟁 실화도 재미있게 쓸 것 같았으나(단편 [식은 죽 먹기]는 꽤 훌륭했다) 장편으로 가니 솔직히 좀 지루하다. 특유의 재기발랄함이 곳곳에 숨어있긴 하지만 그걸로만 끌어가기에 지리한 내용인 건 어쩔 수 없다. 막판의 이스라엘 후광효과는 왜 넣었는지 알면서도 좀 거슬리고.

[보르헤스의 꿈 이야기]: 보르헤스느님이 동서양을 아우르며 수집한 꿈에 대한 이야기. 본인이 지은 이야기도 꽤 있어서 더 조으다. '꿈에 나온 이야기가 결국 사실이었다'라는 이야기로 끝나는 것은, 보르헤스의 작품 전반에 펼쳐지는 꿈과 진실의 뫼비우스의 띠같은 세계를 그대로 드러내준다.

[애드호키즘]: 어떤 분야보다도 계획과 토대가 엄격할 것 같은 건축 분야에서의 임시 조합, 객체 지향, 용도 변경 등의 방법으로 효율성과 유연성을 얻고 부가적으로 미적 예술성까지 더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 굉장히 흥미롭게 읽었다.

[노래하던 새들도 지금은 사라지고]: 어떤 예상 가능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디스토피아에서 남은 인간 군상의 이야기. 클론 인간 및 아포칼립스의 다양한 징후 자체를 탐구하는 것도 아름답지만, 무엇보다도 결국 삶은 계속된다는 것.

* [미라클 모닝]: 해보자고 추천받아서 읽었는데…뭐…[시크릿]의 비전보드 이야기 나오는 순간 꼬무룩… 아니 뭐 한 달은 해 봐서 나쁠 건 없겠지만 조금 아무런 생각이 엄따.


2016-09

[블러드차일드]: 단편 두 개만 접했지만 워낙에 레전드라 한 번 꼭 읽어보고 싶었던 SF계의 그랜드데임 옥타비아 버틀러의 단편집. 사회적 약자를 여러 형태로 비틀어 세로운 세계에 던져놓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근사하게 종이에 휘갈겼다. 흑인 여성으로서 그래도 글을 쓰는 것에 대한 근사한 에세이는 서비스 서비스.

* [와이 넛지?]: '넛지'로 흔히 알려진 행동경제학을 정부가 어떻게 활용하고 이를 어케 받아들이는가에 대한 이야기인데, 좀 이도 아니고 저도 아닌 느낌이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팝업북] : 하 세상에 무슨 이렇게 아름다운 책이 다 있죠!? ㅠㅠㅠㅠㅠ 책을 접기가 아깝습니다 하 ㅜㅜㅜ 거기다 테니엘삽화가 제대로 팝업으로 하 ㅠㅠㅠㅠㅠ돌려가면서 보는데 넘나 좋고요…

[야생종]: 이능력자들을 주인공으로 한 [대지]. 덕분에 굉장히 흥미로우면서 이국적이면서 날카롭고 화려하고 힘있는 이야기가 나왔다. 정신없이 읽었다 우와아아아.

[꼬리 많은 고양이] : 엘러리 퀸의 심리 서스펜스.엘러리 퀸이 글은 별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이 작품에서는 모두 박수를 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사건과 추리, 속도감, 이야기의 밀도, 심리 묘사 무엇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엘러리 퀸의 최고 작품 중 하나라고 봐도 손색이 없다. (이 좋은 책을 동서에서 이상하게 번역해 두어서 읽고 짜증났던 기억밖에 없는데 이번에 제대로 번역되어 나온 거 읽고 만세 삼창...)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대한 예찬은 서비스 서비스.)

* [싯다르타]: 헤르만 헤세가 쓴,싯다르타가 부처가 되는 과정을 쓴 이야기인데,이건 뭐랄까 할리우드가 찍은 중국식 무협물 보는 기분도 아니고…분명 불교 사상을 이야기하는데 너무 화려하고 공이 아니라 오히려 반대로 만물이 가득 찬 상태를 설명하는 기분이다해.

* [고양이 털갈이엔 브레이크가 없지]: 고양이와 오래 살면서 느끼는 점을 만화로 그린 생활툰. 고양이가 집사를 괴롭히고 말도 안 듣고 이런저런 점도 생각해야 하지만 그래도 행복하다는 좀 뻔한 이야기.

[지우개]: 혼자 놀기 웹툰 1세대(…) 스노우캣의 만화.'지우개'로 자기 존재를 지워서 여러 모로 눈에 띄지 않고 편하게 살고 싶다는 이야기를 특유의 귀여운 그림체로 쓸쓸하게 이야기한다.

[결심의 재발견]: 원제는 '게으름 방정식'정도. 굳이 왜 이 자극적이면서도(?) 내용을 명확히 보여주는 제목을 굳이 이렇게 딱딱하게 붙였나 모르겠다. 늑장=기대치*가치/(충동성*지연) 으로 설명하고 이에 대한 예제 및 해결책을 알려준다. 아주 획기적인 해결책은 없지만 자신이 어떤 면에서 늑장을 부리는 경향이 많은 지를 살펴보는 것도 재밌을 것이다.

[초록숲 정원에서 온 편지]: 정원사가 1년을 보내면서 겪는 무수한 일들과 생각을 따스하고 편안한 글로 짤막짤막하게 풀어낸 이야기. 귀엽고 부드럽고 따뜻하면서도 유치하지 않고 아름답다.

매거진의 이전글 파인더스 키퍼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