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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문주 Jan 25. 2020

1년 동안 옷에 1천만 원 쓰고 느낀 점

동대문 vs SPA 브랜드 vs 백화점


우리는 1년 동안 옷에 돈을 얼마나 쓸까?



나는 지난 1년 반 동안 패션 스타일링 사업을 준비하고 운영하면서 지금까지 동대문, SPA 브랜드, 백화점 등 다양한 곳에서 패션 상품을 구입해왔다. 처음에는 동대문 도매시장에서 사입해서 판매했고, 이후에는 패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상품을 소개하기 위해 SPA 브랜드와 백화점에서 구입했다.


콜리젯TV 유튜브



새해를 맞이해서 이렇게 구입했던 패션 상품을 하나씩 헤아려 보니 어느새 1천만 원 이상이 되었더라. 그간 패션에 이 정도의 금액을 투자하며 느낀 점을 단 하나로 정리하자면 '가성비보다 퀄리티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심지어 그게 더 돈을 아끼는 길이기도 하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지금 당장 저렴한 것을 구입하려 한다. 그래서 오늘은 왜 그렇게 하면 안 되는지 얘기해 보려고 한다.






처음에 내가 패션 상품을 구입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가성비 좋은 상품 찾기'였다. 소비자 입장에서 비싼 옷을 보며 '이 정도 옷은 그렇게 디자인이 예쁜 것도 아니고 소재가 좋은 것도 아닌 것 같은데, 왜 비싸지?'라는 생각을 종종 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여전히 가성비가 중요하다고는 생각하지만 예전만큼은 아니다. 어느 순간부터 가성비보다 퀄리티가 훨씬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나는 유튜브 촬영을 위해 동대문 도매시장, SPA 브랜드, 백화점에서 거의 매주 패션 상품을 구입했기 때문에 이것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얘기할 수 있다.






우선 첫째, 동대문 도매시장, 일명 보세에서 가성비 좋은 상품을 찾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다.



내가 가성비 좋은 패션 상품을 구입하기 위해 가장 먼저 방문했던 곳이 바로 동대문 도매시장이었다. 소비자 입장에서 우리나라의 저렴하고 질 좋은 보세 상품들이 다 거기에 모여있을 거라는 환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게 왠 걸?! 백화점이나 SPA 브랜드에서 봤을 때 '이런 거 동대문에 가면 널려 있지 않나?' 싶은 것들이 실제로 동대문 도매시장에는 없었다. 내가 만났던 상품들은 아래 4가지에 대부분 해당되었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실제로 입으면 불편한 옷

디자인이 독특해서 어떻게 입어야 할지 모르겠는 옷

소재와 마감이 별로라서 금방 버려야 하는 옷

사이즈를 알 수 없는 옷



이런 악조건을 가지고 있는데 심지어 SPA 브랜드와 비교했을 때 도매시장의 옷이 더 비싸기까지 했다. 게다가 도매시장이다 보니 소매시장에 비해 상인들이 불친절하고 새벽에만 열어서 일반 소비자가 접근하기는 굉장히 어려웠다. 그래서 여기에서 판매하는 옷을 일반 소비자에게 추천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이후에는 SPA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게 된다.






둘째, SPA 브랜드에서도 약간 비싼 상품이 퀄리티가 좋다. 이걸 설명하기 위해 우선 현재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SPA 브랜드를 소개하자면 아래와 같다.


1. ZARA 자라

2. H&M 에이치앤엠

3. Mango 망고

4. Massimo Dutti 마시모두띠

5. COS 코스

6. & Other Stories 앤아더스토리즈

7. 8 Seconds 에잇세컨즈

8. MIXXO 미쏘

9. SPAO 스파오

10. TOPTEN 탑텐



다 같은 SPA 브랜드들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 안에도 대중적인 브랜드와 약간의 프리미엄 브랜드가 섞여 있다. 마시모두띠(Massimo Dutti), 코스(COS), 앤아더스토리즈(& Other Stories)는 프리미엄 SPA 브랜드이다. 그래서 가격은 더 비싸지만 소재와 마감이 더 좋다. (이 중에서 앤아더스토리즈는 종종 마감이 안 좋은 상품이 섞여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런 프리미엄 SPA 브랜드들에서 옷을 구입하면 일반 SPA 브랜드에서 구입했을 때보다 확실히 훨씬 오래 고급스러운 느낌으로 입을 수 있다.



일반 SPA 브랜드에서도 브랜드와 상품마다 가격 차이가 있는데, 약간 더 비쌀수록 당연히 퀄리티가 좋다. 대표적인 예로 자라(ZARA)와 에이치앤엠(H&M)을 비교해 볼 수 있다. 우선 두 브랜드 전체를 비교해 보면 자라(ZARA)가 에이치앤엠(H&M)보다 전반적인 가격대가 높은 편이다. 그래서 실제 상품 퀄리티도 자라(ZARA)가 약간 더 좋다. 그리고 각 브랜드 안에서 상품별로 보았을 때도 프리미엄 퀄리티(Premium Quality)가 붙은 제품이 약간 더 비싸고 소재와 마감이 좋다. SPA 브랜드에서 오래 입을 옷을 찾고 있다면 이런 제품들을 구입하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셋째, 백화점 브랜드에서 잘 구입한 상품은 몇십 년이 지나도 입을 수 있다.



소비 수준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백화점 브랜드의 가격대는 높게 느껴질 때가 많다. 그래서 당장 구입할 때의 부담감을 낮추기 위해 SPA 브랜드나 보세 의류를 구입한다. 하지만 그렇게 구입한 옷들을 얼마나 오래, 몇 번이나 입으며, 만족도는 어떤지 한번 생각해 보자.



옷장에 옷은 많은데 입을 옷이 없다고 느끼는가? 그렇다면 퀄리티를 고려하지 않고 충동적으로 구입한 저렴한 옷들이 옷장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 이런 옷들은 한 계절만 지나도 입을 수가 없다. 그런데 아까워서 버리지는 못하다 보니 옷은 쌓여가고 입을 옷은 없게 되는 것이다.



니트 하나라도 백화점 브랜드에서 소재, 디자인, 마감을 따져 구입한 것은 훨씬 더 오래 높은 만족도를 유지하며 입을 수 있다. 실제로 나도 거의 10년 전에 제이크루(J.Crew)라는 브랜드에서 구입한 캐시미어 100% 니트를 지금까지도 만족하면서 입고 있다. 비교적 최근이라고 할 수 있는 3년 전 구입한 버버리(Burberry)의 패딩 코트도 마찬가지다. 구입하기 전에는 너무 비싸서 고민을 많이 했는데, 구입 후에는 겨울만 되면 거의 매일 입고 다닌다. 33-44 사이즈인 내 몸에 딱 맞으면서도 따뜻하고 디자인도 예뻐서 계속 손이 가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가격대가 높더라도 퀄리티가 좋은 옷일수록 오래, 자주, 만족도 높게 입을 수 있다. 당장은 저렴한 옷을 구입하는 것이 더 돈을 아끼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치를 생각한다면 오히려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해서라도 퀄리티 좋은 상품을 구입하는 것이 훨씬 더 이득이다.



콜리젯은 '고객이 만족하는 상품을 찾아 추천한다'는 사명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앞으로도 나는 더 저렴하면서도 퀄리티 좋은 패션 상품을 찾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 나갈 것이다. 하지만 정말 제대로 된 옷장을 구성하고 싶다면, 저렴한 상품을 많이 사는 것보다는 단 하나의 상품이라도 퀄리티 좋은 것을 잘 찾아서 구입하는 것을 추천한다.



*끝으로, 만약 이 글에 공감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하나의 옷을 오래 입기보다 다양한 옷을 바꿔가며 입는 것을 선호하는 성향일 것이다. 다음 글에서는 이런 성향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쇼핑 방법에 대해서도 다뤄 보겠다.






 많이 쓰고 느낀 점이 궁금하다면?

https://brunch.co.kr/@colizet/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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