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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대표와 박경석 대표의 토론을 봐버렸다.

by 박경국 Apr 17. 2022

 말 그대로다. 한 시간이 넘는 토론을 보았다. 우선, 이제 여당의 대표가 될 이준석이 당과 개인의 이미지를 생각하면 밑지는 장사임에도 물러서지 않고 토론에 임한 점을 높게 평가하고 싶다. 현 여당이라는 국회의원들은 휠체어 챌린지라는 말도 안 되는 쇼만 보여주고 있는데 현 야당의 대표가 토론의 자리에 나섰다. 이것은 공론화의 장을 열었다는 뜻이다. 휠체어를 하루 동안 타고 사진사 대동해서 쇼나 하는 정치인들과는 다르게 사회적 합의를 해볼 기회를 열었다는 뜻인 거다. 전국장애인 차별 철폐연대(이하 전장연) 박경석 대표의 개인 의견일 수도 있지만 장애인의 의견을 정규방송에 한 시간 넘게 토론의 형태로 내 보낼 수 있었던 것은 이준석 대표의 제안 덕분이다. 기껏 수동 휠체어를 하루 밀고 팔 아프며 이야기하던 몇몇 정치인의 행동은 국회의원에 대한 혐오감만 부추길 뿐이다. 법을 만들고 예산을 집행한다는 사람들이 하는 행동이 맞나 싶다. 이런 보여주기식의 행동만 하려는 국회의원들의 행태는 보기에도 괴롭다.


https://brunch.co.kr/@colloky/203


 영상을 보다가 답답해서 꺼버리고 싶었다. 내가 본 감상평을 이야기해 보자면, 토론의 태도에 차이가 있었다. 이준석 대표야 토론에 특화된(?) 프로 토론러이기 때문에 전장연 박경석 대표가 토론 스킬에선 밀릴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있었다. 그걸 감안 해선지 이준석 대표는 기존에 하던 토론 스타일보다 더 완곡히 말하고 상대를 대하고 있었으며 배려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말을 자르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사람은 오히려 박경석 대표였다. 영상을 보면 느끼겠지만 박경석 대표는 이준석 대표의 이야기를 들을 생각이 없다. 말을 자르고 자신의 할 말만 하는 건 둘째치고 계속 이해가 안 된다, 어렵다는 표현을 하는데, 아니 이게 정말 어려운 내용이었나 싶다. 듣고 싶지 않고 할 말이 없으면 어렵다고 말을 끊는 것은 들을 생각도 토론에 대한 여지도 없어 보였다.


 토론의 자리가 배움의 자리는 아니며 자신의 의견을 점철하기 위한 공간 이긴 하지만, 전장연 대표가 발언하고 있는 논점을 바로 파악하긴 어려웠다. 장애라는 녀석은 배움에서도 비장애인보다 다른 혜택과 차별을 부과했을 것이며 그들의 삶 또한 차별 속에서 살아왔을 것이다. 그렇기에 박경석 대표의 언어표현과 문맥에 맞지 않을 수 있는 말도 감안해서 봤다. 에펨 코리아라는 사이트의 반응을 출처로 사용한 자료를 보며 내 인내심이 점점 떨어지기 시작했다. 본인이 sns에 약하다는 표현을 하면서도 꿋꿋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모습은 좋았다. 그가 장애인들에게 피해가 갈까 봐 조심스럽게 이야기하는 느낌을 충분히 받았다. 주장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이준석 대표가 무슨 의사를 표현하기만 하면 갈라 치기를 한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한다. 나는 장애인이 살아온 삶의 기저와 방식을 겪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박경석 대표가 이야기하는 바는 세금을 더 지원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그 액수도 그렇고 기한도 밝혀 달라는 것이었다. 야당의 대표에게 예산을 편성해 달라는 이야기를 하고자 한 것이었고 이동권이라는 두루뭉술한 이야기로 퉁치긴 했지만, 그가 하고픈 말은 장애인에게 예산을 더 편성해 달라는 것이었다.


https://youtu.be/oEhqfGYLh-o


 영상의 댓글은 어느 정도 토의가 있긴 하지만 이준석 대표의 편이 많나 보다. 유튜브와 이 영상을 본 사용자들이 이준석 대표의 지지자가 많아서 그런 거라기보다는 토론을 보고 느끼는 바를 적는 사람도 적지 않아 보인다. 솔직히 특정 집단의 메시지를 세 시간 가까이 듣고 토론에 기꺼이 응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그리고 나도 몰랐지만 저상버스나 앞으로의 장애인 이동권과 관련한 정책의 방향도 알게 되었다. 이준석 대표는 이동권에 한해서 새로운 정부와 여당이 될 정당의 정책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었다. 만약 박경석 대표가 정치인이었고 이준석 대표가 마음먹고 조질(?) 생각이었다면 애초에 3시간까지 대화는 이뤄지지도 않았을 것이다. 분명 전장연이라는 시민단체의 지원금 현황, 전장연 내부자 폭로, 중증 장애인 탈시설 정책 등. 이준석 대표가 자신과 이야기해야 할 단체의 대표에 대한 정보나 자료, 투고가 가득할 텐데 저렇게 꿋꿋이 자신의 말을 자르고 모르겠다는 사람과 토론을 하는 것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뿐이다.


P.S - 집단에는 반드시 이권이 얽혀있다. 탈시설과 관련한 기사와 자료를 찾아보고 있는데 기회가 되면 글을 정리해서 올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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