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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흰칼라새 Sep 01. 2024

마음 가는 대로

인생 에세이


자신을 이해하고 자아실현을 하기 위해서는 마음을 비워야 한다는 말에 동의한다.


마음을 비운다는 것은 순수자아를 회복하는 일이라는 말에도 공감한다.


순수한 자아의 회복은 내 주관과 느낌대로 살 수 있는 일이다.


마음 가는 대로 가는 일이다. 

그것이 진정한 자유다.


그러나 어렵다.


마음속 깜깜한 어둠 속에서 얼어붙은 얼음 때문이다.


마음속 얼음이 녹아야 비로소 자유로운 마음을 가진 진정한 어른이 될 수 있다.


어릴 적 담아두었던 작은 얼음이 녹지 않고 커가면서 더 꽁꽁 얼어버린다.


살면서 상처받은 얼음들이 덕지덕지 붙어 얼음 산을 이룬다.


열심히 살아보지만 희망의 태양은

내가 숨긴 마음에 비추지 않기에

얼음을 지나는 것은 차디찬 겨울바람뿐이다.


얼음은 커지고 더 단단히 얼어버려 삶은 갈수록 무거워진다.


진정 어른이 되어 가는 것은 아주 멀리 있는 듯싶다.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책을 읽은 날에 나는 진짜 어른이 되는 방법을 알았다.


얼음을 마음 깊은 곳에 담아두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얼음을 잘게 쪼개서 깨야 한다는 것을.


그래야 얼음이 녹아 없어진다는 것을.


나는 마음 깊은 곳에 얼음을 잔뜩 갖고 살았다.


하지만 이제 별로 남아 있지 않다.


혹독한 겨울을 지난 내 마음의 강은 천천히 흘러간다.


얼음을 담아두는 일은 이제 없다.


그냥 좋으면 좋다고 하고,

싫으면 싫다고 하고,

슬프면 슬프다고 하면서 흘러간다.


그것도 안되면 '그러게 말입니다' 하면서 흘러간다.


두려움 없이 거리낌 없이 자연스럽게 마음 가는 대로...


난 그렇게 어른이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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