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컴어스 Sep 28. 2022

빈브라더스가 새로운 커피 경험을 만들어 가는 방법

빈브라더스 세일즈 & 마케팅 디렉터 윤서영의 진짜 이야기

'커피는 쓰다'는 단편적인 인식을 바꾸기 위해 2013년부터 온라인 커피구독 서비스를 시작한 브랜드가 있습니다. 바로 '빈브라더스'인데요. 빈브라더스는 지금까지 수만 명의 커피 구독자들에게 제철 커피를 소개하며 새로운 커피 경험을 선사했습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빈브라더스는 끊임없이 고객에게 새로운 커피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역동적인 커피 커뮤니티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오프라인 이벤트를 기획하고, 사무실에서도 최상의 커피를 맛볼 수 있는 '오피스 커피 구독 서비스'도 최근 런칭했죠.


오늘은 이렇게 커피에 진심인 브랜드, 빈브라더스의 세일즈 & 마케팅 윤서영 디렉터님을 만나보았습니다. 윤서영 디렉터님은 빈브라더스의 B2B 비즈니스와 B2C 비즈니스, 세일즈와 마케팅 모두를 넘나들며 고객과 브랜드를 연결해 나가고 있는데요. 빈브라더스의 만능 올라운더 윤서영님의 이야기를 통해, 지금까지 빈브라더스가 어떻게 새로운 커피 경험을 선보일 수 있었는지 알아보도록 해요.




- 안녕하세요, 윤서영 디렉터님! 컴어스인들에게 자기소개와 '빈브라더스' 브랜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빈브라더스에서 온라인 사업부와 도매 사업부를 리드하고 있는 디렉터 윤서영입니다. 빈브라더스는 2013년도에 매월 새로운 커피를 소개하는 스페셜티 커피구독 서비스로 시작했어요. 지금은 구독 서비스뿐만 아니라 국내외 8개의 직영점을 운영하며, 400여 곳의 커피 파트너들에게 커피와 관련된 솔루션을 제공하는 일도 하고 있지요. 저희 브랜드의 슬로건은 당신의 커피 가이드 (Your Personal Coffee Guide)인데요. 언제나 고객의 반 발짝 정도 앞에서 커피를 알려드리고, 커피 세계로 함께 떠날 수 있는 가이드가 되는 것이 저희 브랜드의 모토입니다!


- 브랜드 초기부터 함께하셨다고 들었어요. 빈브라더스가 커피 도매 시장에서부터 비즈니스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빈브라더스 창업가분들이 곧바로 커피 분야에서 창업을 한 것은 아니에요. 2009년에 코워킹 스페이스 같은 공간 비즈니스를 먼저 시작했었죠. 당시 반응이 좋아서 공간을 50평에서 100평, 100평에서 200평으로 공간을 조금씩 확장했어요. 이 과정에서 접하게 된 것이 바로 원두 도매 시장이었어요. 저희가 도매로 공급받는 원두의 품질이 일관적이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커피 산업을 들여다보게 된 거죠. 소매 시장에서는 스타벅스, 카페베네와 같은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성장하고 있었지만, 도매 시장에서는 역량 있는 로스터리들이 많지 않았던 상황이었어요. 커피 도매 시장은 아직 성숙되지 않은 사업이라고 판단했고, 한번 진입해보아도 좋겠다고 판단했어요.


- 빈브라더스는 2013년 온라인 커피구독 서비스로 탄생한 브랜드라고 들었어요. 당시 커피구독 서비스를 런칭한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지금은 커피를 애정 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은데요. 저희가 구독 서비스를 런칭했던 2013년 당시 한국에서는 ‘커피는 쓰다’는 단편적인 인식이 많았어요. 커피는 과일이다 보니 제철성이 있거든요. 다양한 커피 산지들이 수확하는 시기가 조금씩 다르고, 그 커피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시기도 모두 달라요. 커피도 ‘가장 맛있는 철’이 존재하는 거죠. 그런데 한국은 다양한 커피 원두를 접할 수 있는 채널 자체가 적었어요. 폭넓은 커피를 경험할 수 없기 때문에 커피에 대한 인식도 낮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죠. 그래서 고객에게 매월 새로운 원두를 소개하고 직접 경험하실 수 있도록 온라인 구독 서비스를 구상하게 되었어요. 


빈브라더스 제품들 ⓒ 빈브라더스
빈브라더스 합정 ⓒ 빈브라더스


- 커피구독 서비스 런칭 이후 어떻게 마케팅하셨는지도 궁금해요.

런칭 초반에는 캘리그라피 '공병각 작가님', 재즈 보컬리스트 '웅산님'과 패키지 콜라보를 하는 등 콜라보레이션 마케팅을 많이 했어요. 2014년에 합정 매장을 시작한 이후로는 먼저 콜라보레이션 제안을 받기도 했죠. 아무래도 매장을 통해서 브랜드 경험이 늘어났기 때문이었을 거예요. 대표적으로 교보문고와 협업한 사례가 있는데요. 저희가 해외 유명 작가들의 이름을 딴 커피를 만들었고,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한 달 동안 판매했어요. 이렇게 다양한 브랜드, 아티스트와 콜라보하면서 빈브라더스의 인지도를 천천히 쌓아 올렸어요. 그리고 실질적으로 커피 구독 수를 증가시키는 데에는 샘플러 제품 출시의 효과가 컸어요. 구독에 대한 허들을 낮추기 위해 샘플러 제품을 출시했는데요. 확실히 샘플러 제품을 이용해 보시고 구독하는 비율이 늘었더라고요. 지금은 원두뿐만 아니라 드립백도 샘플러 제품으로 만나보실 수 있어요. 


- 빈브라더스 아카이브만 보아도 빈브라더스가 얼마나 커피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탐구해 나가는 브랜드인지 알 수 있었어요. 이렇게 빈브라더스만의 아카이브를 시작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내부적으로 끊임없이 탐구해서 빈브라더스만의 기준을 만들어 나가는 게 중요했기 때문이에요. 저희가 처음부터 커피에 대한 역량을 가지고 브랜드를 시작한 것은 아니었거든요. 커피 업계에서는 ‘산미 있는 원두는 특정 형태의 그라인더를 사용해야 한다.’, ‘원두는 2-3주 뒤에 디게싱(원두 속의 가스를 자연 배출하는 과정) 해야 한다.’는 것과 같은 통설이 굉장히 많은데요. 이런 것들에 대해 직접 실험하고 빈브라더스만의 방식으로 검증하는 과정을 거쳤어요. 특히, 매장에서 소수의 인원이 커피 맛의 기준을 잡는 곳도 있지만, 저희는 팀으로 커피를 하기 때문에 저희만의 기준을 잡는 것이 중요하거든요. 한 명의 주관적인 판단이 아니라 구성원 모두가 들었을 때 이해되는 근거를 내재화하다 보니 아카이브가 늘어났죠. 이런 저희의 탐구적인 모습은 빈브라더스 뉴스레터나 고객용 아카이브 페이지를 통해 보여드리고 있지만, 내부에는 훨씬 더 방대한 내용이 있답니다!


'빈브라더스 아카이브'를 통해 2013년부터 빈브라더스가 선보인 커피에 대한 정보를 열람할 수 있다.


 - 코로나19 이전에는 카페쇼 참가, 커피 페스티벌 등 다양한 오프라인 이벤트를 기획하셨어요. 이렇게 오프라인 접점에서 고객과의 소통을 꾸준히 하셨던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카페 산업은 대규모 자본을 투입하는 경우가 많고, 공간이나 브랜드 자체를 카피하기도 쉬운 산업이에요. 하지만 그 안의 소프트웨어는 복제하기 어렵다고 생각해요. 저희 같은 로스터리 회사는 장기적으로 그 소프트웨어의 차별화를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저희의 핵심 소프트웨어는 ‘바리스타’ 분들인데요. 그래서 좋은 사람을 채용하고, 그분이 고객에게 최고의 커피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등 회사 내부 환경을 만들어 나가고 있어요. 저희가 다양한 오프라인 이벤트를 기획한 것도 이런 측면과 맞닿아 있는데요. 고객과의 접점에서 바리스타분들의 에너지가 훨씬 더 높아지기 때문이에요. 바리스타로 일하면서 루틴한 업무도 있지만, 오프라인 이벤트를 통해 누군가에게 커피에 대해 깊이 알려주고 상호작용을 하면서 동기 부여를 많이 받으시더라고요. 그래서 실제로, 2016년도에는 빈브라더스를 좋아하고, 커피를 좋아하는 고객들을 모아서 ‘빈브로’라는 브랜드 팬 커뮤니티를 만들었어요. 코로나19 이전까지는 매년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었는데, 요즘은 슬랙 채널에서만 소통하고 있어서 아쉬운 마음이 들죠.


빈브라더스 합정점에서 진행된 '커피 위켄드' ⓒ 빈브라더스


-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돌파구를 찾기 위해 시도한 것 중 하나가 '네이버 쇼핑 라이브'라고 들었어요. 직접 경험하신 라이브 방송 꿀팁이 있다면 구독자분들께 귀띔해 주세요.

코로나19로 매장 내 취식이 금지됐을 때, 네이버 쇼핑을 통해 라이브 방송을 자주 했어요. 제일 반응이 좋았던 방송은 커피 맛을 아주 디테일하게 전달하는 바리스타 분이 출연하셨을 때였어요. 아무래도 비대면 상황이다 보니, 고객과 진정성 있게 대화하고 제품을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했던 거죠. 그리고 할인 혜택을 통해 제품을 사고 싶게 만드는 것도 중요한데요. 예를 들어, 커피 원두 옵션이 200g, 500g, 1kg 있을 때, 가장 단가가 높은 1kg이 200g 대비 훨씬 가성비 있어 보이게 만드는 거죠. 마지막으로, 방송을 짜임새 있게 기획하면 시청 시간을 늘릴 수 있어요. 라이브 방송은 1인당 평균 시청 시간이 5분 내외로 그리 길지 않아요. 고객을 붙잡아 두기 위해 방송 중간중간 실시간 퀴즈나 이벤트 상품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을 추천드려요.


- 빈브라더스가 새로운 서비스로 '오피스 커피구독 서비스'를 런칭했더라고요. 오피스 커피구독 서비스를 시작하게 된 계기와 과정들이 궁금해요.

2016년도에 미국 로스터리 투어를 다녀온 경험이 있어요. 당시 미국에서 오피스를 대상으로 커피구독 서비스를 전개하는 스타트업도 만났는데요. 그 이후로 ‘오피스 커피구독’ 서비스에 계속 관심을 두고 있다가 작년부터 이 시장을 본격적으로 분석했어요. 국내 오피스 커피 시장은 10년 넘게 원두보다는 커피 머신을 중심으로 한 ‘렌탈 비즈니스’ 시장이 지배적이었는데요. 렌탈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명확한 기간이 정해져 있고, 약정을 해지하면 위약금도 물어야 하는 구조였죠. 이 외에도, 원두 퀄리티의 문제가 있었어요. 렌탈 비즈니스 구조에서는 일반적으로 ‘원두 몇 kg을 사용하면 렌탈 비용은 공짜’인 서비스 모델이 많았거든요. 그래서 렌탈 비용이 상쇄될 만한 저렴한 원두가 주로 유통되고 있었던 것이죠.


빈브라더스의 '오피스 커피구독 서비스' 홈페이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빈브라더스만의 ‘오피스 구독 서비스’를 런칭했어요. 과거보다 커피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졌기 때문에, 사무실에서도 카페 매장과 같은 최상의 커피 퀄리티를 제공할 수 있다면 비즈니스 적으로도 의미 있겠다고 생각했거든요. 단순히 커피 머신을 렌탈하는 것이 아닌, 최상의 커피 맛에 집중한 ‘구독 비즈니스’인 거죠. 빈브라더스의 ‘오피스 커피구독 서비스’는 사무실에서 바리스타가 직접 머신 세팅부터 정기적인 관리까지 해드리고 있고, 구독형이지만 언제든지 위약금 없이도 해지할 수 있는 구조로 운영하고 있답니다.


- 오피스 커피구독 서비스는 빈브라더스가 기존에 운영하던 커피구독 서비스와는 또 다른 형태여서 고객 레퍼런스를 새롭게 만드는 것이 어려우셨을 것 같아요.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적극적으로 영업하지는 못했지만, 서비스를 다방면으로 홍보했어요. 저희가 종각에 ‘결’이라는 카페도 운영하고 있는데요. 먼저, 이곳에서 유입됐던 카카오 플러스친구를 대상으로 ‘무료로 오피스 커피구독 서비스를 체험하세요!’라는 메시지를 보냈는데, 신청해 주시는 분이 많더라고요. 아무래도 종각이 도심 상권이기도 하고, 저희 매장을 이용해본 고객 대상이다 보니 전환율이 높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제안하고 싶은 회사들에는 콜드콜이나 이메일 마케팅을 통해서 직접 연락했었어요. 이 외에 저희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는 고객사를 방문한 분이 커피 맛을 보시고 신규 상담 신청을 남겨 주시거나, HR 커뮤니티에서 정보를 보고 상담 신청을 남겨 주시는 등 다양한 경로로 유입되고 있어요. 오피스 커피구독 고객의 비율은 전체 도매 고객사 중 10% 정도에 해당하는데요. 아직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지만, 장기적으로 서비스를 더 많이 성장시키는 것이 저의 목표예요.


빈브라더스를 대표하는 시그니처 블랜드인 '블랙수트' ⓒ 빈브라더스


- 서영님께서는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빈브라더스 브랜드의 성장을 위해 노력하신 걸로 알고 있어요. 이렇게 경계를 넘나드는 '올라운더'로 일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궁금합니다.

조직에 필요한 일을 하다 보니 경계를 넘나들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대표적으로, 마케팅 업무는 빈브라더스에 합류하면서 처음 시작했는데요. 제가 이전에 마케팅을 잘했던 이력이 있어서 시작했다기보다 조직 구성원 중 마케팅을 담당하는 포지션이 필요했기 때문이었어요. 굳이 비교하자면, 저는 마케팅보다는 영업에 더 잘 맞는 사람이에요. 콜드콜도 상처받지 않고 잘하고 행동력도 빠른 편이거든요. (웃음) 10년 넘게 일한 경험을 돌이켜 보면, 어쨌든 저는 고객 접점에 있는 일이라면 잘 해냈던 것 같아요. 사람을 만나거나,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 위해 기획하는 업무처럼요. 이 과정에서 오프라인인지 온라인인지, 영업인지 마케팅인지 경계를 나누지 않았던 거죠.


 - 일을 하면서 '이것만은 꼭 지킨다'하는 루틴이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먼저, ‘기록하는 것’의 중요성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업무 미팅을 하면, 저는 노트북이나 메모장에 꼭 내용을 기록하곤 해요. 제가 사회 초년생이었을 때 길러진 습관인데요. 이건 회사에 다닌다면 어떤 직무에 계시더라도 도움이 될 스킬셋이라고 생각해요. 이 습관이 익숙해지시면 미팅하는 동시에 내용을 구조화해서 완성된 회의록을 공유할 수 있으실 거예요! 그리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체력 관리를 열심히 하고 있답니다! 함께 일하면서 누군가 저에게 부탁하거나, 이야기를 부담 없이 꺼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려면 제가 컨디션이 왔다 갔다 하지 않고, 일관적으로 충분한 에너지를 가진 사람이 되어야 하거든요. 그래서 개인적인 스케줄을 짤 때도 운동을 1순위로 생각하고 꾸준히 하고 있어요.


 - 빈브라더스의 최종 목표가 궁금해요. 그리고 빈브라더스와 함께하는 윤서영 디렉터님의 개인적인 목표도 궁금합니다.

먼저 빈브라더스의 목표는 아시아의 선도적인 커피 회사가 되는 것이에요. 저희는 고객에게 커피가 전달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직접 컨트롤하고 있는데요. 이 수준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매장 수, 매출 규모를 늘리는 것도 하나의 목표이기도 하지만, 아시아 전체를 리딩 할 수 있는 커피 역량을 가진 회사로 성장하고 싶어요.

그 안에서 빈브라더스의 소매 비즈니스 즉, 매장에서 고객과 바리스타가 함께할 기회를 더욱 많이 만들어 나가고 싶어요. 코로나19 이전에는 다양한 오프라인 이벤트나 페스티벌을 기획했었는데요. 역동적인 매장에서 고객과 바리스타의 에너지가 어우러지는 흐름이 하나의 아름다운 공연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이와 동시에, 스스로도 회사를 더욱 키워나가고 싶어요. (웃음) 수치로 표현해 보자면 사업을 함께 기획했을 때 0에서 1까지 달성했고, 빈브라더스 팀원들과 함께 1에서 3까지 왔다고 생각하거든요. 이제는 3에서 10, 10에서 50, 50에서 100까지 쭉쭉 성장해 나가고 싶어요.




오늘의 컴어스 에디터 ㅣ 변지현


지금 컴어스레터를 구독하시면

격주 금요일 아침, 컴어스인의 진짜 이야기를 메일함에서 만날 수 있어요.


컴어스레터 구독하기

지난 이야기 보러가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