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밍테일 스튜디오 박지영 대표의 진짜 이야기
아이돌 그룹 '이달의 소녀', '다이아', '아이브' 등이 착용한 휴대폰 케이스로 화제를 모아, 최근 MZ 사이에서 간증 후기가 이어지고 있는 디자인 굿즈 브랜드가 있습니다. 바로 오늘 만나볼 브랜드 블루밍테일 스튜디오인데요. 블루밍테일 스튜디오의 박지영 대표님은 8년 동안 회사 생활을 경험하면서 본인의 주관이 100% 담긴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셨대요. 그래서 시작했던 플로리스트 공부가 지금의 블루밍테일 스튜디오까지 발전했다고 해요. 오늘은 블루밍테일 스튜디오의 창업 스토리부터 제품 기획, SNS 운영 노하우까지 함께 살펴보아요!
블루밍테일은 일반 문구 브랜드랑 다르게 20대 중반을 타겟으로 만든 브랜드예요. 그래서 귀여운 디자인보다는 어른스럽고 세련된 느낌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블루밍테일 하면 휴대폰 케이스를 가장 먼저 떠올려 주시는데요. 이 외에도 엽서, 스티커, 마스킹 테이프 같은 문구 제품과 담요나 우산, 패브릭 포스터 같은 라이프 스타일 제품을 판매하고 있어요. 저는 그냥 하고 싶은 게 많고, 디자인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웃음)
사실 블루밍테일은 제가 꽃집을 오픈한다면 사용할 이름이었어요. 제가 플로리스트 공부를 하면서 다녔던 꽃집이 있는데, 바로 옆에 화방이 있었거든요. 선생님께서 제가 디자인했던 걸 아셔서, 꽃 공부를 하면서 그림도 함께 그려 보면 어떻겠냐고 먼저 제안해 주셨어요. 그래서 SNS에 꽃 그림 일러스트를 올리고 꽃말도 함께 전달하기 시작했죠. 그때 꽃을 피우는 ‘blooming’이라는 단어에 이야기를 뜻하는 ‘tale’을 붙여서 ‘꽃이 피어나는 이야기’라는 뜻으로 ‘블루밍테일’이라는 이름을 짓게 되었어요. 원래는 꽃 그림을 그리면서 꽃을 파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제가 SNS에 업로드한 ‘블루 로즈’라는 꽃 그림에 이 그림을 휴대폰 케이스로 만들어 달라는 문의가 들어온 거예요. 당시에 휴대폰 케이스를 만들었던 경험이 신기하고 재밌어서 사진과 함께 SNS에 공유했더니, 다른 분들도 구매하고 싶다고 댓글을 달아 주시더라고요. 처음에는 매출이 10만원도 안 나왔는데도, 사람들이 제품을 받고 좋아해 주시니까 만드는 과정이 너무 재미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꽃집이 아닌 현재의 블루밍테일이 되었어요.
돌아보니 직장 생활을 8년정도 했더라고요. LG전자, SM엔터테인먼트, 현대 모비스 등 다양한 회사에서 선행 기획과 그래픽 업무를 했어요. 회사에 다니는 동안 여러 프로젝트를 경험했는데요. 배우는 것도 많았지만 그러면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제 주관이 100%로 담긴 일을 할 수 있는 직업을 가지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플로리스트 공부를 시작했었는데요. 이 과정에서 블루밍테일 스튜디오가 탄생하고, 회사 밖의 일이 점점 많아지면서 블루밍테일에만 집중하기 위해 올해 5월에 퇴사를 하게 되었어요.
새로운 테마는 한두 달에 하나 정도 작업하고 있어요. 원래는 매달 하나의 신규 테마를 꼭 보여드려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새로운 테마를 기획하고 디자인하고 제작까지 하기엔 굉장히 힘이 많이 들더라고요. 처음 소재를 기획하고, 거기에 살을 붙이다보면 실제 디자인 작업을 하기까지는 6개월 정도가 걸려요. 그래도 회사에 다니면서 생각해 둔 아이디어들이 많다 보니, 소재 기획에는 긴 시간이 소요되지는 않아요. 블루밍테일의 첫 번째 테마인 우주 시리즈도 자동차 회사 재직 당시에 생각했던 ‘우주 컨셉의 자동차’에서 변형된 디자인이거든요. 처음 블루밍테일을 만들 때 9가지 테마를 기획했었는데, 지금 구상 중인 테마는 19개 정도 쌓여있어요. 매번 새로운 테마를 기획하는 게 쉽지는 않지만 아직 재미있는 아이디어들이 많이 준비되어 있답니다!
디자인하는 건 워낙 재미있어서 힘든 부분이 없는데요. 혼자 하기 힘들다고 느낀 부분이 두 가지 정도 있어요. 첫 번째는 상품 포장 과정이에요. 지금은 소포장은 도와주시는 분들이 있고, 마지막 포장만 제가 하고 있는데요. 앞으로는 도움을 빌리기보다는 직원 채용을 계획하고 있어요. 두 번째는 바로 사진 촬영인데요. 제가 사진을 정말 못 찍거든요. 그러다 보니 상세 페이지에 업로드가 참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고객분들이 찍어 주시는 사진을 많이 활용하고 있어요. 고객분들이 제품이랑 소품도 적절히 배치하시고, 얼마나 예쁜 이미지 후기를 남겨 주시는지! 매번 감탄하면서 보고 있거든요. (웃음) 앞으로 사진 촬영은 좀 배워 둬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지금 제 쇼핑몰 메인을 보시면 테마별 이미지로 화려하게 구성되어 있는데요. 이 구성을 너무 하고 싶었는데,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는 사이트를 원하는 방식으로 꾸밀 수가 없어서 빨리 자사몰을 만들어야겠다 싶었죠. 사실 자사몰은 구축 비용이 들기 때문에 초기에는 안 하는 게 좋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요. 블루밍테일은 디자인 굿즈 브랜드다 보니 사이트에 접속했을 때 예쁘게 보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오히려 초기부터 자사몰을 만들어 두니 유입 경로가 하나로 통일돼서 고객의 연령대를 확인하기 좋더라고요. 자사몰 구축을 어렵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HTML의 기본만 알아도 충분히 예쁘게 구축할 수 있답니다!
디자인이죠. 예전에는 무조건 예뻐야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예쁜 건 결국 주관적인 기준이더라고요. 예쁘지 않더라도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차별점이 있어야 하는 것 같아요. 그러면 신기하게 구매를 해 주시더라고요. 또, SNS를 열심히 하면서 고객과 끊임없이 소통하는 게 중요해요! 저는 블루밍테일을 시작하면서 SNS 게시물을 하루도 빠짐없이 올렸어요. 그런데 제가 한 번은 너무 힘들어서 예전에 올렸던 사진을 릴스로 만들어서 다시 올렸더니, 귀신같이 팔로워가 하루에 50명씩 이탈하더라고요. 고객분들이 SNS를 통해 블루밍테일의 소식을 접하시다 보니, 항상 새로운 내용을 전달하려고 해요. 오늘도 컴어스레터 인터뷰를 왔는데 담당자님이 블루밍테일 제품을 써 주셨다고 올리려고요. (웃음)
SNS를 무조건 해야 한다는 건 다들 많이 아실 것 같아요. 저는 트위터도 꼭 하셔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저도 인스타그램만 하다가 블루밍테일을 하면서 트위터를 하기 시작했는데요. 인스타그램이 판매가 잘 되는 SNS라면, 트위터는 바이럴이 정말 잘 되는 SNS라고 생각해요.
블루밍테일도 트위터에서 먼저 터지고, 그 팔로워분들이 인스타그램으로 또 와 주시면서 인스타그램이 점점 성장하게 되었거든요. 제가 신제품 출시 때마다 트위터에서 리트윗 이벤트를 하고 있는데, 리트윗이 5천만 되더라도 60만 명이 보더라고요. 노출되는 양이 차원이 다른 것 같아요. 또, 트위터는 이미지가 없어도 게시물을 올릴 수가 있어서 고객분들이랑 소통하는 목적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어요. 게시물을 업로드하면 고객분들이 인용 트윗으로 피드백도 정말 다양하게 주시거든요! 포토카드 홀더나 콜렉트북 이런 것도 알려 주시고, 인생네컷 프레임도 고객분들 아이디어로 만들게 됐어요. 인생네컷 프레임은 인스타그램에서 더 인기가 많았는데요. 고객분들이 많이 이용해 주시고, 태그도 많이 해 주시면서 팔로워가 엄청나게 늘었어요. 결론적으로 SNS마다 특성이 다르다 보니 두 가지 다 운영해 보시는 걸 추천해 드려요!
SNS에 1일 1포스팅을 하기 위해 하루에 이미지 작업을 1-2시간 정도는 필수로 하고 있어요. 새 테마를 준비하면서 쇼핑몰 메인에 노출되는 이미지 작업을 할 때는 12시간씩 일하기도 하고요. 확실히 회사원보다는 워라밸이 안 좋죠. 늦게까지 일하더라도 끝없이 다른 일이 생기거든요. 그래도 제 일을 하는 거라 그것조차도 너무 재미있어요!
저는 옛날 영화나 포스터를 좋아하는데요. 그래서 시대별 영화나 포스터에서 영감을 받는 경우가 많아요. 예시로, 1960년대 호러 영화가 느낌 있는 이미지들이 많더라고요. 거기서 영감을 받아 호러 시즌도 하나의 테마로 구상하고 있어요.
블루밍테일은 제 브랜드이다 보니까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하지만, 디자인 스튜디오는 우선 클라이언트분들의 가이드라인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제가 회사를 오래 다녀서 그런지 마감 일정에 대한 강박이 있거든요. 항상 약속한 일정보다 하루나 이틀 먼저 전달해 드리는데, 브랜드 담당자분들이 이 부분을 엄청 좋아하시더라고요. 또, 제가 피드백을 엄청 잘 받아들이는 편이라 원하시는 방향성이 있다면 거의 200% 반영해 드리곤 하는데요. 그런 점들이 디자인 작업을 할 때 큰 장점이 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블루밍테일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외부 디자인 작업을 하더라도 피드백이 별로 안 들어오더라고요. “블루밍테일 방식으로 디자인해 주세요!” 하실 때마다 너무 감사했어요. 브랜드 이미지를 그대로 존중해 주시고 반영해 주시는 거니까요.
사실 아직도 디자인 스튜디오랑 문구 브랜드 사이에서 너무 고민 중이에요. 원래는 스튜디오가 메인이고 판매는 취미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판매가 메인이 되어버렸거든요. 블루밍테일 브랜드는 현재 디자인 문구 브랜드이지만 카테고리를 늘려서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로 확장하고 싶어요. 지금도 문구 외에 다른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지만, 앞으로 더 다양한 상품을 출시해 보고 싶어요. 이번에 담요를 출시한 것처럼 의류도 준비 중이거든요. 디자인 스튜디오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여러 브랜드와 작업해 보고 싶어요. 아이돌 굿즈부터 뮤지컬이나 공연 MD, 브랜드 제품 콜라보까지 직접 경험하면서 더 자유롭게 디자인해 보고 싶습니다!
오늘의 컴어스 에디터 ㅣ 강화경
격주 금요일 아침, 컴어스인의 진짜 이야기를 메일함에서 만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