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컴어스 Feb 17. 2022

라이브커머스부터 홈쇼핑까지 거침없이 도전하다!

홈쇼핑 PD 이현지의 진짜 이야기

오늘 만나 볼 컴어스인은 라이브커머스부터 홈쇼핑까지 새로운 도전을 거듭하는 ‘이현지’님입니다. 현지님은 패션 라이브커머스 스타트업에서 첫 커리어를 시작하고 최근에는 T커머스 분야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셨답니다! 직접 현장에서 부딪히면서 체득한 현지님의 생생한 이야기는 라이브커머스에 관심을 가지고 계신 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거예요.



- 안녕하세요 현지님! 현재 하고 계신 일을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CJ ENM 커머스 부문 T커머스콘텐츠팀에서 PD로 일하고 있습니다. 특히 패션 카테고리의 방송을 녹화하고 송출하는 제작 PD의 역할을 하고 있어요. 이전에는 스타일쉐어라는 라이브커머스 패션 스타트업에 있었는데요. 유저들 대상으로 패션, 뷰티 카테고리의 상품과 광고 상품을 라이브로 소개하는 업무를 했었어요.


라이브커머스가 시작되는 초창기를
직접 보고, 경험했어요.

- 라이브커머스 분야에서 커리어를 시작하신 계기가 있었을까요?

대학에서 미디어학부를 전공했어요. 대부분의 친구들이 방송국에서 일하는 것을 꿈꿨고 저 또한 그런 친구 중 한 명이었는데요. 취업 문이 좁다 보니, 직무를 조금 틀어서 콘텐츠 PD를 준비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2017년에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인턴을 할 기회가 있었어요. 당시 모바일팀에서 근무를 하게 되었는데요. 운이 좋게도 라이브커머스가 시작되는 초창기를 직접 보고, 경험할 수 있었죠. 그때 저는 이 시장의 비전을 봤었던 것 같아요. “잘 될 것 같다!” 이런 느낌이 왔었달까요.(웃음) 제가 취업할 때 즈음엔 이 분야가 더 성장해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이 있었고, 모바일 커머스에 대한 관심도 꾸준히 가지게 되었습니다.


- 오! 그렇다면 당시 실제로 기획한 콘텐츠 중 하나를 소개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인턴으로 일할 당시 동영상 기술서라는 게 처음 세상에 나왔었어요. 상세페이지를 들어가면 다 글로 되어 있잖아요. 동영상 기술서는 ‘글로 된 상세페이지를 동영상으로 풀어보자!’는 취지였던 거죠. 그때 안마의자, 안마기기를 판매하는 영상에 안마기기에 의존해서 다이어트를 하는 콘셉트를 제안했었어요. 이 콘텐츠를 직접 기획하고, 제가 출연도 했었는데요. 당시 많이 바이럴 되면서 조회수 5만이라는 성과도 거둘 수 있었어요. (영상 링크) 돌이켜보면 동영상이 지금처럼 핫하진 않았었는데 의미 있는 시도를 할 수 있었던 기회였어요. 즉각적인 반응, 댓글도 살펴보면서 동영상 콘텐츠에 대한 재미를 많이 느낄 수 있었죠. 아, 이래서 라이브커머스를 하는 거구나!’를 피부로 깨달았어요.


- 지금까지 많은 방송을 진행하셨잖아요. 스타일쉐어에서 처음으로 메인 PD가 되어 라이브를 진행하게 되셨을 때는 어떤 감정이 드셨는지 궁금해요!

이때가 엄청 생생해요. 스타일쉐어에서 인턴에서 정규직으로 전환이 되고 나서 처음으로 방송을 했을 때였어요. 열심히 방송을 준비하고 잘 끝냈을 때, 지인들도 ‘방송 잘 봤어!’라고 이야기도 해주고 구매 인증도 많이 해줬어요. 엄청 뿌듯했죠. 그런데 동시에 든 감정은 영화 '소울'에서 주인공이 꿈꾸던 공연을 마무리하고 집에 홀로 택시를 타고 갈 때 느꼈던 감정과 비슷했던 것 같아요. 첫 방송이 끝나면 더 신날 줄 알았는데 오히려 '공허함'이 확 오는 거예요. 돌이켜보면 제 나름대로 ‘열정을 모두 쏟아냈기 때문에 그런 감정을 느끼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해요.


- 정말 열정을 모두 쏟아내야 느낄 수 있는 감정이잖아요. 현지님이 진심을 다해 업무를 해내셔서 그런 감정을 느끼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그럼 당시 라이브커머스 방송을 준비하는 PD로서의 업무 프로세스를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스타일쉐어에서 일을 했을 때를 기준으로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먼저 제품 선정, 가격 협상은 MD의 역할이에요. 제품이 선정되고 나면 MD가 PD에게 제품 담당자와의 컨택포인트를 전달해주죠. 이후 방송에 대한 모든 건 저의 업무였어요. 업체랑 직접 연락해서 제품을 받고, 이벤트 제품도 협상하고, 제품에 대한 소구 포인트도 전달받아서 방송을 어떻게 진행할지를 기획해요.


당시 제 방송은 저녁 8시 고정 방송이었어요. 그럼 6시부터 스탠바이를 해서 게스트를 응대하고 제품과 관련된 소품도 세팅해요. 예를 들어 립 제품을 판다고 하면 제품을 진열할 트레이, 옆에 장식할 꽃까지 모두 직접 세팅했어요. 방송 한 시간 전, 7시부터는 리허설을 해요. 게스트, 쇼호스트가 처음부터 끝까지 방송 내용을 살펴보는데, 거의 두 번 정도 리허설을 거치고 실제 방송에 들어가요. 방송은 1시간 정도로 진행되죠.


- 디테일하게 준비해야 할 것도 많고, 챙길 것도 많았을 것 같아요. 그럼 방송이 진행되는 동안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은 어떤 것이었나요?

초반 5분~10분 안에 고객을 잡기 위해 엄청 노력하죠. 5분 전후로 유입이 정말 중요해서 5분 동안 이벤트 내용, 소구 포인트를 고객들에게 가감 없이 전달했어요.

처음 메인PD가 되어 진행한 라이브방송 당시 사진 (좌) 가장 왼쪽 / (우) 가운데가 현지님이다.


- 방송에서 예상치 못한 돌발 사고가 있었던 적도 있나요? 라이브방송에서의 좋은 대처법은 무엇일까요?

자잘한 실수는 늘 있었어요.(웃음) 당시 오디오 싱크 문제가 가장 많았어요. 음성이랑 입이 안 맞는 현상이죠. 그러면 시청자들에게 직접 채팅이나 말로 '이대로 보는 게 괜찮을까요? 다시 시작하는 게 좋을까요?'를 여쭈었어요. 시청자들의 반응을 토대로 계속 방송을 진행하거나, 다시 시작하기도 했죠. 방송이 지연되는 경우에는, 상황을 모르는 시청자분들도 당황하지 않도록 빠르게 일정을 공지해 드렸고요. 어쨌든 솔직하게 소통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방송이 끝나고 나서도
고객과 계속 소통할 수 있는 무언가가
이젠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 라이브커머스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차별화된 콘텐츠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라이브커머스에서 '좋은 콘텐츠'란 어떤 것일까요?

말 그대로 여운이 남는 콘텐츠요. 방송이 끝났을 때, 진짜 소통한 기분이 들고 제품을 오래 기억하게 만드는 힘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아무래도 Z세대를 중점으로 한 플랫폼에서 라이브커머스를 진행했다 보니, 유저들이 이름을 불러주는 것만으로도 엄청나게 호응을 했어요. 예를 들어 ‘딸기’님께서 ‘언니! 아이섀도우 발색 좀 보여주세요!’라고 했을 때, 쇼호스트가 ‘제품 발색 보여드릴게요’가 아닌 ‘딸기님께서 제품 발색이 궁금하다고 하셨는데, 지금 바로 보여드릴게요.’라고 했을 때 서로 소통하는 느낌이 배로 들고, 유저들도 엄청 좋아했죠. 이렇게 직접 소통하는 걸 보면서 ‘아, 이래서 라이브커머스를 하는 거구나!’를 피부로 깨달았어요.


그런데 요즘은 판매 목적의 라이브커머스를 많이 활용하는데요. 깊은 소통 없이 방송이 진행되고, 대부분이 일회성으로 끝나는 점이 아쉽더라고요. 이젠 라이브커머스 방송 후에도 소비자와의 교류점을 이어나갈 포인트, 방법을 생각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예를 들어, 라이브방송을 보면서 구매를 망설이다가 장바구니에 제품을 담아놓은 고객이 있다면 다시 PUSH를 보내서 리텐션을 끌어볼 수 있겠죠. '라이브에서 봤던 그 제품, 오늘이 세일 마지막'이런 PUSH를 보냈어요. 그러니까 진짜 반응이 오더라고요. 방송이 끝나고 나서도 ‘고객과 계속 소통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한 거죠.


- 스타일쉐어에서 PD 업무뿐만 아니라 PUSH 알림도 도맡아 하셨더라고요! 신입으로서 스타트업에서 굉장히 다양한 일을 하신 것 같은데요. 이런 점들이 현지님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요?

맞아요. 당시 라이브 PUSH 알림을 담당했었는데, 하다 보니 전사 PUSH까지 담당하게 되었죠. 라이브 방송은 PUSH 두 줄에 방송을 보느냐, 보지 않느냐가 정해지기도 해서 부담되기도 했어요. 그래서 당시 유행하던 유행어를 어떻게든 녹여서 경쟁사에 뒤지지 않을  PUSH를 보내려고 노력했어요. 실제로, 유저 인터뷰도 진행하면서 어떤 PUSH가 더 좋은지 직접 물어보기도 했었죠.


PSUH 하나에 트래픽이 왔다 갔다 하는 지표를 보게 되니까 정말 신기하더라고요. 그래서 재미있게 임했었는데, 이때 PD이상의 카피라이터 성향도 배우면서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돌이켜보면 스타트업이었기 때문에 다양한 업무를 할 기회가 있었고, 많이 성장할 수 있었어요.


- 그렇다면 현지님만의 PUSH 노하우! 귀띔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오전 8시에 할인율, 브랜드, 밈을 말한다!’는 법칙을 나름대로 세웠어요. 아무래도 스타일쉐어의 유저의 대부분은 학생이었거든요. 눈 뜨자마자 핸드폰을 보고, 학교에 가는 시간을 노린 거죠. 8시에 PUSH를 보내면 오전 9시 정도에 발송이 되거든요.(웃음) 그리고 매주 수치를 보면서 팀원들과 회의를 했어요. 어떤 요일에, 어느 시간대가 반응이 좋은지를 확인한 거죠. 꾸준히 데이터를 보면서 개선점을 찾았던 게 도움이 많이 되었었어요.


T커머스만의 매력이 있어요

- 최근 라이브커머스를 떠나 T커머스 업계로 새로운 도전을 하셨어요. 새로운 도전을 결심하게 되었던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요.

한 번쯤은 ‘방송국’이라는 곳에서 일해보고 싶었어요. 어쨌든 홈쇼핑도 하나의 방송국이거든요. 카메라가 24시간 돌아가고, 전국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TV를 틀면 제 방송을 볼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여전히 커머스 업계에서 콘텐츠를 제작한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즐겁고, 배울 게 많아요! 선배님들이 방송하시는 것을 보면서 아직도 저는 마음이 두근거리고 떨린답니다!


- T커머스와 일반 TV홈쇼핑의 차이점은 어떤 점이 있나요?

(좌) 일반 TV 홈쇼핑 (라이브) / (우) T커머스 채널의 방송

일반 TV홈쇼핑이라고 하면 24시간 생방으로 돌아가는 라이브를 보통 생각하시죠. 그런데 T커머스 채널도 24시간 돌아가고 있답니다! 다만 생방송은 아니고 녹화방송으로 진행이 되는 차이점이 있어요. 그리고 T커머스만의 매력이 있다면 리모컨으로도 주문이 가능하다는 점이에요! 리모컨으로 바로 주문할 수도, 편성표를 확인할 수도, 오른쪽 데이터 영역에 있는 제품을 QR로도 구매할 수 있어요. 국내에 총 9개의 T커머스 기업이 있고, CJ온스타일도 그중 하나입니다.


- 라이브커머스와 홈쇼핑 분야를 모두 경험하셨을 때 각각의 매력도 다를 것 같은데요! 체감하시기에 어떤 점이 가장 다르게 느껴지셨나요?

방송에서 내보낼 수 있는 표현에서 엄청나게 차이를 느꼈어요. 아직 라이브커머스는 심의/규정이 법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기 때문에 자막 표현, 쇼호스트 워딩이 자유로운 편이에요. 반면 홈쇼핑은 정해진 규정대로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표현을 다채롭게 쓰기엔 제한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 소비자들에게 더 신뢰를 줄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과장된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정확한 정보만을 제공하니까요!


그리고 방송을 준비하는 현장, 시간 면에서는 라이브커머스가 훨씬 간소화되어있어요. 홈쇼핑은 무대감독님부터 시작해서 카메라 감독님, 음향감독님, 조명감독님 모두 총동원해서 진행하는 반면 라이브커머스는 방송 하나에 투입되는 인력이 많지 않았어요. 하지만 라이브커머스와 홈쇼핑은 전혀 다른 방식의 콘텐츠 결과물이 나오기 때문에 어떤 것이 더 좋다고 비교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변화하는 트렌드를 반영하는 이커머스처럼
‘끊임없이 움직이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 현지님을 한 줄로 설명한다면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끊임없이 움직이자!’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건 제 인생의 모토이기도 해요. 가만히 있는걸 잘 못하는 ENFP이기도 하지만, 일을 하면서도 가만히 머무르고 싶지 않아서 이커머스 분야를 선택했던 것 같아요. 트렌드는 계속 변화하고 사람들은 그에 맞는 물건을 구입하잖아요. 현장에서 이런 트렌드를 관찰하고 인사이트를 발견하는 게 정말 재미있어요! 이런 이커머스처럼 ‘끊임없이 움직이는 사람!’으로 설명하고 싶어요.


- 일상에서는 어떻게 에너지를 얻으시는지 궁금해요.

운동하는 것을 좋아하고 건강관리를 인생에서 최우선으로 생각하다 보니 러닝을 3년째 하고 있어요. 사실, 혼자 뛰는 것보다는 러닝 클럽에서 만난 사람들과 함께 뛰는걸 더 좋아해요. 함께하면 먼 거리도 뛰어지더라고요! 그리고 사람들과 땀 흘리고 친해지는 과정도 좋아합니다!

외부 러닝 크루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 지금은 패션 카테고리를 담당하고 계시잖아요. 현지님의 삶에서 좋아하는 카테고리 하나를 선정하자면 어떤 카테고리가 1순위일까요?

무조건 푸드를 선택할 거예요.(웃음) 음식을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거든요. 그리고 음식은 라이브커머스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카테고리잖아요! 확실히 매출이 잘 나오기도 하고, 음식은 한 번에 소비자를 사로잡을 만한 시각적 요소가 대단하다고 생각하거든요.


- 에너자이저 현지님도 혼자 있고 싶을 때나, 힘들 때가 있을 것 같아요. 그럴 때 어떻게 극복하시나요?

음.. 생각해보니 혼자 있고 싶을 때가 거의 없어요. 역시 ENFP 답죠?(웃음) 우울하더라도 하루정도 집에 있다 보면 다시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지칠 때는 하고 싶은 걸 리스트업 해봐요. 연말엔 지하철로 출퇴근을 할 때마다 올해 하고 싶은 일을 리스트업 했었어요. 하고 싶은 일들을 생각해보면서 에너지를 얻는 것 같아요.


- 앞으로 현지님은 어떤 도전을 해나가실 건가요? 가까운 미래에 이루고자 하는 일과 삶에서의 목표가 있으신가요?

일과 삶 모든 방면에서 앞으로도 '성장'이라는 키워드에 대해서 계속 생각해 나갈 것 같아요.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스스로 만들어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열정적으로 일하면서 커리어적인 성장을 이루고 싶은 것이 목표예요.



지금 컴어스레터를 구독하시면

격주 금요일 아침, 컴어스인의 진짜 이야기를 메일함에서 만날 수 있어요.


컴어스레터 구독하기

지난 이야기 보러가기


매거진의 이전글 9년차 커머스 마케터의 나를 찾기 위한 여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