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오오오 디자이너 심해수의 진짜 이야기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일오오오'의 디자이너 심해수님의 대답은 바로, '고객을 생각하는 것'이었습니다. 브랜드의 고객이 누구인지를 잘 알고, 그들의 취향과 니즈에 맞는 제품을 론칭하는 것이 고객에게 제품을 '설득'하는 가장 완벽한 방법이라고 해요. 이렇게 보면 참 쉬운 말인데, 내 브랜드에 적용하는 것은 어디서부터 해야 할지 막막하죠. 오늘 컴어스인 인터뷰에서 '일오오오'가 제품을 만들어 가는 여정부터, 이커머스 업계의 디자이너로 일하며 해수님이 얻은 인사이트를 통해 힌트를 얻어보는 것 어떨까요?
- 안녕하세요 해수님! 컴어스인 분들께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NHN AD 미디어커머스팀에서 브랜드 일오오오를 운영하고 있는 심해수입니다. 제 이름이 한자로 ‘바다 해’ ‘물 수’인데요. 무궁무진한 바다처럼 내면에 있는걸 많이 표현하고 발굴하면서 살아라는 뜻이거든요. 다양한 방면에 관심을 갖고 관찰하고, 표현하기 좋아해서 이름 뜻에 맞게 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사람들을 보면서 ‘저분들의 불편함은 뭘까?’를 고민하곤 해요.
- 일오오오에서는 어떤 일을 하시나요?
저는 디자이너로서 브랜드와 상품의 메시지나 컨셉이 시장에서 잘 표현될 수 있게 시각적 작업을 완성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자사몰 안에서의 이미지 작업(썸네일, 배너, 이벤트 페이지, 상세페이지)과 외부에서 보이는 이미지 작업(광고 소재, 브랜드 SNS 채널)도 모두 담당하고 있어서, 저희 브랜드를 표현하는 모든 곳에 저의 손길이 닿아있어요. 아! 제품의 패키지나 인쇄물도 모두 담당하고 있답니다. 최근에 면허를 따서 파주 인쇄소에 가는 게 훨씬 편해졌어요.
- 일오오오 브랜드를 소개해주세요!
일오오오는 일상다반사를 담아낼 수 있는 브랜드예요. 브랜드 네임 1555(일오오오)에는 15세부터 55세에 걸친 모든 세대가 일상에서 느끼는 불편함을 찾아서 해소해준다는 저희의 스토리가 담겨있어요. 그래서 일오오오는 아무도 긁어주지 않는 불편함을 찾아서 제품을 기획하는데요. 이 과정에서는 다른 곳보다 깊이 있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어요.
- 그럼 일오오오는 특정 카테고리를 정해놓고 제품 출시를 하는 게 아니라, 시장에서 인사이트를 얻으면 어떤 제품이라도 출시할 수 있는 무궁무진한 쇼핑몰이네요!
맞아요. 지금은 뷰티, 헬스, 리빙 이렇게 세 가지의 카테고리를 운영 중인데,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 안에서는 저희 제품이 무궁무진해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버스 정류장이나 길을 걸어 다니면서도 사람들을 보면서 ‘저분들의 불편함은 뭘까?’를 고민하곤 하거든요. 일상에서 끊임없이 인사이트를 발견하려 노력하다 보니, 아이디어도 정말 다양하게 나오더라고요. 실제로 팀원분들도 내부에서 아이디어 공유를 정말 빨리해요. 바로 메신저를 켜서 이야기하죠. (웃음)
- 광고 회사인 NHN AD가 '일오오오'라는 브랜드를 론칭하게 된 이유와 과정이 궁금해요.
시작은 단순했어요. ‘우리가 광고주에게 쏟는 열정을, 우리 브랜드에도 쏟아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에서 시작된 비즈니스거든요. 광고 대행이 브랜드의 최초 컨셉 설정부터 예산, 마케팅 채널, 판매처, 고객관리까지의 모든 범위를 다루는 일은 아니니까요. 그동안 다양한 산업과 규모의 업체들의 마케팅 숙제를 해결하며 NHN AD는 데이터 분석과 크리에이티브 역량을 쌓아왔죠. 이를 토대로 ‘커머스 시장에서도 NHN AD가 잘 해낼 수 있을지’를 고민했고, 일오오오를 통해 미디어커머스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해요. 1년 반 이상 사업을 비즈니스를 직접 운영하면서, 커머스 시장에 대한 이해도 더욱 높아졌거든요. 일오오오가 성장하면서, 광고주분들과 또 다른 상생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갈 수 있을 거라 기대도 하고 있어요.
(TIP) 미디어커머스란?
- 미디어(Media)와 상업을 뜻하는 커머스(Commerce)의 합성어로, 제품 구매를 목적으로 플랫폼에 접근하는 고객을 타겟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다른 목적으로 플랫폼에 접근한 고객을 자연스레 커머스의 영역으로 이끄는 방식
- 미디어커머스는 광고를 통해 자사몰로 고객을 유입시켜 실제 구매를 일으키는 D2C(Direct to customer) 형태의 이커머스
- 페이스북,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온라인 상에서 트래픽이 많이 몰리는 SNS 채널에서 고객에게 순간적으로 쇼핑 욕구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미디어에 이해도가 높은 많은 광고회사들이 '미디어커머스'라는 타이틀로 이커머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디자이너, 소비자, 마케터의 관점으로 시선을 옮겨요.
- 일오오오를 운영하기 전에는 온라인 광고 업무를 하셨다고요.
맞아요. 온라인 광고에 쓰이는 소재를 제작하는 ‘광고 디자이너’였어요. 그러다 보니 사실 책상에서 모든 작업이 시작되고 마무리되었거든요. 그런데 이커머스 업무를 하게 되면서 제 업무가 디지털 영역에서 오프라인 영역까지 확장되었어요. 저의 작업물이 제품에 구현되고 고객분들의 일상으로 녹아들어 갔으니까요.
그리고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정말 다양한 관점으로 제품을 두고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소비자가 되었다가, 디자이너가 되었다가, 마케터가 되었다가…. 하루에도 몇 번씩 이렇게 다른 관점으로 시선을 옮기다 보니 시야도 확장이 되었어요.
- 이커머스 업무를 하면서 현장에서 새롭게 배운 것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상품개발 과정에서 감리를 나간 적이 있어요. 이때 처음으로 포토샵이나 일러스트의 컬러코드로 작업하는 것과 실제 제품에 표현되는 컬러는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인쇄소에 ‘팬톤 OOOO칩으로 표현할게요.’라고 커뮤니케이션했지만, 결과물을 보니 제가 생각한 느낌이 아닌 거예요.
인쇄소 기사님의 코멘트를 듣고 나서 어떤 재질에 어떤 원료를 사용하는지에 따라 같은 디자인 작업이라도 결과물이 달라질 수 있는 걸 배우게 되었어요. 생산 현장에서도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결과물의 완성을 높여주는 전문가분들의 소중함을 경험한 거죠. 저도 언젠가는 다양한 영역에서 쓰임 있는 디자인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전문가로 성장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 외출 시 비누를 휴대하기 어렵다는 소비자의 인사이트를 발견하고 휴대용 튜브형 비누인 소프소프를 출시하셨다고 들었어요. 소비자의 인사이트를 발견하는 해수님만의 노하우가 있나요?
'휴대용 비누를 사람들이 쓰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는 결벽증이 심한 개인적인 경험에서 시작되었는데요. 가장 먼저, 제품을 사용할 고객을 아주 구체적으로 설정했죠. 그다음, 고객이 일상에 제품을 어떻게 사용할지 디테일하게 생각했어요. 예를 들어, '간호사인 친구가 이 제품을 쓰면 일하는 환경을 더 안전하게 바꿀 수 있을까'라고 고민해 보는 거죠. 저는 주로 주변 지인들의 상황에 대입해서 생각해보기도 해요.
제품을 사용할 고객을 실제 존재하는 인물처럼 설정하고, 제품이 고객의 일상에 어떻게 스며들지 구체적으로 상상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이렇게 저희 제품이 고객분들의 일상의 작은 불편을 어떻게 해결해 줄 수 있을지 다양한 관점으로 정리해보면, 제품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었거든요.
- 실제로 해수님의 아이디어가 제품 기획 단계에서도 반영이 되는군요!
맞아요. 하나 더 예를 들자면, 회사에서 양치할 시간이 없을 때 ‘가글’을 하곤 하잖아요. 그런데 저는 가글의 향이나 맛이 입 안에 남아 있는 게 불편하더라고요. 그래서 주변에 물어보니, 가글 성분이 남아서 배가 아프다는 의견도 있었고 아이들에겐 가글이 맵게 느껴져서 쉽게 사용하기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아이들에게도 무해하면서 더 쾌적한 제품이 없을까?’를 고민하다가 ‘가글밤’을 출시하게 된 거예요. 저는 이렇게 작은 불편함을 해결해줄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지면, 나비효과처럼 사회를 더 긍정적으로 바꿔나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고객과 쌍방향으로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 ‘제품과 디자인의 톤앤매너를 맞춰야 한다.’는 이야기를 종종 하잖아요. 제품에 맞는 디자인 컨셉을 잡는 해수님만의 방법이 있을까요?
우리 브랜드가 말하고 싶은 시선과 고객분들이 봐줬으면 하는 시선의 균형을 맞춘다고 생각하고 작업하고 있어요. 사람과 사람 사이 관계를 보면 제가 바라는 것을 상대방은 원하지 않을 수도 있잖아요. 이런 관계를 조율하는 것. 서로가 보는 결과물의 해상도를 비슷하게 맞추어주는 것이 톤앤매너를 맞추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품 디자인의 경우 고객분들의 상황에서도 생각해보려고 노력하고, 주변 지인들에게 많이 물어보기도 하고요, 전사 직원들의 피드백을 받는 설문을 받기도 해요. 디자인을 하기 전에 데이터를 최대한 많이 수집하는 과정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 브랜드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 있을까요?
어렸을 때 연기를 배우면서 아역배우 생활을 잠깐 했었어요. 지금 제가 하는 일이 어떻게 보면 배우가 하는 일과도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들이 한 작품을 성공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점에서 말이죠. 브랜드와 제품을 세상에 소개하는 데 있어, 한 가지 영역만 잘 해낸다고 술술 풀리는 것이 아니더라고요. 온라인 쇼핑몰의 일은 겉보기에는 제품 기획, 생산, 판매의 간단한 프로세스를 가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세부적으로 신경 써야 할 것들이 정말 많으니까요.
그래서 브랜드가 지속해서 사랑받기 위해서는 당장의 결과나 반응보다는 지치지 않고 고객과 쌍방향 소통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일오오오’에서는 타겟 고객이 있을 시장을 찾고, 홍보하고, 고객의 피드백을 수렴해서 판매 전략을 짜는 등 끊임없이 고객의 목소리와 피드백을 들으려 열정을 쏟고 있거든요.
- 일오오오를 운영하면서 언제 가장 보람을 느끼셨나요?
아무래도 온라인상에서는 리뷰를 볼 때 많이 놀라고 감동받기도 하는 것 같아요. 머릿속으로 상상만 하던 제품이 세상에 나오다 보니, 진짜 필요하신 분들에게 전달되어서 ‘잘 쓰이고 있다’라는 후기가 힘이 많이 되었어요. 그리고 주변 지인 중에 간호사 친구가 소프소프를 일터에서 사용하기도 하고, 먹방을 하는 친구가 가글밤을 애용하거든요. (웃음) 주변에서도 저희 제품이 잘 쓰이고 있다는 걸 보면 뿌듯해요.
앞으로는 더 많은 사람에게 적용되는 디자인을 하고 싶어요.
- 디자인을 업으로 삼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어렸을 때부터 미술 유치원을 다녔고 그림 그리고 표현하는 걸 좋아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디자인하게 된 것 같아요. 그런데 이게 저의 성격과도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제가 무엇이든 해결해주고 도와주는 걸 좋아하거든요. 디자인도 어떤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솔루션의 일부분이잖아요. 사람들에게 보이는 마지막 단계를 책임지기도 하고요. 이런 매력을 느껴서 디자인을 계속하게 된 것 같아요.
- 평소 눈여겨보던 쇼핑몰이 있으신가요? 컴어스인들에게 소개해 주세요.
자사몰 디자인을 하고 있다 보니 시장에서 소비자들을 사로잡고 있는 표현 방식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쇼핑몰들을 즐겨찾기 해두고 자주 들어가 봐요. 그중에서도 저는 29cm를 가장 좋아해요. 디저트 하나를 소개할 때에도 ‘이상하고 아름다운 디저트’라는 식의 엉뚱하면서 과감한 카피에 이끌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게 되더라고요. 당장 필요하지 않은 제품인데, 시각적 요소와 스토리에 이끌려 구매하고 있는 저를 발견하는데요. 이런 매력이 요즘 이커머스 시장에서 꼭 필요한 포인트이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 해수님은 일상에서 어떻게 에너지를 충전하시는지 궁금해요.
사진과 음악을 좋아해서, 필름 카메라로 여행을 가서 사진을 찍기도 하고 피아노, 기타, 드럼, 바이올린 등 여러 악기를 배우기도 해요. 그중 피아노는 20년 이상 함께하고 있어서 제일 좋아해요.
- 해수님과 대화를 하다 보니, 해수님의 밝고 부드러운 면이 저까지 기분을 좋게 만드는데요. 해수님이 일상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인지 궁금해요.
‘옳음과 친절함이 있다면 친절함을 선택하자!‘는 마음이 있어요. 그래서 제가 일상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평화>와 <사랑>이에요. 이 두 가지만 마음에 심어도 어떤 일이든 부드럽고 온화함으로 대할 수 있는 것 같아요. 특히, 흔들리지 않고 나를 지킬 수 있는 힘은 모두 사랑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주변 사람들한테 사랑을 나눠주는 것도 진짜 즐거워요. 주변에 나누는 사랑은 그 영향력이 관련이 없는 먼 사람들에게 까지도 닿아, 선순환될 수 있다고 믿거든요. 지금 저도 주변 사람들이 주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많이 받고 있다고 느껴요. 그래서 일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친절함과 긍정적 에너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답니다.
- 앞으로 해수님은 어떤 일과 삶을 가꾸어가실 건가요? 가까운 미래에 이루고자 하는 일과 삶의 목표가 있다면 나누어 주세요.
개인적으로는 가족들, 친구들과 제철 음식이나 과일 많이 먹으면서 여행 다니는 삶을 꿈꾸고 있고요. 여러분도 그러시겠죠? (웃음) 디자이너로서는 지금까지 타겟을 정하고 그 타겟에 적합한 디자인을 해왔다고 하면 앞으로는 더 많은 사람에게 적용되는 디자인을 하고 싶어요. 일부 사람에게만 적용되는 디자인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 소외감을 느끼게 하거든요. 예를 들어, 코로나 이후로 더 많이 보이는 키오스크도 시각장애인과 청각장애인은 거의 쓰지 못했다고 해요. 그래서 베리어프리 키오스크라는 게 세상에 나온 걸 보면서 이런 다짐을 또 하게 되었어요. 소외되는 사람이 없게끔 디자인하는걸 인클루시브 디자인이나 유니버설 디자인이라고 해요. 저의 손에서 나온 디자인을 사람들이 봤을 때, 누구든지 환영받을 수 있는 모두를 위한 디자인을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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