않는 힘,연결과 존재,그리고 일상의 작은 의식
의례, 우리 마음속 숨은 손
왜 우리는 생일 케이크의 초를 불며 소원을 빌까? 왜 손님에게 건네는 작은 인사 하나에도 마음이 흔들릴까? 인간은 단순히 습관을 반복하는 존재가 아니다. 우리의 행동 하나하나에는 보이지 않는 갈망이 숨어 있다. 디미트리스 지갈라타스의 『인간은 의례를 갈망한다』는 인간이 의례를 필요로 하는 이유, 의례가 우리 삶과 사회를 어떻게 지탱하는지 탐구한다.
의례는 때로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력하다. 그것은 단순한 형식이 아니라, 마음을 움직이는 마법과도 같다. 아침마다 건네는 ‘안녕하세요’라는 인사, 결혼식의 서약, SNS ‘좋아요’ 클릭 하나까지, 우리를 연결하고 존재감을 확인하게 만드는 힘이 담겨 있다. 이 책은 바로 그 숨은 힘을 들여다보고, 인간 본연의 심리를 조명한다.
의례란 무엇인가?
의례란 무엇일까? 흔히 의례를 ‘습관’이나 ‘형식’으로 오해하지만, 지갈라타스는 그것이 인간 내면의 갈망을 반영하는 창구임을 강조한다. 의례는 단순한 행동을 넘어, 의미와 상징을 지닌다. 고대 부족의 축제, 왕실의 의식, 종교적 예식 모두가 사람들의 마음과 행동을 연결하는 장치였다.
고대 그리스의 올림픽 제전이나 로마의 축제는 단순한 경기나 축제가 아니었다. 사람들은 그 의례 속에서 사회적 소속감을 확인하고, 공동체 속 자신의 역할을 느꼈다. 현대 사회에서도 마찬가지다. 명절 차례, 결혼식, 졸업식은 모두 형식으로만 보일 수 있지만, 내면 깊이 자리한 존재 확인과 소속감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장치다.
의례는 또한 인간 행동의 예측 가능성과 안정감을 제공한다. 규칙적인 반복과 상징적 행동은 불확실한 세상에서 심리적 안전망 역할을 한다. 사람들은 의례를 통해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고, 사회적 질서를 확인하며, 내면의 긴장을 조절한다. 의례는 단순한 행동이 아니라, 심리적 안정망이자 사회적 연결망이다.
개인을 넘어 사회로
의례는 단지 개인의 내면을 위한 장치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를 사회 속으로 끌어들이는 보이지 않는 실과 같다. 결혼식에서 주례가 읽는 글, 장례식에서 울려 퍼지는 종소리, 명절 차례에서의 절차 하나하나가 모두 사람들을 서로 연결한다. 인간은 혼자서는 존재할 수 없으며, 의례를 통해 타인과 나를 동시에 느끼며 살아간다.
사회적 연결 속에서 의례는 중요한 신호를 보낸다. “나는 이 공동체의 일부다.” “나는 당신을 존중한다.” “우리는 같은 규칙을 따른다.” 이러한 신호들은 눈에 보이지 않아도 강력하다.
현대 사회에서도 이러한 기능은 여전히 작동한다. 회사 회식, 학교의 입학식과 졸업식, 스포츠 경기에서의 국가 의식 등은 단순한 형식으로 보일 수 있지만, 사람들을 하나로 묶는 의례적 장치다. 디지털 시대의 SNS에서도 마찬가지다. ‘좋아요’, 댓글, 공유 같은 작은 행동도 현대인의 사회적 연결과 존재 확인 욕구를 충족시키는 새로운 형태의 의례다.
삶 속 의례의 숨은 힘
결혼식에서 신랑과 신부가 서로에게 맹세할 때, 그것은 단순한 말의 반복이 아니라, 인생을 함께하겠다는 존재적 선언이다. 장례식에서의 침묵과 조문 역시 단순한 절차가 아니라, 상실의 슬픔을 공유하고 공동체적 위로를 경험하는 장치다.
현대 사회에서도 일상 속 의례의 힘은 여전히 발휘된다. 아침 인사, 점심 전 짧은 감사 인사, 친구의 생일 메시지, SNS ‘좋아요’ 클릭까지, 모두가 작지만 의미 있는 의례적 행동이다. 이러한 반복 속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존재하고 있음을 느끼며, 타인과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한다.
의례는 인간의 내면을 안정시키고 심리적 균형을 만들어준다. 반복과 규칙, 상징적 행동이 주는 예측 가능성은 삶의 불확실성을 완화하고, 마음속 갈등과 긴장을 조절한다. 의례는 단순한 행동이 아니라, 심리적 안전망이자 사회적 연결망이다.
의례와 인간 심리
인간은 의례를 단순히 따라 하는 존재가 아니다. 의례는 우리의 심리를 읽는 거울과 같다. 우리는 의례를 통해 소속감을 느끼고, 존재를 확인하며, 때로는 내면의 갈등과 불안을 다스린다.
생일 케이크의 초를 불며 소원을 빌 때, 단순히 습관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미래를 꿈꾸는 내면의 의례를 수행하는 것이다. 명절 차례 역시 단순한 의무가 아니라, 가족이라는 공동체 속에서 자신의 위치와 관계를 확인하는 심리적 장치다.
심리학자들은 의례가 인간의 감정을 조절하고, 불확실한 세상 속에서 안정감을 준다고 말한다. 반복과 상징적 행동이 주는 예측 가능성은 마음속 긴장을 완화하고, 사회적 관계를 매끄럽게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즉, 의례는 인간에게 정서적 안정과 사회적 신호를 동시에 제공하는 복합적 장치다.
의례의 문화적 다양성과 공통성
의례는 시대와 문화를 초월해 존재하지만, 그 형태는 다양하다. 동서양, 고대와 현대를 막론하고 의례는 인간이 사회적 존재임을 확인하는 장치라는 공통점을 가진다.
동양에서는 조상 제사와 명절 의례가 가족과 공동체를 연결했다. 서양에서는 결혼식, 종교 의식, 국가적 축제가 사회적 결속을 강화하는 역할을 했다. 형식과 세부 내용은 다르지만, 인간이 서로 연결되고자 하는 본능적 욕망은 어디서나 동일하다.
현대 사회의 디지털 의례, 예를 들어 SNS에서 친구의 생일을 축하하거나 ‘좋아요’를 누르는 행동조차, 현대적 형태의 의례라고 볼 수 있다. 인간은 언제나, 어디서나, 사회적 존재로서의 확인과 소속감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의례는 문화와 시대를 뛰어넘는 공통성을 갖는다.
의례 없는 사회, 혹은 의례의 변화
의례가 사라진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의례가 약화되면, 사람들은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기 어렵고, 사회적 신뢰는 쉽게 무너진다. 현대 사회에서 ‘의례 없는 연결’이 증가하면서 인간 관계는 더 불확실하고 피상적이 되기 쉽다.
디지털 시대에는 새로운 형태의 의례가 등장했다. 온라인 축하 메시지, 영상 통화, 디지털 결혼식과 장례식 등은 전통 의례의 공백을 메우지만, 여전히 현장감과 정서적 몰입은 제한적이다. 의례는 단순한 형식이 아니라, 인간 경험을 온전히 느끼게 하는 장치이기 때문이다.
의례의 변화는 필연적이지만, 그 본질적 필요는 사라지지 않는다. 인간은 여전히 관계와 존재 확인을 위해 의례를 갈망하며, 그 갈망은 시대와 기술을 뛰어넘어 계속 진화한다.
인간과 의례, 그리고 나
인간은 의례를 통해 자신을 확인하고, 타인과 연결되며, 사회적 삶을 완성한다. 의례는 단순한 습관이나 형식이 아니라, 존재를 느끼고 삶의 의미를 확인하는 힘이다.
우리는 매일 크고 작은 의례 속에서 살아간다. 아침 인사, 점심의 짧은 감사, 친구의 생일 메시지, SNS에서의 작은 클릭까지, 모두 인간이 서로를 확인하고 자신을 존재하게 하는 의례적 행동이다.
디미트리스 지갈라타스의 이 책은 묻는다. “당신에게 의미 있는 의례는 무엇인가?” 그리고 말한다. 인간은 의례를 필요로 하고, 의례를 통해 살아간다. 우리의 일상을 바꾸는 것은 거창한 변화가 아니라, 의미 있는 작은 의례를 발견하고 경험하는 일상 속 선택이다.
의례의 역기능과 현대적 고민
권력과 통제의 도구
의례는 사람들을 연결하지만, 때로는 권력 강화와 통제를 위한 수단이 된다.
예: 군대, 정치 집회, 권위주의 사회의 의식
자유보다 규범을 우선시하도록 학습하게 만드는 부작용
심리적 부담과 스트레스
과도한 의례는 개인에게 심리적 부담을 준다.
결혼, 명절, 기념일에서 형식과 기대에 맞추려다 생기는 불안과 피로
허상과 위선
형식만 남고 의미가 사라진 의례는 공허한 반복이 된다.
단순 SNS 축하, 의미 없는 인사, 형식적 행사
현대 사회의 도전: 개인화와 디지털화
디지털 의례는 참여감과 몰입감이 낮다.
기존 공동체적 기능은 유지되기 어렵지만, 새로운 형태의 의례 필요
추가 시사점
의례의 양면성: 연결과 안정감을 주는 힘 vs. 통제·압박·공허
핵심은 의미 있는 의례 선택과 내면적 필요와의 조화
질문: “당신에게 진정 의미 있는 의례는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