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배송 거래액 비중 50%는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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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4일 SF익스프레스와 함께 준비 중인 커넥터스 밋업이 전석 마감됐습니다. 공지를 올린 지 불과 며칠 만에 70여 명이 신청해 주셨습니다. 예상보다 빠른 마감이었습니다. 그만큼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 진출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생각보다 훨씬 뜨겁다는 신호처럼 느껴졌습니다.
실제로 요즘 현장에서 자주 듣는 말이 있습니다. “국내만 봐서는 답이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5년 이커머스 연간 시장 규모는 272조 398억 원(잠정치)으로 전년 대비 4.9% 증가에 그쳤습니다. 숫자만 보면 성장처럼 보이지만, 몇 년 전까지 두 자릿수가 당연했던 이커머스 성장률을 기억한다면 체감은 다릅니다. 내수는 둔화됐고, 고객을 붙잡기 위한 마케팅은 더 치열해졌습니다. 결국 시선을 바깥으로 돌리는 건 자연스러운 수순일지 모릅니다.
흥미로웠던 건 이번 밋업 참가자들의 구성입니다. 글로벌 물류를 주제로 한 자리였지만, 참석자 면면은 물류에 멈추지 않고 다양했습니다. 이름만 들으면 알 법한 패션·뷰티 버티컬 플랫폼 담당자들, 이른바 3대 엔터테인먼트사 실무자들, 이미 수천억 매출을 기록하며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브랜드사 관계자들까지.
이들은 이미 글로벌 무대에서 움직이고 있는 플레이어들입니다. 그리고 이들에게 물류는 더 이상 후행 변수가 아닌 ‘전략 변수’가 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어디까지 직접 통제할 것인지, 어떤 파트너와 손잡을 것인지, 리스크를 어느 구간에서 관리할 것인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기업의 성장 속도와 수익성을 좌우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겠죠.
커넥터스 밋업을 준비하면서 늘 느끼는 점이 있습니다. 시장이 조용해 보일수록, 현장은 오히려 더 분주합니다. 기사에는 전부 담기지 않는 고민과 움직임은 이미 한참 전부터 시작되고 있습니다.
이번 현장에서 오간 핵심 맥락은 콘텐츠로 정리하겠습니다. 다만 현장의 공기까지는 글로 완전히 옮기기 어렵겠죠. 다음 밋업에서는 더 많은 분들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번 밋업은 아쉽게 마감됐지만, 곧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주제의 커뮤니티 행사 공지로 인사드리겠습니다.
네이버가 지난 6일 2025년 4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4분기 커머스 매출은 1조540억 원. 전년 동기 대비 36% 성장입니다.
숫자만 보면 인상적입니다. 다만 이 수치를 그대로 받아들이긴 어렵습니다. 지난해 6월 단행된 스마트스토어 및 브랜드스토어 수수료 인상 효과가 반영됐기 때문입니다. 높은 매출 성장률에는 일정 부분 구조적 착시가 존재하며, 실제 네이버의 거래액 성장률은 매출 성장률에 미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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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무시하기 어려운 지표가 있습니다. 네이버에 따르면 2025년 스마트스토어 거래액은 연간 10% 성장했습니다. 같은 기간 통계청이 집계한 전체 이커머스 거래액(잠정치) 성장률은 4.9%, 종합몰에 한정하면 1.4%에 그쳤습니다. 3위 종합몰 사업자인 11번가는 2025년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전년 대비 14% 감소했고, 4위인 지마켓은 2025년 연간 매출이 35.5% 줄었습니다. 이 판에서 두 자릿수 거래액 성장을 만든 종합 플랫폼은 쿠팡을 제외하면 네이버뿐입니다.
이 말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사실상 종합몰 시장에서 규모로 맞붙을 수 있는 플레이어는 쿠팡과 네이버, 둘만 남았다는 뜻입니다. 종합 플랫폼 구도는 이미 2강 체제로 압축됐습니다. 줄어드는 시장에서 버티는 자가 아니라 커지는 자는 이 둘뿐입니다.
그런데 더 흥미로운 변화는 다른 곳에서 나타납니다. 2025년 11월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탈쿠팡’ 움직임이 가속화되던 와중, 이들 고객을 흡수하려는 경쟁사들이 공통으로 선택한 파트너가 있습니다. 바로 네이버입니다. 현시점에서 쿠팡과 맞설 수 있는 유일한 트래픽 창구가 네이버이기 때문입니다. 자체 플랫폼만으로는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사업자들이, 네이버라는 우산 아래에서 활로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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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사례가 11번가입니다. 11번가는 자사 풀필먼트 서비스 ‘슈팅배송’을 네이버 판매자에게 개방했습니다. 네이버 판매자는 11번가에 입점하지 않아도 N배송을 통해 슈팅배송 물류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11번가 판매자 역시 네이버배송을 활용해 노출을 다각화할 수 있습니다. 경쟁자였던 플랫폼이, 네이버 생태계의 물류 파트너로 들어온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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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와 롯데마트는 한 발 더 나아갔습니다. 컬리는 네이버의 지분 투자를 받고, 네이버플러스 멤버십과 자사 상품과 물류를 연동한 ‘컬리N마트’를 시작했습니다. 롯데마트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회원에게 자사 유료 멤버십 ‘제타패스(월 2,900원)’를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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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적극성의 차이만 있을 뿐, 이미 네이버 장보기에는 SSG닷컴, 이마트, 트레이더스, 홈플러스 등 다수 온오프라인 유통사의 상품과 물류가 연결돼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최근 대형마트 규제 완화 및 새벽배송 활성화가 네이버 커머스에 미칠 영향을 묻는 애널리스트의 질문에 “오프라인 마트는 이미 우리의 파트너”라고 답했습니다. 입점 수수료와 광고 모델을 갖추고 있는 네이버 입장에서 생태계 내 플레이어가 많아지고 경쟁력이 강화되는 것은 오히려 긍정적이라는 발언이었습니다.
이 지점이 중요합니다. 네이버는 쿠팡처럼 모든것을 직접 통제하는 단일 체계를 만들려 하지 않습니다. 대신 경쟁자였던 이들까지 끌어안는 연합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트래픽은 네이버가 쥐고, 상품과 물류 서비스는 파트너가 제공합니다. 쿠팡이 ‘통제’라면, 네이버는 ‘연합’입니다. 그리고 지금, 반쿠팡 진영의 플레이어들이 하나둘 네이버 쪽으로 정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연합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네이버 커머스의 약점은 오래전부터 분명했는데 바로 ‘물류’입니다.
쿠팡은 직매입 상품을 유통하는 온라인 소매업체입니다. 자체 물류망을 통제하는 단일 체계로 성장했습니다. 상품 매입, 재고 배치, 배송 서비스까지 하나의 시스템 안에서 움직입니다. 반면 네이버는 3자 판매자 중심의 분산 플랫폼입니다. 상품은 판매자가 책임지고, 물류 역시 판매자가 선택합니다. 네이버는 트래픽과 결제, 노출을 제공하지만 배송은 통제하지 않았습니다. 구조적으로 통제력이 약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 구조는 N배송이 공식화된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네이버는 여전히 직접 물류를 하지 않습니다. 파트너사에 배송 기준을 요구할 수는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분산된 물류망에 의존하는 모델입니다.
그랬던 네이버가 이번 실적 발표에서 방향을 명확히 했습니다. 향후 몇 년간 배송 경쟁력 강화를 네이버 커머스 전략의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겠다고 선언한 것입니다. 최수연 대표는 N배송 거래액 비중을 올해 25%, 내년 35% 이상으로 확대하고, 3년 내 50% 이상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이 수치는 단순한 커버리지 확대가 아닙니다. 거래액의 절반 이상이 네이버가 설계한 배송 체계를 거치게 하겠다는 뜻입니다.
네이버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상세히 공개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메시지는 분명했습니다. 단순한 기능 보완이나 점진적 개선에 머무르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파트너십 인프라 운영 전반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시장의 인식을 바꿀 수준의 배송 경험을 구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중장기적으로 배송이 네이버쇼핑의 ‘제약 조건’이 아니라, 선택의 이유가 되도록 만들겠다는 최수연 대표의 표현은 상징적입니다. 그동안 네이버의 약점으로 지적되던 영역을, 경쟁력으로 전환하겠다는 선언이기 때문입니다.
이 전략은 멤버십과도 맞물립니다. 무료 반품과 배송 혜택이 녹아든 멤버십 활성 이용자를 올해 20% 이상 늘리고, 2026년 스마트스토어 거래액 역시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목표를 함께 제시했습니다. 배송, 멤버십, 거래액을 하나의 성장 구조로 묶겠다는 구상입니다.
그렇다면 질문은 여기서 시작됩니다. 네이버식 얼라이언스 모델은, 쿠팡의 단일 통제 체계를 상대로 충분히 강해질 수 있을까요? 여기부터는 네이버가 공개하지 않은 이면을 조금 더 파고들어보겠습니다.
N배송 거래액 50%라는 숫자는 단순한 목표치가 아닙니다. 네이버 동맹군이 실제로 ‘하나의 체계’처럼 작동할 수 있는지 시험하는 지표입니다. 그리고 그 시험은 이미 시작됐습니다.
시험의 이름은 ‘N배송 직계약’입니다. 지금의 N배송은 기본적으로 제휴 물류사 중심 구조입니다. 네이버가 배송 기준을 제시하고, 물류사는 그 기준에 맞춰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판매자는 네이버 제휴 물류사를 통해 N배송에 참여합니다.
이 모델은 분명 힘을 가졌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업계에서는 흥미로운 변화가 관측됐습니다. 기존 3PL을 이용하던 브랜드가 “N배송 입점을 위해” 물류사를 변경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입니다. N배송 뱃지가 붙으면 노출이 달라지고, 노출이 달라지면 매출이 달라진다는 기대가 작동합니다. 판매자 입장에서 N배송은 단순한 물류 서비스가 아니라 ‘트래픽 증폭 장치’에 가깝습니다.
이 과정에서 CJ대한통운, 두핸즈(품고), 테크타카(아르고), 아워박스 등 네이버 풀필먼트 연합에 속한 물류사들의 실적이 개선됐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N배송은 물류사에게는 영업 채널이 되고, 판매자에게는 성장 채널이 됩니다. 연합 구조는 확장에는 분명 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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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확장이 곧 서비스 품질의 통제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기대가 커질수록 불만도 동시에 커집니다. 첫 번째는 단가입니다. 일부 판매자들은 기존에 이용하던 3PL 대비 비용이 상승했다고 토로합니다. 일부 제휴 물류사가 N배송 참여 권리를 또 다른 물류업체에 재위탁하거나 중개하는 구조가 형성되면서, 그 과정에서 중간 마진이 발생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파트너가 늘어날수록 조율은 복잡해지고, 단가 상승 압력은 브랜드에 전가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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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서비스 품질입니다. N배송 파트너 물류사들은 익일 도착보장을 넘어 당일·새벽배송까지 서비스를 확장해 왔습니다. 다만 상당 부분을 제휴 라스트마일 물류업체와의 연계로 구현해 왔다는 점에서, 서비스 균질성 확보가 과제로 지적됩니다.
실제로 자체 당일배송을 운영하던 한 브랜드가 N배송 노출 확대를 위해 제휴 물류사와 계약했다가, 배송 품질 이슈로 CS가 급증해 다시 기존 체계로 복귀했다는 사례도 업계에서 공유됩니다. 연합 구조는 확장에는 유리하지만, 품질과 단가를 일관되게 통제하는 데에는 구조적 한계를 가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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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업계가 주목하는 것이 ‘N배송 직계약’입니다. 기존에는 복수의 네이버 제휴 물류사가 브랜드와 계약을 맺고 N배송을 운영했다면, 직계약은 네이버가 계약의 중심에 서는 모델입니다. 네이버가 단가와 서비스 기준을 보다 강하게 설계하고 관리하는 구조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이는 이미 네이버 경영진들의 발언으로 공식화가 됐습니다. CJ대한통운, 컬리 등 일부 물류 파트너와는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당초 ‘올해 초’ 오픈을 목표했던 프로젝트에는 변화가 생겨 공개가 지연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이해관계가 복잡합니다. 수익은 어떻게 나눌 것인지, 품질 책임을 어디까지 질 것인지, 리스크는 누구에게 귀속될 것인지가 얽혀 있습니다.(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조만간 별도의 커넥터스 유료 멤버십 콘텐츠로 다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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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자들은 기대와 경계 사이에 서 있습니다. 네이버가 직접 기준을 관리한다면 지금보다 균질한 서비스 체계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있습니다. 동시에 네이버가 계약의 주체가 되더라도, 물류를 직접 수행하지 않는 구조 자체가 변하지 않는 한 한계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합니다.
결국 직계약은 하나의 질문으로 귀결됩니다. 연합을 ‘관리 가능한 체계’로 전환할 수 있는가. N배송 거래액 50%라는 목표는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단순히 제휴 물류사를 늘린다고 달성할 수 있는 수치가 아닙니다. 수많은 이해관계를 조율해 하나의 체계처럼 작동하게 만들 수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합니다.
쿠팡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싸운다면, 네이버는 수많은 동맹을 하나의 시스템처럼 보이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난이도는, 생각보다 높습니다. 그래서 직계약은 네이버 배송 전략의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연합이 진짜 ‘체계’로 진화할지, 아니면 또 다른 갈등의 시작이 될지. 이 변화의 과정과 이해관계의 움직임은 앞으로도 커넥터스에서 계속 기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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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원에 힘입어 2월 밋업 조기 마감됐습니다. 3월 커뮤니티 공지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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