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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너스톤 Mar 11. 2019

리빙 코럴의 해를 기념하는 산호의 윤리적 소비

코럴, 모가나이트, 핑크 토르말린으로 보는 리빙 코럴

팬톤은 2019년 올해의 색으로 '리빙 코럴(Living Coral)'을 꼽았다. 색상 번호는 PANTONE 16-1546으로 사이언과 블랙이 전혀 들어가 있지 않은 마젠타와 옐로우의 혼합색상이다. 네이밍에서도 알 수 있듯이 리빙 코럴은 당연히 바다 속의 산호에서 영감을 받은 컬러다.



산호는 해양생태계의 균형을 담당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해낸다. 열대 물고기들의 집이 되어주기도 하고, 광합성을 통해 만들어내는 영양물질과 산소는 바다생물들의 먹이가 되기도 한다. 산호는 따뜻한 바다에서만 살아갈 수 있어서 주로 지중해와 대서양의 열대 바다에서 발견되기 때문에, 때문에 열대 바다 근처에 전세계 해양생물의 25%가 이 근처에 살고 있다고 한다. 그만큼 바다 아래에서 생동감과 활력을 담당하는 산호를 담은 명랑한 주황빛이 리빙 코럴인 것이다.


물론 산호의 색상은 다양하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심해에서 자라는 붉은 분홍빛과 분홍빛이 가장 값지다고 여겨지기에, 동양에서는 옥스 블러드 컬러의 '사디니안(Sardinian)'을, 서양에서는 '천사의 피부(Angel's Skin)'라고 불리는 분홍빛 컬러를 산호의 대표적인 컬러로 떠올리는 것이다.



작년의 '울트라 바이올렛'이 관습을 탈피하는 젊은 예술가의 컬러였다면, '리빙 코럴'은 바다 속 산호처럼 자연과 조화롭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건강하고 활기찬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는 색깔이다. 산호 주변으로 모이는 바다 생물처럼 SNS을 통해 전세계가 연결되는 느슨한 연대와 범지구적인 소통까지도 반영하는 듯 하다. 그만큼 따뜻하고 온화한 느낌의 컬러인 것인데, 팬톤이 단순히 시대를 반영하는 색을 올해의 색상으로 꼽는 것이 아니라 시대가 필요로 하는 가치를 담은 색상을 꼽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글로벌해진만큼 또 원자화된 외로운 개인들이 얼마나 따뜻한 유대와 인간미 넘치는 소통을 그리워하는지를 담은 것이 아닐까.



작년 겨울 런웨이에서 털이 사라지고 대신 에코퍼가 부상한 것처럼, 멸종위기에 처한 산호와 한층 오염이 심각해지고 있는 해양 생태계에 경종을 울리는 것이기도 하다. 과학자들은 최근 20년 동안 산호가 훼손된 정도가 과거 1000년 동안 훼손되었던 것보다 더 심하다고 한다. 보석용 산호의 대표원산지로 알려진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Great Barrier Reef)에 있는 산호의 절반이 고사해버렸다고 하니 아주 심각한 수준이다.


바다생물에게 먹이와 보금자리를 공급하는 산호가 죽으면 해양생태계는 균형이 깨지고, 이는 곧 해양을 넘어 전세계 생태 시스템에 큰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특히나 지구온난화가 심각해진 이 시대에 바다에서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와 지구열을 낮추는 완충 역할을 하던 산호초가 대거 사라진다면 해류를 따라 순환하는 바다와 전 지구에도 타격이 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만큼 팬톤의 컬러 선정이 우리 인류가 당면한 환경 문제를 화두로 던져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티파니앤코를 비롯한 일부 주얼리 회사들은 멸종 위기의 산호를 보호하고자 산호롷 만든 주얼리를 판매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고, 반대로 산호의 윤리적 소비를 강조하며 윤리적으로 채집한 산호만을 취급하는 아셀(Assael) 같은 전문 주얼리 브랜드도 있다. 아셀에서 취급하는 분홍빛의 앤젤 스킨(Angel Skin) 산호는 1980년 이전에 미리 채집된 다량의 산호 재고임을 명확히 밝히고 있고, 마찬가지로 사디니안(Sardinian) 산호 또한 인공적으로 가공된 것이 아니라 자연에서 윤리적으로 채집한 것임을 공시하고 있다.


Assael의 Angel Pink 산호로 만든 주얼리
Assael의 Sardinian 산호로 만든 주얼리


사실 산호가 보석으로 사용된 역사는 길다. 로마 시대에도 산호는 진귀한 보석으로 여겨져 값진 장신구로 쓰였다고 하니 말이다. 한국에서도 과거에는 산호가 부부 금슬을 좋게 한다고 해서 예물이나 전통장신구로 곧잘 사용했지만, 최근에는 인기가 없어서 보석으로는 잘 사용되지 않고 있다. 소수의 매니아층만이 수집하는 골동품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산호에게는 진주처럼 그 오묘한 색감과 고급스러운 빛깔이 따뜻하면서도 아름다운 자태가 있다. 유기질 보석이기 때문에 진주만큼이나 세심한 관리를 필요로 하지만, 다른 보석들로는 대체할 수 없는 특유의 아름다움 말이다.



트위드가 여성복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이번 시즌에 진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덩달아 비슷한 따뜻한 느낌을 자아내는 리빙 코럴을 가장 잘 담아낸 색상인 앤젤스킨 산호에도 관심이 높아질 듯하다. 하지만 구하기도 어렵고 행여나 너무 인기를 끌어 멸종 위기에 처한 산호초들을 더 위태롭게 하는건 아닌지 의문이 들 수도 있다. 만약 합법적으로 채집한 산호 주얼리 구매에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고 생각된다면, 빈티지 제품을 찾아보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물론 산호 대신 유사한 리빙 코럴 컬러의 젬스톤을 찾아보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비슷한 피치 핑크의 색감을 담은 보석으로는 모가나이트(morganite)핑크 토르말린(pink tourmaline)이 있다.


모가나이트의 오묘한 분홍색에는 오렌지빛이 많이 섞여 있어 은은한 살몬 색상에 가까운 것도 있고, 연한 여름 장밋빛을 띄는 것도 있어,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다. 모가나이트의 분홍빛은 특히 플래티넘이나 다이아몬드와 함께 세팅되었을 때 사랑스러움이 배가 되어 잘 어울린다. 비슷한 계열의 로즈골드와 함께 하면 또 다른 느낌을 느낄 수 있다. 다이아몬드처럼 반짝이지만 가격은 거의 7분의 1 값이므로 훨씬 더 큰 크기를 저렴한 가격에 세팅할 수 있어 미국에서는 최근에 젊은 커플을 중심으로 커플링에 모가나이트를 세팅하는 수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Brilliant Earth 의 모가나이트 주얼리


토르말린은 한국어로는 전기석이라고도 불리우는데, 아무래도 블랙 컬러가 더 잘 알려지긴 했지만, 전기석 특유의 생성과정 탓에 온갖 다양한 색깔의 토르말린이 모두 존재한다. 그중에서도 핑크색 토르말린은 특유의 사탕 같은 컬러감 탓에 영하면서도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낼 뿐 아니라, 가격도 저렴해서 큰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다. 모가나이트의 은은한 피치빛보다는 좀 더 쨍한 자두사탕 같은 컬러감은 꼭 세일러문이 들고 다니는 요술봉에 달려있을 것만 같은 신비로운 느낌도 준다.


Sanders 와 Angara 의 핑크 토르말린 주얼리



올해의 컬러가 리빙 코럴이니만큼, 멸종 위기에 처한 산호와 해양 생태계에 대한 관심도 가져보고, 다가오는 봄에 어울리는 코럴 컬러 립스틱에 코럴 컬러 주얼리를 같이 코디해보는건 또 어떨까. 훨씬 더 산뜻한 마음가짐으로 따스한 봄맞이를 할 수 있을 테다.


                                                  www.connersto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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