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린이(uiux어린이)의 첫 포트폴리오 제작 기획기

앱 로고와 이름을 정하자

by 김세이

때는 2025년 8월, 퇴사 후 여러 가지 일에 도전하며 진로를 고민하던 중, 문득 어릴 때 가지 못했던 ‘미대에 대한 꿈’을 다시 떠올리게 되었다.

그때의 아쉬움을 이제라도 풀고 싶어, 다시 디자인 쪽으로 도전해 보기로 했다.

3년 전 웹디자인기능사와 컴퓨터그래픽기능사를 취득했지만, 당시에는 ‘자격증 취득’에 집중한 학원이어서 포트폴리오가 부족했고 관련 업계에 진입하기 어려운 경험을 한 바 있다.

이번에는 실무 경력이 풍부한 강사님들과 수업을 들으며 비어 있던 부분이 채워지는 느낌을 받았고,

그 시간이 정말 좋았다.


그러던 어느 날 이미 내가 웹디자인기능사가 있다는 걸 알게 되신 강사님이 나중에 uiux 쪽으로 확장도 생각해 보라면서, 기획 감이 있는 것 같다는 말을 나에게 건네주셨다. 팔랑귀인 나는 결국 원래 듣던 그래픽 디자인 수업이 끝나고 2주 간의 고민 끝에 uiux 개인 포트폴리오 과정을 수강하게 된다. 왠지 지금 도전해보지 않으면 후회할 거 같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작하게 된 첫 수업. 담당 선생님께서 간략하게 uiux에 대한 설명을 해주시고, 지금 해야 할 것이 어떤 앱을 만들고 싶은지, 그 앱의 네이밍과 로고는 어떻게 할 것인지를 정하는 일이었다. 선생님께서 평소에 본인이 관심 있는 쪽이나, 자주 사용하는 앱 쪽으로 생각해 보면 방향을 잡기 쉬울 거라고 하셨다. 짧은 고민 끝에 내가 생각한 앱은 "고전 굿즈/빈티지 매물 중심 중고거래 앱"이었다. 기존의 중고거래 앱은 생활 속에 다양한 물건을 거래하는 앱, 지역 기반 앱, 또는 패션 제품 중심 중고거래 앱으로는 '후르츠패밀리'가 있는 것처럼.


요즘은 오타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많이 완화되었고, 그에 따라 각종 굿즈, 고전 굿즈들에 대한 수요도 높고, 각자들의 어린 시절 향수병을 만족시킬 빈티지/레트로 제품에 대한 수요도 있다고 생각했다. 나도 어릴 때 좋아했던 애니메이션 굿즈들을 소소하게나마 수집해서 갖고 있는 편이고, 지금은 잘 구할 수 없는 특이한 인테리어 빈티지 매물들도 좋아하는 편이다. 그러나 이런 것들을 팔고 살 플랫폼이 현재 마땅치 않아서 판매자도 개인몰/인스타/여러 플랫폼에 동시에 올리면서 분산되어 판매하고 있고, 나 같은 소비자 또한 뭐 하나를 검색하더라도 여러 곳을 엄청 돌아다녀야 하는 게 불편하다고 생각하고 있던 시점이라 이것들을 모두 하나로 모아주는 앱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나오지 않는 패션 아이템을 빈티지로라도 구하고 싶을 땐 '후르츠패밀리'를 패션에 좀 관심 있다 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바로 떠올리는 것처럼.


선생님이 추가적인 아이디어로 그럼 그냥 중고거래앱보다 '경매'방식을 더한 앱을 만들어보는 건 어떻겠냐고 제안을 해주셨다. 왜냐하면 현재는 나오지 않기 때문에, 그래서 빈티지로만 구해야 하기 때문에 그 가치가 더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작업이 될 것 같아서 최종적으로 '경매 기반 희소성 있는 굿즈/아이템 중고 거래 앱'을 만들어보기로 결정하였다.


과제로 앱 로고와 네이밍을 만들어오라고 하셨었는데.. 막상 집에 와보니 사실 막막했다.

그래서 무작정 챗지피티한테 앱 이름 좀 만들어보라고 프롬프트를 넣었다. 그랬더니 지피티에게 돌아온 답변은 허접하기 짝이 없었다. 땡땡비드, 땡땡옥션, 옥션비드... 하나 같이 1차원적인 답변뿐이었다. 내가 원하던 것은 그런 것이 아니었다. 내가 이 앱을 포트폴리오로 만들어보기로 결정하고 가장 먼저 든 의문점은 북미/유럽에는 eBay에서 경매 방식을 대중적으로 이용하고 있고, 일본에서도 야후옥션을 통해 경매 방식을 당연하게 이용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왜 한국에선 그동안 이게 대중화되지 못했을까? 였다.


생각 끝에 '경매'가 가져오는 심리적, 가격적 부담감이 한국 유저들에게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기 때문일 거라는 판단이 들었다. 사용자가 앱을 마주할 때 가장 먼저 보는 것은 '앱 로고'와 '앱 이름'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그럼 나는 여기에 '경매'라는 단어를 과감히 없애야 한다고 생각했다. 경매가 주는 딱딱하고 전문적, 왠지 금융적인? 그런 느낌보다는 친근하고, 접근성이 높게 느껴지는 앱 브랜딩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것저것 단어를 생각해 보던 중 중고시장에서 최상급 상태를 의미하는 'mint condition'과 입찰을 의미하는 'bid'단어에서, r만 중간에 넣으면 '새'라는 의미로 바뀌는 언어유희를 이용하여

'MintBird'라는 앱 이름을 생각해 내게 되었다. 앱 이름이 그냥 '민트색 새'인 거다. 마음에 들었다.

'민트급(상태 좋은, 가치 있는 물건)만을 찾아서 데려오는 민트색 새'. 새는 좋은 소식이나 물건을 가져오는(bring) 긍정적이고 상징적인 의미도 있으니까.


곧바로 로고 작업을 해야 했고, 일단 핀터레스트에서 여러 가지 새 로고들을 모아보았다.

너무 기업 로고 같은 것들은 제외시키고 찾고, 새 이모티콘이나 캐릭터 같은 것들을 위주로 모아보았다.

그리고 ui bowl 사이트나 앱스토어에서 시중에 나와있는 앱들을 살펴보았는데 심플하고 플랫한 디자인들이 요즘 주로 나오는 것을 확인한 후 나도 요즘 대세를 따르기로 하였다.


플랫하고 심플한 로고들을 위주로 래퍼런스를 찾아보던 중, 비핸스에서 해외의 다른 작업자분이 하신 걸 봤는데 이런 느낌의 로고가 괜찮아 보였다.

그 '이런 느낌'을 내기 위해서 '민트색 새'를 가지고 일러스트로 이래저래 그려보았다.

그렇게 탄생한 나의 민트버드.

오른쪽으로 갈수록 갑자기 심플해진다.

처음엔 다른 래퍼런스들 보고 새 전체 모습을 가져가야 하나 고민이 많았는데 Mirai를 보고 나도 정면에서 본 얼굴 위주의 심플한 앱 로고를 가져가려고 하니 내가 생각했던 플랫하고 심플한 느낌과 일치했다.

새 아이템을 발굴, 탐색하는 의미를 시각적으로 넣고 싶어서 머리에 뭘 씌워봤는데 민트색 색 때문인지 뭔지는 몰라도 갑자기 병원 앱 같이 되어버려서 다 버려버리고 최소한만 남겼다. 오브제는 다음에 가져가보자고.


앱 로고 폰트도 곧바로 구글폰트에서 이것저것 찾아서 입혀본 후, 최종적으로 완성된 나의 민트버드.

진짜 혼또니 귀여워요.

'경매'가 주는 딱딱한 인상은 완전히 버려버렸어요.

입찰 안 하더라도 왠지 일단 들어가 보고 싶어요. 구경만 해보자는 거죠. 초기 접근성을 높이는 게 목표거든요. 그리고 지금 시점에선 민트버드 기획서와 uiux디자인을 한다고 나의 주요 서식지가 피그마 속이 되어버렸다. 기획서 디자인을 하면서 끼워 넣은 귀여운 민트버드들. 응원버드, 탐색버드, 신뢰버드, 하트버드 등등...

민트버드의 핵심은 세 가지이다. 여러 플랫폼에 흩어진 고전굿즈/레트로 아이템들을 한곳에서 모아 보고, 경매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브랜딩과 uiux 디자인 설계, 한국 사용자 경험에 맞춘 속도감 있는 ux.

다음은 제작기를 기록해 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