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불편한 마음이 들면 그것을 말할 자유가 있다. 자연스러운 감점이고, 내가 불편한 상태에 놓여서 힘들면 이야기해야 한다. 동의한다.
점심시간이었다. A팀장과 나, B팀장이 밥을 찾아 나섰다. 정기휴일로 회사 앞 몇 군데 식당이 문을 닫았고 우리는 밝게 불이 켜진 감자탕집에 들어갔다. 군데군데 사람들이 있었다. 자리를 잡고 앉아 있었다. 한 무리가 들어왔다. 우리와 같이 식당 몇 개를 거쳐서 온 옆 사무실 동료였다. 동기 한 명과 후배 두 명이 함께하고 있었다. 자리를 찾으려 두리번거렸다.
"옆에 앉아~"라고 B팀장이 이야기했다.
"그.. 그걸까요.."라고 동기가 이야기하면서 자세를 숙이자 후배 1이 "그냥 안으로 들어가시죠"라고 했다.
"왜 불편해?"라고 농담조처럼 이야기하자 후배 1이 "네 불편해요."라고 했다.
갑자기 찬바람이 훅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A, B팀장을 봤다. 살짝 긴장한 듯 입을 다시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불편의 이유가 그 두 사람만은 아닐 것 같아서 급히 나도 창 유리로 비친 자신을 확인했다.
누군가가 내가 있는 공간을 불편해한다. 그게 공간에 머무르는 사람일 수도 있고, 자리의 모양일 수도 있고, 리필 반찬통이 가까워서 사람들이 많이 다녀서일 수도 있다. 그리고 동기와 후배가 서로 긴히 나눌 이야기가 있어서였을수도 있다. 그래서 정확히 불편한 이유가 뭔지 물어봤어야 하는데 타이밍을 놓쳐서 그냥 잠자코 있었다. 알아 뒀으면 후배 1에게 앞으로도 불편함을 주지 않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러곤 모두들 옆에 주저앉는다. 나는 꼭 옆에 앉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입장이라 가급적 멀리 떨어져도 좋겠다는 생각을 잠시 했다. 제안할까 하다가 그럼 너무 오버일 것 같아서 티브이를 봤다. 중국이 동계올림픽에서 텃세를 부린다는 이야기를 보다 보니 연기를 화르르 풍기는 감자탕이 나왔다. 우리는 뼈를 바르는데 집중했다. 사이사이 고기가 맛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나는 점차 향신료에 취해갔다.
식사를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동기는 계산하지 말라고 A, B팀장에게 이야기했다. 가끔 선배가 후배들 밥상을 계산해주고 가는 미덕이 아직 남아 있는 조직이라 걱정이 들었나보다. 동기는 이미 결제했다고 했지만 나는 결제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B팀장이 두 테이블 묶어서 결제했다. 선배의 미덕이 발휘되었다.
나는 딱히 불편하다고 이야기한 후배 1이 싫지는 않다. 신기했다. 근데 찬바람이 갑자기 불었던 그 순간은 자꾸 기억이 난다. A, B팀장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았으면 한다. 불편함은 표현해야 하고 받아들여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