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dification(체계화): 암묵지를 형식지로 전환하는 작업
이 시작에 앞서 주요 수단은 단연 AI다. 난, 세 번째 업무용 AI로 Claud를 선택했다. 애초에 정답을 찾을 요량으로 시작한 건 아니었으니 스프린트를 만든다는 기분으로 가볍게, 하지만 마음만큼은 개척자의 심정으로 'AI 확장 가능성의 첫 포문'을 열어봤다.
이 프로젝트의 이름은 '라이팅 가이드라인 코디피케이션'이다. Codification은 체계화를 의미한다. 관습법이나 판례처럼 흩어져 있던 규칙들을 법전(Code)으로 체계화하는 작업에서 유래한 단어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개념이 더해진다. 바로 노나카 이쿠지로의 'SECI 모델'이다. 나는 이 개념을 발견하고, 잠시 동안 매몰된 채로 멈춰 있었다. 암묵지를 화두로 삼은 내 인생에 그다음 스텝을 더해줄 이론이어서 반갑기도 했거니와 결국 라이터의 '전략'이란 암묵지를 어떻게 형식지화할 것인지의 문제라고 생각하던 차여서 더 반가웠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그의 이론은 아래 링크에서 자세히 읽어볼 수 있다.
다시 코디피케이션 프로젝트로 돌아가 보자. 결국 이 프로젝트는 암묵지를 형식지로 바꾸는 과정이다. 라이팅 가이드를 어떤 툴로 어떤 틀을 입혀 어떤 내용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의 형식지를 의미한다.
여기에서 '툴'은 누구나 만들 수 있다. 다만, 어떤 틀이냐/내용이냐는 개인의 구성력/기획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나는 이 프로젝트의 첫 시작으로 부담 없이 Html 코드를 활용한 웹페이지를 구성해 보기로 했다. 그런데 이게 왜 필요하지? 두 가지 방향성을 모두 충족하는 라이팅 가이드라인 제작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아래 두 케이스처럼 조직마다 라이팅 가이드라인의 필요는 다를 수밖에 없다.
지금 우리 조직에
필요한 라이팅 가이드는?
라이팅 가이드가 없는 조직
공통의 작성 규칙 없이 작성자 재량에 의존해요 → 콘텐츠마다 일관성이 없어요 → 개인 역량에 따라 메시지 품질 편차가 생겨요 → 우리만의 가이드가 필요해요
라이팅 가이드가 있지만, 있으나마나한 조직
가이드는 있어요 → 그런데 읽히지 않아요 → 있어도 적용이 안 돼요 → 적용해도 일관된 검증 기준이 없어요
→ 잘 활용할 수 있는 가이드가 필요해요
두 갈래 유형에서 어느 방향이든 '기본 툴'은 필요하다. 그래서 나는 코디피케이션 프로젝트를 시발점 삼아 '기본'을 창작하기로 했다. 먼저 구글 시트와 웹페이지를 연동하는 방식으로 라이팅 가이드라인을 기획, 구성하고 운영/유지하는 '기본'을 만들어 봤다. 전체를 구성한 게 아니므로 완성형은 아니다. '첫 삽'을 떴다 정도로 생각하면 좋겠다.
여기서 잠깐. 사실, 이게 왜 필요하냐고 묻는다면 진짜 이유는 간단하다. 라이터는 늘 자신만의 관점으로 이해하고, 규칙을 만든다. 스스로 '이해하기 쉽다', '논리적이다' 라고 해도 이를 보는 독자는 절대 그럴 수 없다. 라이터만의 암묵지가 일반 독자에게는 유명무실할 수 있다.
그래서 독자의 눈높이에서 누구나 판단 가능한 규칙과 패턴으로 이를 형식지로 전환해야 한다. 형식지로 전환하는 과정은 PPT에서, 피그마에서 라이팅 가이드라인을 작성하던 것과 사뭇 다르다. 씨줄과 날줄이 정교하게 교차하듯 작성해야 한다. 논리와 체계가 뒤따라야 한다. 그게 바로 이 프로젝트를 통해 경험하려는 라이터 1의 겨자씨만한 노력이다.
작성자의 머릿속에 있던 감각(암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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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단 가능한 규칙과 패턴(형식지)으로 전환
난이도 ★★★★★ 고도의 사고력을 발휘해야 하는 영역이고, 그 외 ★★★★★ 영역은 너무 쉽다. 아래 순서를 그대로 복붙해서 AI와 소꿉놀이를 시작해 보면 얼마나 간단한 작업인지 알게 된다.
Step 1 가이드라인을 기획한다. ★★★★★
Step 2 인덱스를 구성한다. 상/하위 개념 항목을 설정한다. ★★★★★
Step 3 Claud에게 Html Code를 요청한다. ★★★★★
Step 4 Github에 회원가입 후, URL을 만든다. (무료) ★★★★★
Step 5 구글 시트를 생성한다. ★★★★★
Step 6 구글 시트에 Key와 Value 항목을 기획하고, 작성한다. ★★★★★
Step 7 URL에 구글 시트 아이디를 저장하고 연동한다. ★★★★★
Step 8 테스트하고, 지속해서 업데이트 관리한다. ★★★★★
★★★★★ 영역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 영역은 다년간 숙련된 라이터의 암묵지가 발휘되는 과정이므로 '아무나' 할 수 없다. 여기에 킥이 있다.
GitHub 계정을 만들고, 저장소를 생성하고, 파일을 올리고, 설정 하나를 바꿨다. 10분이 채 걸리지 않고 URL이 생겼다. 라이팅 가이드를 ppt파일로 납품하면 거래가 끝난다. 하지만 URL을 납품하면 관계가 계속된다. URL 하나가 신규 구축 프로젝트를 운영/유지 계약으로 이어주는 연결고리가 된다.
- 혼자 생각해본 꿍꿍이
결국 승패는 기획&전략적 지식을
어떻게 세팅하느냐에서 갈린다
바이브 코딩처럼 누구나 쉽게 앱을 만드는 시대가 됐다. 상상을 초월할 만큼 AI 성능은 높아만 간다. 「일론 머스크의 소름 돋는 미래 예측 50가지』를 무슨 스릴러물처럼 읽은 이유도 그래서다. 이 책의 내용이 섬뜩했던 건 미래의 계급 구조가 '재산'이 아닌 '지능'에서 나뉜다는 사실 때문이다.
수많은 맥락에서의 판단은 '라이팅'을 아는 사람만 할 수 있다.
라이팅 가이드라인의 승패도 결국 기획과 전략값을 어떻게 세팅하느냐에 달렸다. 어떤 메시지 유형이 필요한지, 라이터가 어느 순간에 막히는지, 규칙을 어떻게 판단 가능한 형태로 만들지, 업종마다 달라지는 언어적 뉘앙스를 어떻게 구조화할지 이 판단은 '라이팅을 아는(해본) 사람'만이 잘 소화해 낼 수 있다.
이미 도구는 민주화됐다. 그래서 도구를 다루는 능력보다, 도구에 무엇을 담을지 아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
이 프로젝트를 소개하며, 말하고 싶었던 건 딱 하나다. 암묵지를 형식지로 전환하는 판단력, 서비스와 사용자를 동시에 이해하는 시각, 가이드라인을 설계하는 기획력. 누구나 틀은 만들 수 있는 세상에서, 결국 이것이 하나님께서 코에 생기를 불어 넣은 '인간* 라이터'의 경쟁력이 되지 않을까?
* 프롬프트 인풋의 주체인 '인간 라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