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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nna Mar 14. 2017

아직도 초록창에 물어보세요?

Contents Study #1. 정보 습득 방식의 변화

스티브 잡스(Steve Jobs)가 세상을 바꿨다고?


천만의 말씀, 사실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1%의 천재가 아니라 99%의 평범한 대중이다.


단언컨대 1%의 천재가 세상에 주는 가치는 명확하다. 변화를 유발할 수 있는 '무언가'를 대중에 선보이는 것, 그 뿐이다.


그 '무언가'를 통해 새로운 세상을 만들 것인지, 혹은 기존의 세상에 머무를 것인지 결정하는 것은 결국 그토록 위대한 발명품들을 비로소 손에 쥐게 된 대중들일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큰 마음을 먹고 들어간 휴대폰 매장에서 아이폰을 손에 쥔 순간부터 지인 네트워킹을 위해 페이스북에 가입한 순간에 이르기까지, 당신은 꾸준히 세상의 변화에 참여해왔다.


세상의 변화를 읽는 가장 쉬운 방법이 '나와 내 주변의 작은 움직임'들을 관찰하는 것인 이유다.


이렇게 새삼스러운 서론은 내가 직접 콘텐츠 스터디를 꾸려 내 주변 청춘들이 세상을 바라보고, 접하고, 또 세상에 접근하는 방식을 직접 듣고 관찰하기로 결심한 이유다.


더불어 콘텐츠 스터디를 시작한 이후로 듣게 된 수없는 재미진 이야기들을 무작정 흘려보내기가 아까워 브런치를 통해 내가 관찰한 세상의 변화를 공유하고, 더 많은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앞으로 연재해가고자 하는 Contents Study 시리즈의 첫 번째 이야기는 '2016년을 대표하는 콘텐츠'란 주제에서 출발한다.


2016년을 대표하는 콘텐츠?

수 많은 이야기가 스터디원들 사이에서 흘러나왔다.


강남역 사건을 계기로 숨어있던 수많은 이들의 짧은 외침을 사회 곳곳으로 끌어 올리기 시작한 3M의 포스트잇,

잠깐 덧붙이는 내 생각1. 특정 사회 문제에 대한 애도와 개인의 의견이 포스트잇 한 장을 통해 세상으로 표출되는 모습은 꼭 온라인의 댓글 문화가 오프라인으로 넘어온 듯한 인상이다

'좋아요'와 '댓글'을 달기 위한 심리적 장벽이 가장 낮은 덕에 콘텐츠의 힘과 파급력이 가장 강해진 SNS 상의 수 많은 푸드 콘텐츠, 소비자들이 드디어 지갑을 열기 시작한 웹툰 시장, 연 150억 매출을 달성한 돼지코팩의 화려한 SNS 마케팅 신화까지.


하지만 그 중에서도 내가 가장 처음으로 소개하고 싶은 이야기는 인스타그램, 유투브, 브런치를 발판으로 시작된 정보 습득 방식의 변화에 관한 것이다.



인스타로 #강남역맛집 검색,

유튜브, 오픈카톡으로 '근의공식' 질문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봤다. 원하는 정보, 모르는 원하는 정보를 얻기 위해 과거의 나는 어떤 행동을 했던가?


원하는 정보를 얻기 위해 했던 가장 처음의 행동은 주변 지인에게 일단 '물어보고' 이후를 생각하는 거였다. 모르는 정보를 얻기 위해 했던 다음의 행동은 관련된 책과 문헌을 찾아보는 것이었다.


가장 최근의 시점으로 기억을 거슬러 올라와보면, '지식 iN에 물어보세요'라는 광고를 접한 후부터는 무엇이든지 일단 네이버 '초록창'에 검색해보고 그 이후를 생각하는 행동이 습관으로 자리잡고 있었던 듯했다. 더불어 대학생이 된 이후부터는 각종 연구 자료, 정책 보고서, 증권사 보고서들을 한 번에 검색 가능한 구글을 애용해왔다.


검색 엔진의 변화; 입소문, 문헌조사 >> 네이버, 구글 >> What's the next?

그리고 다시 오늘의 주변을 되돌아 봤다. 내가 발견한 변화의 지점들은, 과장하자면 '기존 검색 엔진들의 2차 채널화'에 가깝다.

물론 '초록창' 검색도 시간과 함께 진화하고 있다. 맛집 검색에 '광고성' 정보가 넘쳐난다는 불신에 필터링 검색 기능에 퀄리티 높은 블로그 후기를 합쳤다. 지식iN 검색을 통해 해결했던 지식성 정보 검색은 지식백과의 정확한 정보를 한 눈에 들어오도록 구성해 질문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제공한다.


하지만 10대 청소년 계층을 시작으로, 20대 초중반의 대학생들의 첫 번째 검색 창구, 채널로서 초록창은 그 위상을 잃고 있는 듯 하다. 대표적으로 맛집 검색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학습 정보 검색은 유튜브를 통해 그들의 입맛에 딱 맞는 '더 생생한' 정보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첫 번째로 네이버가 '맛집 검색'의 영역을 인스타그램에 빼앗긴 이유는 무엇일까?

인스타그램에서 #강남역맛집을 검색한 결과

이는 남들이 '실제로', '직접' 가서 먹어본 곳인지, 맛은 정말 있는지, 음식의 비주얼은 어떤지가 가장 궁금한 맛집 정보 검색의 본질이 음식 사진 구경에 가깝기 때문이다.


오프라인에서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여러 매장들을 겉에서 둘러본 후에서야 나의 취향에 가장 가까워보이는 음식점을 선택할 수 있다.


온라인도 마찬가지다. 여러 음식 사진들을 충분히 둘러본 후에야 나의 취향에 맞는 '맛집'을 찾을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여기에 가격 정보, 매장 위치와 같은 정보는 부수적 정보에 해당할 뿐이다.네이버가 강점으로 내세우는 '블로그의 풍부한 정보'가 맛집 탐색을 위한 1차 채널로 계속해서 어필하는 데 실패한 이유다.


즉 네이버가 맛집 검색을 위한 1차 검색 엔진으로서의 매력이 반감되는 부분은 아래 두 지점이다.


1) 여러 매장들의 다양한 음식을 한 번에 구경하기에 불편한 UX

검색 > 매장1 구경을 위한 클릭 1, 재검색 > 매장 2 구경을 위한 클릭 2.. 의 무한 반복과정은 사람을 지치게 한다.

2) '네이버 블로그=광고성 리뷰'라는 인식으로 인한 정보의 낮은 신뢰도

일반인들로서는 블로그를 다 읽고 난 후 마지막에 제시되는 'OO 음식점의 협찬을 받은 게시글입니다'란 문구가 굉장히 불쾌할 수 밖에 없다. 내가 해당 매장에 방문했을 때도 똑같은 음식이 나올 것이란 보장이 있는가?

따라서 한 번의 터치로 여러 장의 음식 사진을 연속해서 볼 수 있고, 내가 접한 사진들이 '나와 같은' 일반인들이 실제로 찍어 올렸다는 사실이 확실한 인스타그램이 맛집 검색을 위한 1차 검색 창구로 더욱 적합한 채널일 수 밖에 없다.


1) 인스타그램의 해쉬태그(#) 검색을 통해 몇 개의 맛집 후보들을 추려낸 후에 2) 네이버로 매장의 위치를 검색하거나, 메뉴의 대략적인 가격대를 알아보는 게 더 합리적이다. 이러한 이야기는 기존 검색 엔진인 다음, 구글에도 적용된다.


그렇다면 두 번째, 네이버가 '학습 정보 검색'의 영역을 유튜브와 오픈카톡에 빼앗기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유튜브에서 '근의공식'을 검색한 결과
카카오톡 오픈채팅에서 '질문' 검색한 결과

학습 정보 검색은 조금 다르게 접근 가능하다. 과거 지식iN(초록창)으로 대표되는 학습 정보 검색의 Key는 '속도'라고 할 수 있겠다. 궁금한 정보를 올린 후 '빠르게' 나름 믿음직한 답변을 얻을 수 있는게 핵심이다. 여기에 유튜브는 한 번의 검색으로 빠르게 궁금한 정보를 검색, 수준 높은 강의를 시청만 하면 되는 '편리함'까지 제공한다. 조회수가 높은 동영상은 인기 강사의 현강(현장 강의)인 경우가 많으므로 정보의 정확성 또한 의심할 나위 없다.


예시로 제시한 이미지에서와 같이 근의공식 유도과정 이해를 위해 유튜브 강의 영상 시청을 택한 경우, 인기 강사의 강의를 시청하는 것만으로도 굳이 텍스트로만 구성된 줄글을 읽으며 골치 아프게 답변을 이해하려 노력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반면 과거 지식iN 등의 채널을 통한 학습 정보 검색의 Key와 알고리즘을 그대로 탑재한 채널로는 카카오톡의 오픈채팅이 무서운 속도로 떠오르고 있다. 다름이 아니라, 학습 정보 '질의응답'에 대한 니즈가 가장 높은 청소년들 사이에서 오픈카톡은 열렬히 각광받기 시작하는 중이다.


내가 '지금 당장' 모르는 문제를 '사진으로 찍어 빠르게 채팅방에 올리면' 똑똑한 동년배 친구들 혹은 전문과외 선생님들이 빠르게, 직접 답변해주는 채널이 '즉시성'과 '양방향성' 측면에서 기존 검색 엔진들보다 만족스런 정보 획득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다시, 학생 친구들의 학습 정보 검색 동기를 두 가지로 나눠서 정보습득방식의 변화 양상을 정리해보겠다.

1) 특정 이론의 원리 이해가 목적인 경우; 텍스트 위주의 줄글을 이해하려 머리를 굴리는 대신 이미지 + 오디오 위주의 유튜브 영상 시청을 통해 정보를 습득하려는 경향

정보 획득 채널 선택 시 주요 니즈
: 속도 + 정확도 니즈 > 대부분의 채널에서 속도 + 정확도 니즈 충족 > 가독성 + 편의성 니즈

2) 특정 문제 풀이 과정에서 부딪힌 난관 돌파가 목적인 경우; 지식iN 등의 지식 공유 온라인 플랫폼에서 모바일 기반 지식 공유 서비스(Ex. 오픈 카톡 등), 교육 서비스(Ex. 바풀 등)로 이동하는 경향

정보 획득 채널 선택 시 주요 니즈
: 속도 > 즉시성, 정확도 + 양방향성 니즈로 진화

이 사이에 종래의 주된 정보습득채널이었던 네이버나 구글이 끼어들 틈은 사라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검색엔진 아닌, 검색엔진 같은,

검색엔진 아닌 너

- 1차 검색 창구의 변화?

네이버, 구글(Text 기반) >>

인스타그램, 유튜브(Image 기반)


2016년을 정리하는 콘텐츠로 시작했으니, 마무리는 미래를 그려볼 수 있는 콘텐츠가 되어야 할 터, 이에 조심스럽게 네이버와 구글 같은 텍스트(Text) 기반의 기존 검색 엔진들은 일상과 가장 밀접한 영역에서부터 '1차 정보 검색 창구'로서의 위상을 잃어가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그리고 그 빈 자리를 인스타그램, 유튜브와 같은 이미지(Image) 기반의 서비스들이 높은 편리성, 즉시성, 양방향성, 그리고 다른 이들의 일상을 검색하는 듯한 '일상성'을 내세워 하나씩 대체해나갈 것이라 또 한 번 예상해본다.



>> 다음 글 예고

- Contents Study #2. '외식(外食)'하러 밖에 나갈 필요 있나요.

- Contents Study #3. 더 이상 TV 앞에 모이지 않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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