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요리사, 젊꼰이예요.
어느 회사든 그렇겠지만, 나와 같은 마음으로 함께 일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요즘 내가 가장 많이 하는 고민이다.
나는 젊꼰이고 잔소리꾼인데 사실 요즘 10번 참아서 한번 이야기한다.
처음에는 왜 이렇게 해야 하는지 왜 그렇게 하면 안 되는지 꼬박꼬박 잔소리를 했고 안되면 될 때까지 화도 내보고 설득도 해보고 부탁까지 해봤다.
그 결과 "될 놈은 되고 안될 놈은 어떻게 해도 안된다." 그래서 요즘은 10번 중에 한 번만 이야기하려고 노력한다(가끔은 이게 더 내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근데 간혹 내가 이렇게 하는 게 잘하고 있는 게 맞을까 라는 걱정스러운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현재 직급자로서 한 업장에서 일을 하는데 단순히 일하는 걸 가르치기보다 후배들에게 올바르게 식자재를 대하는 마음가짐, 앞으로 어떤 길을 향해 가야 하는지, 업장운영하는데 사람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본인한테 더 좋은 길을 향해 갈 수 있게 인도해 주는 것도 직급자 또는 선배로써 해야 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은 공무원 같은 직업 또는 '사'자 들어가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직업관을 굉장히 높이 평가한다.
근데 왜 요리사는 그러지 못할까?"
사람들이 직업을 갖는 이유는 생계유지를 위해서 이고, 당연히 돈 받은 만큼 일하는 거다.
물론 받는 게 적다고 생각할 수 있는 개인적인 견해는 제외하고,, 왜 돈을 받으면서 본인들이 해야 할 일을 하면서 대단한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칭하는지 의문이고 왜 요리사들은 그런 대우를 받지 못하는지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래서 난 그 인식을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애정하는 직업인 요리사로서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건 나 스스로 나의 직업에 자부심을 갖고 진심으로 대하는 게 첫 번째 나의 노력이다.
그러다 보면 한 시대의 요식업 유행을 이끌 수도 있고(실제로 그런 사람 밑에서 일해 보기도 했다.), 내가 좋아하는 카페 사장님처럼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운동을 하면서 환경개선에 힘쓸 수 있고, 조금 더 거대해지자면 한식을 널리 널리 알리게 될 수도 있고, 과일이나 야채껍질을 사용하면서 음식물쓰레기를 줄일 수도 있고, 후배들을 잘 이끌어 요식업의 환경을 더 나아지게 만들 수 도 있다.
요리사가 하는 일은 미디어에서 많은 방면으로 보이지만 현실성이 있으면서도 현실성이 없다. 힘든 직업이지만 멋있고 모든 요리를 맛있게 뚝딱 만든다고 일차원 적으로 생각하겠지만, 사실은 김치하나 제대로 담글 수 있는 요리사는 몇 없다.
내가 생각하는 요리사가 하는 일 은 돈을 받기 때문에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인 거고, 요리사로서 해야 하는 일은 이러한 것들을 고민하고 개선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가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나부터 자부심을 갖고 진심으로 대하면서 내 직업에 가치를 높여야지 더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고 손님이 왕이기 때문에 맞춰야지가 아니라 손님들이 내 음식을 먹기 위해 노력해서 오는 구조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