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직장을 NGO로 삼다.

이곳에 오기까지 그리고 앞으로

by 쿨수

기자를 꿈꾸며 대학교에 들어갔지만 정작 대학교에 들어가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건 봉사였다.

어쩌면 학교 신문사와 학교 봉사단 중 봉사단을 '선택'했을 때, 나는 지금의 모습을 선택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때 난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내가 어느 곳에서 무엇을 할지.

다만 한 번뿐인 인생, 가능하면 후회 없고 의미 있게 보내고 싶었다.

그리고 봉사와 영상이 그 시기에 내게 주어진 삶의 방법이었다.

둘 다 할수록 어려웠고 또 그 순간을 극복할수록 '의미'있다고 느꼈던 것 같다.

아직도 어리지만 어쨌든 덕분에 지금까지의 청춘을 치열하게 보낼 수 있었고 무엇보다 정말 행복했다.


그렇게 좋은 사람들도 만나 좋은 시간들도 보내다 보니 조금씩 '직업'에 대한 고민이 생겼다.

직업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는 여러 요건들이 있었다.

연봉, 복지, 적성 등등...

개인적으로 나는 다른 걸 다 떠나서 스스로 의미있고 가치있다고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내게 무슨 숭고한 뜻이 있었다기보다는 그냥 나라는 사람에겐 그게 제일 중요했다.

사람마다 중요한 게 다 다르니까...

또 한편으론 내가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받은 이 세상은 말도 안 되는 부분도 많았기에...

내 '삶' 그리고 내 '일'을 통해 1g이라도 더 좋아졌으면 좋겠다는 희망과 의무감을 동시에 느꼈던 것도 같다.


그래서 관심을 갖고 있던 언론을 비롯하여 대학생활을 거의 다 바친 국내봉사와 해외봉사를 통해 자연스레 개발협력, 사회복지, 사회적 기업 등의 분야에도 관심이 가게 됐다.

이런 '일'을 직업으로 삼을 수 있는 곳은 정말 많았다.

언론사들 그리고 ODA기관 혹은 국내 사회복지기관, NGO, 사회적 기업 등등...

그렇게 고민을 하다 보니 내 관심은 개발협력, 사회복지, 국제구호를 아울렀다. 그런 고민과 함께 하루하루를 살다 보니 어느새 내가 그동안 해오고 배워왔던 언론홍보, 콘텐츠 제작, 프로젝트 기획 및 진행 등의 역량을 더 키우고 잘 펼칠 수 있는 곳은 NGO라는 생각에까지 이르렀다.


하지만 NGO의 문은 참 좁아 보였다.

솔직히 어떻게 보면 아직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초짜이기에 가능하면 보다 체계적인 교육을 받으며 일을 배우고 싶은 욕심 때문에 그 문이 더 좁아졌던 것도 같다.

그런데 거짓말처럼 졸업하고 2달여가 지난 지났을 때 운좋게 한 NGO의 홍보팀의 일원이 되었다.

내가 얼마나 부족한지 누구보다 잘 알기에 목표를 '경험'으로 삼았는데 운 좋게 합격했다.


신기했다. 내 인생의 점과 점들이 이어져 맞닿은 곳에 내가 닿아서.

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도 됐다.

잘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부터...

내가 이 길을 감으로써 가지 못할 길들에 대한 미련을 비롯해 여러 염려들까지...


이제 와 생각해보면 아직 얼마 되진 않았음에도 저 모든 것들이 얼마나 기우였는지는 많이 깨달았다.

그리고 내가 얼마나 부족한 사람인지도 많이 느낀다.

또 동시에 내가 그동안 해왔던 것들이 얼마나 절묘하게 지금 이곳에서 맞닿아 있는지도 매일 느끼고 있다.


앞으로의 인생이 어떻게 펼쳐질지 모르지만 분명한 건 나는 지금 이곳이 정말 좋다.

그래서 한편으론 부담도 된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기회인지 막연하게나마 알고 있고 분명 그중엔 나보다 더 절실한 사람도, 더 출중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생각에 사로잡히는 거야말로 정말 배부른 소리고 오만한 짓이다. 그래서 난 그냥 더더더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됐기에 앞으로 이 일을 '할 수' 있도록 성장할 거고 '해야 할' 일들도 외면하지 않으려고 한다. 하고 싶었고,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언젠간 할 수 있게 될 일이기에...


그렇게 이 글이 '출사표'처럼 거창한 것이 아닌 앞으로 살아가며 초심이 흔들리는 순간마다 다시 되뇌어볼 '지표'가 되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SNS는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이기에, 이런 공간에까지 '일' 이야기를 쓰는 것이 조금 부담이 되기도 한다. 또 동시에 반대로 내가 '개인적으로' 쓴 글이 '기관'의 입장처럼 보일까 걱정도 된다. 하지만 내가 예전에 블로그를 처음 시작했던 이유가 내 삶의 이야기를 나눠 누군가에게 혹시 도움이 될지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였듯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한 번 더 용기 내어 이야기를 나눠보려 한다. 이 글을 누가 볼지 모르겠지만, 언젠가 평범하되 열심히 살고자 노력했던 나의 삶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