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레오네의 수필집 #005
세계 곳곳을 여행하면서 생긴 일이다.
프랑스 파리에서 저녁 9시가 넘어 지던 주홍 노을은 그곳이 유럽임을 실감케하기 충분했다.
그 이면에 소매치기들과 지저분한 길거리, 낯설고 오래된 건물 사이의 어두컴컴한 골목은 경계심을 불러 일으키기에도 충분했다.
파리의 경찰들은 어디로 갔는가.
이윽고, 파리에서 테러가 일어났을 때, 나는 그곳이 전혀 안전하지 않은 곳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미국 애틀란타 또한 마찬가지였다.
해가 지고 나서 대로변을 걸어도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길거리를 지나가다가 골목길 어딘가에서부터 나온건지도 모를 흑인 형님들이 불쑥 나타나더니
돈 좀 달라고 한다.
이곳 미국이 총기 합법 국가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말을 듣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지만
최대한 불쌍한 척하며 현금 따위 없다고 말한다.
지하철 한 정거장 사이를 이동하는 동안 무려 세 명의 흑인 형님을 만났다.
지나가는 여행객에게 대놓고 돈을 달라는 행위.
이곳은 관리 따위 하지 않는 것인가, 사람들아 제발 길거리에 좀 나와주세요.
여행을 하다보면, 참 이곳이 좋은 곳이구나 실감하는 순간이 참 많다.
하지만 그 이면에 낯설고 불편한 인프라, 시스템, 안전.
여행이기에 여행이니까 라고 생각하고 넘길 수 있다지만, 과연 살기 좋은 곳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는 순간이다.
한국에서만 살아온 내가 그저 한국의 인프라와 분위기가 익숙해서일까
혹은 실제로 한국이 안전하고 살기 좋은 나라인걸까
나라마다 다양한 제도와 법이 존재하고, 어떤게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는 없지만
한국의 제도와 법 위에서 살아가는 것이 안전하고 삶의 질이 좋다고 느끼게 된 순간이 아닐 수 없다.
그냥 한국에서 계속 살아야하나보다.